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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살다가 지하철 공짜로 타는 나이가 됐다. 더 늦기 전에 젊은 날의 로망이었던 세계일주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출가하듯 비장한 각오로 한국을 떠났다. 무대뽀 정신으로 좌충우돌하며 627일간 5대양 6대주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누비고 돌아왔다. 지금도 꿈을 꾸며 설레이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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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만난 은인들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7)
글쓴이 : 안정훈 날짜 : 2019-02-25 (월) 11: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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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인치 삼소나이트 캐리어의 무게가 24KG이 나갈 정도로 무거웠다.

 

짐은 가벼울수록 좋다는 여행의 기본원칙을 몰랐던거다.

 

- 행복하게 여행 하려면 가볍게 떠나라.- 생텍쥐페리

 

 

 

여행은 떠남과 만남이다.

 

좋은 인연(因緣)도 만나고 나쁜 인연도 만난다.

 

내 여행 속으로 갑자기 걸어 들어온 누군가와 만나게 된다.

 

그 누군가가 손을 펴서 내밀면 악수가 된다.

 

기쁨을 주는 좋은 만남이 된다.

 

손을 꽉 쥐고 뻗으면 주먹질이 된다.

 

아픔과 상처를 주는 나쁜 만남이 된다.

 

행운과 불운은 손바닥과 손등 같다.

 

행운을 만날지 불운을 만날지는 전혀 알 수가 없다.


 

 

28인치 삼소나이트 캐리어의 무게가 24KG이 나갈 정도로 무거웠다.jpg

28인치 삼소나이트 캐리어의 무게가 24KG이 나갈 정도로 무거웠다


 

  

 

인생이 케바케이듯 여행도 케바케다.

 

케바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줄임말이다. 여행하며 만났던 사람들이 많이 썼던 표현이다

 

동행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같은 장소 같은 상황이었는데도 과정이나 결과는 모두 다 달랐다.

 

그래서 장기 여행자 일수록 다름을 받아 들이고 운을 믿는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여행도 정답이 없다.

 

 

 

러시아는 과거에 공산주의의 종주국 , 냉전 시대의 주역이었던 쏘비에트 였다.

 

좋은 기억이나 친근감 보다 나쁜 기억이나 거부감이 많았던 나라였다.

 

나에게 러시아를 색깔로 표현하라면 음습한 회색빛 이었다.

 

사람들도 무섭게 생기고 무뚝뚝하고 불친절하고 무지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러시아의  맨 동쪽 블라디보스톡에서  맨 서쪽 상트 페테쯔부르그 까지.jpg

 

 

 

두려운 느낌으로 첫 발을 내딛은 첫 여행지 러시아에서

 

착한 사람, 고마운 사람, 친절한 사람,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게 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다.

 

 

그 은인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나는 세계일주의 꿈을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 내동댕이 치고 허탈하게 회군 했을 것이다.

 

내가 포기하고 팽개쳐버린 꿈은 동토의 시베리아 땅에 묻혀 꽁꽁 얼어 버렸을 것 이다.

 

냉동된 꿈은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러시아의 맨 동쪽 블라디보스톡에서 맨 서쪽 상트 페테쯔부르그까지

 

1km가 넘는 먼 길을 행운이 길동무가 되어주어 무사히 횡단했다.

 

 

 

다행하게도 하늘은 나에게 행운을 선물해 주었다.

 

생각지 않은 곳에서 은인을 만나게 해주어

 

겁먹은 나에게 용기와 자심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 중에 한국인 몇 분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여행을 포기하는 걸 보기도 했다.

 

준비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려울 때 행운을 만나지 못해서 극복하지 못하고 포기 한 것이다.

 

사람도 땅도 때도 모두 인연이 닿아야하고 궁합(宮合)이 맞아야 한다는데

 

나와 러시아는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 공항 청사 건물 정면 모습.jpg

  블라디보스톡 공항 청사 건물 정면 모습

 

 

 

기대 반 두려움 반을 안고 첫 여행지인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내렸다.

 

인터넷을 보고 공부한대로 유심 카드부터 사고, 우선 사용할 소액을 루불화로 환전하고,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물어봐서 시내로 가는 버스까지 탔다. 여기까진 순조롭다,

 

이제 숙소를 찾아 짐을 풀면 첫날의 미션은 성공이다.

 

 

 

버스에서 내려 캐리어를 끌고 숙소를 찾는데 이게 만만치가 않다.

 

지도랑 구글맵을 보면 바로 근처인데 내가 예약한 숙소는 찾을 수가 없다.

