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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갈매기 뉴욕을 날다
부산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공학과 졸업, 부산광역시청에서 24년간 전기기술자로 근무하다 2006년 2월 사무관으로 명예퇴직, 50세의 나이에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연고자 하나 없는 먼 이국땅,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과 모험은 시작된다. "내 생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1막1장을 끝내고,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지만 1막2장에서 땀과 눈물과 감동의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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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미국직장 도전기(下) 멀고도 험한 영어의 길

글쓴이 : 부산갈매기 날짜 : 2011-05-26 (목) 12:05:43

입사초기(入社初期) 시절 읽고 쓰는 영어는 차치(且置)하고 내 책상의 전화벨은 전화벨이 아니고 심장을 멎게 하는 고통소리였다. 내게 걸려온 전화가 분명한데도 잘못된 전화번호라고 말하고 끊어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다시 전화가 와도 역시 잘못된 전화번호라고 또 끊어 버렸다.

이렇게 몇 번 반복하자 한번은 회사대표전화로 걸어 교환직원이 “너를 찾는 전화” 라고 연결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는데도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고 목소리는 모기소리로 쩔쩔 맬 수밖에 없었다.

영어가 서툰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지만 공개된 장소에서 전화 통화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몇몇 직원들은 나의 발음과 엑센트를 비웃기도 하는 반면 일부 직원은 정확한 단어와 발음으로 교정시켜 주기도 했다.

입사 후 2개월쯤 되었을까 한국인 Y씨로부터 얼마나 많은 멸시(蔑視)와 고통(苦痛)을 받았는지 그만두고 싶은 심정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때 노창현 대표기자 부부께서 맥주 1박스를 들고 멀리 뉴욕에서 달려 와 밤늦게까지 위로해 주기도 했다. 정말 이를 악물고 버텼다. 내겐 직장이 아니고 전쟁터였다.

하루는 화장실에 앉아있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비록 내가 선택한 길이었지만 너무도 심한 시련이었다. 아내와 자식이 없었더라면 일찍 다른 길을 갔었을 수도 있었다. 책에서 매스컴에서 많이들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이 순간 나의 대답은 “니가 이 상황을 한번 당해보면 과연 그런 말이 나올까?” 싶었다.

무엇보다 영어가 관건(關鍵)이었다. 고민 끝에 미국인 친구에게 영어책 몇 권을 들고가서 책을 기준으로 하되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사정사정 졸라댔다. 주로 주말에 영어를 배웠지만 급할땐 퇴근후 바로 그 친구집으로 가기도 했었다. 제법 친절하게 욕설(?)을 섞어가며 잘 가르쳐 주었는데 한 달쯤 지나자 이 친구도 싫증이 나는지 자기가 지도하는 것보다는 영어학원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는 게 낫겠다고 하며 영어 학원을 추천해 주었다.

 

▲ 미국친구(오른쪽)에게 주말마다 집에 가거나 여행도 다니며 영어를 배웠다. 친구와 그의 누나(왼쪽두번째). 

퇴근 후 매일같이 학원을 다녔다. 꽤나 비싼 학원이었는데 투자(投資)한 시간과 비용에 비하여 효과는 별로였다. 6개월쯤 지나고 난 뒤 다시 미국친구를 찾았다. 학원교육보다는 네가 가르쳐주는 영어가 실제로 더 도움이 된다고 칭찬하며(실제로도 그랬다) 매달렸다. 가족들에게는 주말마다 친구 집에 놀러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 집안의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 미국친구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온갖 잡동사니로 뒤덮여 정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집안정리를 할 때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많았다. 한국과 미국문화가 다르다 보니 집안의 물건 정리 정돈하는 과정에서 나는 한국식으로 정리를 했었고 이를 지켜본 이 친구는 심하게 짜증내며 무시하기도 했는데 이것 역시 내겐 영어와 문화교육이다 싶어 이를 악물고 참고 그가 시키는 대로 몇 번이고 다시 정리했다. 이런 과정에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두어 번 대판 싸우고 몇 달간 서로 연락을 끊은 적도 있는데 결국 아쉬운 쪽은 나였기 때문에 온갖 자존심을 다 버리고 다시 화해(和解)를 요청해야 했다.

 

▲ 친구 집의 풀장 풍경

이렇게 무시와 멸시 속에서 영어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욕설은 수준급이 되었고 회사에서도 직원들간 농담할 때 적재적소에 욕설을 사용하니 모두들 깜짝 놀라며 대체 그런 말들을 어디서 배웠냐고 물으면 당연히 “너희들이 가르쳐 주지 않았냐?” 답해 버린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국의 욕이나 미국의 욕이 일맥상통한데가 많고 한국의 욕을 영어로 직역하면 말이 안 되지만 근본이치(根本理致)는 90% 이상이 같다고 보면 된다.

지금도 여전히 영어는 내게 가장 큰 약점이고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남아있지만 죽는 날까지 노력하고 공부하는 길밖에 다른 대안(代案)이 없는 것 같다. 초기엔 내가 전자사전을 이용하는 것도 보고 몇몇 직원들이 많이들 비웃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 전자사전에 호기심을 갖고 같이 단어를 찾아보기도 하며 지낸다.

지난 주말 미국인 친구가 점심을 초대해서 근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중 “이젠 나의 영어실력이 꽤 많이 향상(向上)되었고 미국에서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지?”라고 내가 말하자 이 친구 씹고 있던 음식을 바로 내뱉으며 숨 넘어갈듯 웃는게 아닌가. -_- 영어의 길.. 멀고도 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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