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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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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 아니라 일본패망일!

진정한 광복절을 기다리며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0-08-16 (일) 04:02:43

 

광복 75주년입니다. 우리는 815일을 다시 빛을 찾은 날’, 광복절(光復節)이라 이름합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광복절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집니다. 우리 민족의 가장 큰 경축일이 되어야 할 진정한 광복절은 아직 요원한 까닭입니다.

 

국권을 빼앗기고 35년간 일본제국주의에 고혈(膏血)을 빨리다 맞이한 광복은 기실 또다른 외세의 등장이었습니다. 우리는 당당한 승전국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주석 김구)는 국권이 피탈된 1910년 전후부터 활약하던 독립군을 기반으로 1940917일 지청천을 총사령관으로 광복군을 창군하였습니다.

 

1941129일 일본과 독일에 대해 선전포고(宣傳布告)를 한 임정은 이듬해 김원봉이 이끄는 조선의용대의 합류로 광복군 부대 편제를 구축(부사령관 김원봉)했고 1943년 인도 버마 전선에서 영국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으며, 중일전쟁 참전 등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인도 버마 전선에서 광복군의 존재를 알게 된 일본군은 경악을 했습니다. 영어와 일어 실력을 갖춘 광복군 파견대는 일본군 포로 심문부터, 암호 해석, 선전 회유 등의 심리전에 참여해 탁월한 평가를 받았지요. 임정은 제주도 점령 작전을 미국에 요청하는 등 미국과의 연합작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미국도 광복군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CIA의 전신(前身)인 미전략국(OSS)과 연합하여 서울 진공작전(進攻作戰)에 들어갔습니다. 1945년 8월 비밀리에 국내에 침투하는 이른바 '독수리 작전'입니다. 그러나 D데이 며칠을 앞두고 일본의 '돌연한' 항복에 땅을 쳐야 했습니다

 

김구 주석은 훗날 '백범일지'에 이렇게 한탄했습니다.


이 소식은 내게 희소식이라기보다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일이었다. 수년 동안 애를 써서 참전을 준비한 것도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서안훈련소와 부양훈련소에서 훈련받은 우리 청년들을 조직적·계획적으로 각종 비밀무기와 전기(電器)를 휴대시켜 산동반도에서 미국 잠수함에 태워 본국으로 침입하게 해 국내 요소에서 각종 공작을 개시해 인심을 선동하게 하고, 전신으로 통지해 무기를 비행기로 운반해 사용할 것을 미국 육군성과 긴밀히 합작했다. 그런데 그러한 계획은 한번 실시해 보지도 못하고 왜적이 항복했으니, 지금까지 들인 정성이 아깝고 다가올 일이 걱정됐다.”

 

 

 


1945년 8월 미국 육군 소장 도노반과 면담한 김구 주석.jpg

1945년 8월 김구 주석과 미 육군 도노반 소장 www.ko.wikipedia.org

 

미국은 8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을 투하했고 일본이 810일 항복의사를 전하자 표변했습니다. 그들에게 광복군의 가치는 없어졌고, 전승국을 주장하는 임정은 귀찮은 존재였습니다.

 

한머리땅(한반도)의 분할은 미국의 탐욕과 일본의 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입니다. 애초에 연합군은 일본 열도를 4분할 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독일을 동서독으로 나누었듯이 전범국 일본을 분할통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막상 일본이 항복하자 황당하게도 피해국 코리아를 남북으로 분할했습니다. 훗날 알려졌지만 일본은 이미 7월에 천황제 보호를 조건으로 항복의사를 미국에 전달했습니다. 미국은 전후 세계의 파이를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연합국의 한 축인 소련을 견제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19452월 얄타회담에서 대일본전쟁에 소련을 끌어들인 것은 미국의 실수였습니다. 속셈은 일본과의 전쟁에서 미국 영국 등 서방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편(方便)이었지요. 소련은 독일이 항복하고 3개월후 대일본전에 나서기로 했고 실제로 독일이 57일 항복한후 정확히 3개월 뒤인 87일 일본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미국은 716일 원자탄 개발작전 맨하탄프로젝트를 완결, 세계 최초의 원자탄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취임 한달만인 4월 급서(急逝)하는 바람에 정치초보 부통령 트루먼이 승계하는 중대한 권력의 이동도 있었습니다. 트루먼은 독일의 항복에 이어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소련의 참전을 막기위해 원자탄을 일본열도에 두차례나 투하하는 인류사 최악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초 미국은 소련이 만주에 주둔한 일본의 최정예 관동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전의를 상실한 일본을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제압하고 손쉽게 한머리땅 북쪽으로 진주했습니다. 소련군이 너무 빨리 내려오자 다급해진 미국은 8 11일 북위 38도를 경계로 분할하자는 긴급제안을 보내 남하를 막았습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일본의 간교함입니다. 일본은 천황제 폐지와 분할통치를 막기 위해 미국에 충성을 다짐하고 일본 대신 한머리땅을 분할해 공산주의를 막으라고 부추겼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일본의 사탕발림이 미래의 동북아 전략으로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한때 미국과 맞장을 뜬 일본을 푸들로 삼는다면 일거양득(一擧兩得)이라고 계산했겠지요.

 

그래서 천황제를 인정하고 전쟁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일왕 대신 소위 A급 전범 몇 명만 처형하고 만 것입니다. 미국의 야욕과 일본의 술수에 속절없이 당한 코리아는 어쩌면 그렇게도 비참한 운명일까요. 대한제국 시절부터 주변 강대국의 침탈(侵奪)로 바람 잘 날 없었고 국모(國母)가 일본 건달패에 살해되고 나라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국토가 동강 난 채 2차대전의 무기찌꺼기들을 죄다 소비하는 참혹한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더했으니 말입니다.

 

원통 절통한 일입니다. 815일 일본은 항복했지만 38도 이남을 통치한 것은 여전히 조선총독부였습니다. 미국은 항복한 나라의 총독이 조선 통치를 지속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세계를 전장의 화염(火焰)에 빠뜨리고 수많은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이건만 통일 국가를 유지한 것은 물론, 원자탄 희생자를 제외하면 자국민도 거의 희생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받아야 할 징벌을 피해자인 한민족이 고스란히 당하고 분단의 비극은 현재진행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38선 이남에 진주한 것은 일본 항복후 23일이나 경과한 97일입니다. 미 군정은 이역만리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며 목숨 걸고 싸운 광복군은 물론, 임정 요인들의 환국을 막았습니다. 임정 수반인 김구 주석이 113일에야 모국 땅을 밟는 등 우리의 애국자들은 철저히 개인자격이었고, 정치활동을 금하고 미 군정에 협조한다는 각서를 써야 했습니다.

 

일본은 망했지만 망한게 아닙니다. 코리아는 해방됐지만 해방된게 아닙니다. 38선 이남의 한국은 매국 친일파의 후예인 토착왜구들이 기득권을 휘두르고 미국이 조종하는 신식민시대를 75년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날을 어찌 광복절이라 기념하고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815일은 광복절이 아니라 일본 항복일/패망일이라고 불러야 맞습니다.

 

이제 우리는 나라 곳곳에 스며들어 분단의 이익을 향유하는 적폐 세력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해야 합니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주둔하면서 철군을 위협하고 천문학적 방위비까지 챙기는 미국의 지배를 끝장내야 합니다. 그리하여 진정한 자주국가를 이루는 날, 독립 선열을 기리며 참다운 광복절(光復節)을 뜨겁게 자축할 것입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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