 

"이럴 때 일수록 당황하면 안되지, 여유를 가져야지" 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헤매면서 늦은 점심을 먹고 저녁까지 먹었는데도 숙소는 찾지 못했다.

 

어느새 주변은 깜깜해졌다.

 

 

 

무게가 24 kg 이나 되는 캐리어를 끌고 등에는 배낭을 짊어지고

 

노트북과 카메라를 메고 몇 시간 동안 골목 골목을 뒤지고 다니다 보니 체력 소모가 엄청나 힘이 들었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짐을 메고 끌고가는 나의 행색이 너무 눈에 띄어 범죄의 타겟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몰려드는 것이었다.

 

 

 

혼자서 정리해 보았다.

 

분명히 숙소 위치는 큰 길가가 아니다. 골목 안에 있다.

 

한 바퀴 더 돌아보고 만약에 못 찾으면 큰 길로 나가서 호텔이 비싸더라도 하루 밤을 보내자.

 

 

 

가로등이 제법 밝은 골목길에서 지도를 다시 확인하고 있는데 러시아 현지인 한 사람이 다가와 뭐라고 말을 건다.

 

무슨 말인지 알수 없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도를 보여주면서 사쿠라 호스텔이 어딘지 아느냐? 고 물었다.

 

 

 

 

사쿠라 호스텔의 러시아어 간판이다.jpg

사쿠라 호스텔의 러시아어 간판. 영어나 일어로도 써 있을 줄 알았는데 화성인들의 암호 같은 러시아 글씨 뿐이었다 .

 

 

그는 뭐라 뭐라 하면서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를 따라 온라고 손짓을 하고는 앞장서 걷는다.

 

얼마 걸어가니 불 빛이 없는 깜깜한 골목 안에 조그만 공터가 나왔다.

 

낡은 건물들 중에 작은 간판이 붙은 건물의 현관문을 열면서 여기가 맞다는 제스츄어를 해 보인다.

 

그의 옆으로 가까이 가니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주변은 어둡고 사람도 보이지 않는데 건물은 빈민가처럼 낡았다 .

 

불안감 정도가 아니라 공포감이 확 밀려왔다.

 

뒤도 돌아 보지않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찾아보자고 골몰길로 다시 들어갔다.

 

어둡고 좁은 뒷편에서 갑자기 "어데를 찾습네까?" 하는 강한 톤의 한국말이 들렸다.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자그마한 체구의 고려인 같았다.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블라디보스톡에는 북한 사람들도 많다는데 혹시? 하는 걱정이 확 들었다.

 

상황이 절박했지만 일단 경계심부터 생겼던 것이다.

 

 

 

조심스럽게 주소와 전화 번호를 적은 종이를 보여 주며 사정을 설명했다.

 

그가 핸드폰을 꺼내 바로 전화를 하니 4번 째 정도에 연결이 됐다.

 

고려인은 자기를 따라오라고 앞장선다.

 

 

 

나는 걸으면서 우선 신원 확인부터 했다.

 

고려인이고 현재 러시아 해군에 근무하며 전승기념일 퍼레이드에 차출되어 블라디보스톡에 왔다고 했다.

 

그는 나를 숙소에 데려다 주고 바로 가봐야 한다며 떠났다.

 

 

 

내가 5번 씩이나 헤매 다녔던 골목 맨 안쪽 낡은 건물 3층에 사쿠라 호스텔이 있었다,

 

작은 빨간색 네온이 켜진 창문을 보지 못했던거다 .

 

맙소사! 내가 첫날 묵을 숙소가 저렇게 숨어 있었을 줄이야!!

 

 

 

 

내가 5번 씩이나 헤매 다녔던 골목 맨 안쪽 낡은 건물 3층에 사쿠라 호스텔이 있었다.jpg

내가 5번 씩이나 헤매 다녔던 골목 맨 안쪽 낡은 건물 3층에 사쿠라 호스텔이 있었다

 

 

 

식사라도 대접할까하고 전화번호를 받아서 나중에 몇 번 전화 했지만 만나지는 못했다.

 

퍼레이드 예행 연습에 차출되어 와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그를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내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았다.

 

여행 첫 날 첫번째로 만난 고마운 은인을 어찌 잊을수 있단 말인가?

 

 

 

 

러시아의 첫날 ,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불안하고 두려운 순간이 지나자 자신감이 생겼다.

 

 

 

 

러시아의 첫날 ,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기분이었다.jpg

러시아의 첫날 ,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계속>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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