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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임의 뒷골목 뉴욕
중앙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뉴욕대학 대학원에 유학, 미국의 유명 광고회사에 취직해 미국동포 소릴 들으며 산지 17년. 기자로 출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공연기획자, 또 구멍가게 주인으로, 그것도 모자라 연극 연출에 자유기고가로 사는 자유인. 그럼에도 불변하는 한 가지는 뼛속까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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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동포사회의 유례없는 연극 열풍

글쓴이 : 앤드류임 날짜 : 2013-07-12 (금) 03:49:08

 

뉴욕 한인 커뮤니티에 전에 없는 연극 공연이 연이어 올려진다. 작년 ‘자화상(自畵像)’으로 동포 사회 최초의 창작 뮤지컬을 선 보인 극단 MAT가 새로운 창작 뮤지컬 ‘6개월 클럽’으로 정기 공연을 올린데 이어 앵콜 공연을 계획 중이고 극단 다은의 ‘사진 신부’(정다은 작, 연출)가 역시 앵콜 공연으로 7월 중순 무대에 오른다.

 

 


 

창작뮤지컬 '6개월 클럽'

 

8월에는 한국에서 초청되는 극단 서울의 아동극 ‘춘향전’이 8월 10일과 11일 플러싱 타운홀에서 공연되고 중앙대학교 뉴욕 동문회가 연극영화학과 출신 동문들을 내세워 준비 중인 ‘을화’(김동리 작, 이숭규 연출)>가 10월 씨어터 인 더 파크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사진 신부’는 한국에서 배우, 연출가, 작가로 활동하다가 뉴욕으로 무대를 옮긴 연극인 정다은의 영어 원작을 한국어로 다시 번역해 올리는 작품으로 1910년대 하와이로 이민한 한인들의 삶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사진 신부'의 한 장면

 

사진으로만 신랑감을 보고 꿈과 희망에 차 하와이행 배에 올랐지만 정작 그녀들은 사진과는 판이하게 다른 배우자들과 만나게 되어 수수밭에서의 노역(勞役)과 인종차별(人種差別)로 점철(點綴)되는 삶을 시작한다. 고통과 절망스런 삶의 연속이지만 그녀들은 좌절하지 않고 당시 하와이 한인 이민족에게 새로운 삶을 보게 한다는 것이 ‘사진 신부’에 담긴 대략의 스토리다.

 

연출가 정다은은 뉴욕대학 대학원에서 최신의 연극 경향을 공부한 재원(才媛)답게 거침 없는 무대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호한 어조의 작품도 그렇지만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과감하고 속도감 넘치는 연출 또한 연출가 정다은을 연극계가 주목하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사진 신부'의 한 장면

 

연극적, 비연극적 요소들을 고루 활용하고 있지만 ‘사진 신부’가 주는 감동은 분명히 연극만이 선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연출가가 동원하는 모든 방법들이 충분한 타당성을 갖는다. 또 무리하지 않는 자연스런 구성으로, 특별한 삶을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 소박하게 담고 싶었다는 작가 정다은의 의도는 성취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신부’에도 낯익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자화상’과 ‘6개월 클럽’을 통해 동포 연극계에 이름을 알린 박지은과 최유진이 메인 롤을 맡아 열연한다. 박지은은 사진 한장을 보고 하와이로 시집 온 신부 역을 맡아 전에는 보여준 적 없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연기한다.

 

 

 

 

▲ 창작뮤지컬 '6개월 클럽'의 박지은

 

 

극단 Miclot 과 MAT 에서 주로 주인공을 맡아왔던 그녀가 그 동안 연기한 역들은 주로 얌전함과 정숙함이 두드러지는 인물들이었다. 비련의 운명 속에 죽음을 맞이하는 역(극단 Miclot 의 The 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입다 사사의 딸)이거나 수줍음 많이 타는 아가씨(자화상, 송이 역), 또는 순수하고 순종적이지만 굳은 신념을 가진 여인(극단 MAT 의 6개월 클럽, 정수진 역)을 주로 연기해 왔다.

 

 

 

창작뮤지컬 '6개월 클럽'의 박지은

 

이번 ‘사진 신부’에서 그녀는 투박하지만 정직하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시골(경상도) 여인의 모습을 연기하게 되어 배우 박지은을 잘 아는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관심거리가 될 듯 하다.

 

 

 

 

지난해 올려진 창작뮤지컬 '자화상'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박영진도 박지은, 최유진과 함께 ‘6개월 클럽’에 이어 ‘사진 신부’에도 연달아 출연하며 뉴욕에서 가장 바쁜 한인 배우의 대열(隊列)에 이름을 올렸다.

 

 

 

 

창작뮤지컬 '6개월 클럽'의 박영진

 

 

8월 10일과 11일에 공연될 ‘춘향전(春香傳)’은 한국에서 18년 동안 아동극만을 고집해 온 극단 서울(이정희 대표)이 LA에 이어 뉴욕으로 무대를 옮겨 공연하는 아동극 버전의 춘향전이다. 영어로 공연이 되기 때문에 동포 2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모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LA 등에서 이미 호평 받은 작품으로, 우리의 고전을 아동들의 눈높이와 미국에서 자란 동포 청소년의 정서에 맞춘 연출력이 돋보인다.

 

 

 

 

 

10월로 예정된 ‘을화’는 올해 이어지는 동포 사회 연극 열기에 대미(大尾)를 장식할 전망이다. 을화는 연출가와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한국 현대 연극사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극단 가교를 창설해 작가 김상열과 추송웅, 박인환, 윤문식, 최주봉, 김진태, 양재성, 최일훈 등 당대 연극 무대를 호령했던 최고의 배우들을 배출하고 이후 국립극장의 상임 연출로 황동한 이승규 연출(아래 사진)이 ‘을화’를 통해 오랜만에 그것도 뉴욕 한인 커뮤니티에 작품을 내 놓는다. 당시 가교에서 함께 활동하던 배우 최일훈이 후배 배우들을 이끌고 명연기를 펼쳐 보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을화’는 김동리 원작의 동명 소설을 각색(脚色)한 희곡(戱曲)으로, 개화기 전통을 대표하는 무속과 새로운 외래 문화를 상징하는 기독교적 사고가 충돌하는 극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전통의 생명력과 결코 그릇되다 할 수 없지만 생경(生硬)한 외래 문화가 갈등하고 충돌하는 과정 속에 비극성이 만들어지는 진지한 작품이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 온 이승규 연출은 힘 있고 압도적인 스펙터클로 정평이 나 있었던 바, 동포 사회에서 두번 보기 힘든 공연을 펼치게 될 것으로 한껏 기대된다.

 

 

 

 

▲ 지난해 '자화상' 공연장을 찾아와 격려하는 이승규 연출 

 

 

지금 한인 동포 사회에 불고 있는 연극 열풍은 연극인의 한 사람인 내게 더 없이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설렘과 흥분이 단지 연이어 많은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예술적 역량을 인정받은 그리고 검증된 연출가와 작가 그리고 배우들, 즉 연극 전문인들이 같은 시기에 뉴욕 동포 사회를 대상으로 여러 편의 작품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인 것이다.

 

 

 

▲ 창작뮤지컬 '6개월클럽'의 김소향 등 배우들

 

동포 사회에서 연극 공연은 심심치 않게 있어 왔다. 그러나 수준 미달의 공연으로 한인들에 의한 공연 예술에 갈증을 느끼고 찾아 온 소중한 관객들을 실망시켜 돌려보낸 예 또한 적지 않았음을 동포 사회 연극인들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 창작뮤지컬 '6개월 클럽'

 

 

검증 받은 연극인들이 사상 유례(類例) 없이 일으키고 있는 뉴욕 한인 커뮤니티의 연극 열풍이 한인 커뮤니티 문화계에 더 없이 소중한 기회로 여겨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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