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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훈의 세상속으로
대경중학교에서 농구를 하다가 2학년 겨울에 가족과 함께 미국에 왔다. 뉴욕주 답스페리중고교에서 농구선수로 활약, 2008년 뉴욕주립대(SUNY) 플래츠버그 최초의 아시안선수로 스카우트 됐다. 농구볼만 잡으면 행복했던 ‘바스켓볼 키드’에서 세상속으로 뛰어든 ‘열혈남아’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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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과 만나다<下>라스베가스의 한국프로농구

글쓴이 : 크리스 날짜 : 2012-08-19 (일) 13:35:24

 

2012프로농구 용병트라이아웃에 최종접수한 선수들은 90명이었다. 당초 신청한 숫자보다 많이 줄었는데 잘하는 선수들은 세계 각국의 리그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은 곳과 계약을 하게 되면 올 필요가 없으니 현장에선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

 

감독님들 얘기를 들으니 당초 기대했던 몇몇 유명선수들이 신청했지만 등록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좀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올해는 KBL에서 뛴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다시 발탁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트라이아웃 기간에 잘 하는 선수도 좋지만 일단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도착한 선수들의 신분 확인과 신장과 체중을 재는 과정이었다. 키를 재면서 “앞으로 설까요? 뒤로 설까요?”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우리는 예외없이 뒷머리를 신장측정기에 대는데 미국 선수들은 그런 식으로 훈련받지 않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재는 모양이었다. 하긴 앞으로 재든 뒤로 재든 키가 달라질 건 없으니까. ㅋㅋ

   

트라이아웃이 열린 데저트 오아시스 하이스쿨의 체육관은 근사했다. 디비전3 대학교 못지 않은 시설이었다. 옆에 보조 경기장도 있었는데 역시 서부쪽 학교들이 동부보다는 시설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부 학교들은 역사가 오래 된만큼 시설도 낡고 좁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당도 크고 섭씨 40도가 넘는 뜨거운 8월의 태양만 아니라면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선수들은 이틑날부터 본격적인 테스트에 들어갔다. 90명의 외국인선수들은 10개 구단이 각각 1명씩 데려온 가드들과 모두 10개 팀으로 나눠져 자체 경기를 펼쳤다.

  

 

체육관 한쪽엔 10개 구단 감독 코치들이 테이블을 펼치고 앉아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면밀히 분석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심판진과 경기운영요원, 팀 감독은 현지인들로 구성됐는데 특이했던 것은 경기에 투입되는 심판진 3명중 1명은 KBL에서 파견한 한국심판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우리 심판진도 경험도 쌓고 시즌을 앞두고 워밍업을 하는 셈이었다.

 

 

여성으로 KLB 최초의 심판위원장이 된 강현숙 위원장님도 이곳에서 뵐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KBL 전임닥터인 주인탁 박사님도 오시는 등 KBL의 준비는 정말 세심했다. 거기에 한국의 농구기자들도 여러분 오셔서 취재하는 것을 보니 내가 한국의 농구판에 있는게 아닌가 착각이 될 정도였다.

 

 

내가 맡은 일은 미국 스탭들과 한국 KBL 스탭 중간에서 브릿지 역할이었는데 막상 시작하니 해야 할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첫날은 아침 7시에 나가 밤 11시에 들어왔는데 잠시도 한 눈 팔 새가 없이 일이 쏟아져 기진맥진(氣盡脈盡)했다.

 

 

다행히 내가 미국 대학에서 농구선수를 하면서 이쪽의 생리나 시스템을 잘 알고 있어서 KBL 분들도 편하게 생각하는것 같았다.

 

사실 한국서 중학교 2학년까지 농구를 했고 고교 대학 시절 여름방학 때 한국에 여러번 나가 옛 동료들과 합동훈련도 하기도 했다. 덕분에 한국농구의 흐름을 알고 있어서 몸이 하나라는게 문제였을뿐 못할 일들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이번 자원봉사는 참 좋은 경험이었다. 농구선수로만 뛰다가 농구 행정을 해본 셈이고 특히 트라이아웃은 선수등록과 팀배정, 경기진행,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업무까지 일들이 많아 며칠 경험을 하고나니 밥을 안먹어도 배부른 느낌이었다. ^^

 

이번에 합류한 한국선수들은 지난번 소개한 박래훈의 경우처럼 대부분 신인선수들이었지만 고양 오리온스의 경우 전태풍과 같은 특급스타가 있었다. 독자분들도 아시겠지만 지난 시즌까지 KCC에서 뛰었지만 귀화한국선수는 3년이상 한 팀에 뛸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새롭게 고양 오리온스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고양시는 미국에 오기전까지 살던 곳이어서 남다른 애착(愛着)을 가진 곳인데 공교롭게 미국 출신인 전태풍이 그 팀 유니폼을 입게 되어 남다른 감회가 생겼다. 나역시 가드를 맡고 있어 전태풍 선수는 롤 모델과도 같은 선배였다.

 

실전도 아닌 트라이아웃이었지만 특유의 멋진 드리블링과 한번에 찔러주는 ‘킬 패스’는 역시 명성대로였다. 경기전에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평소 TV에서 다소 어색한 한국말로 하는 인터뷰를 듣다가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되니 그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가 농구를 하면서 대부분 흑인 선수들과 많이 교류하다보니 그들 특유의 액센트나 제스처에 익숙한 편인데 전태풍 선수는 아주 말솜씨가 좋고 멋진 영어를 구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말 인터뷰를 할때는 솔직히 귀여운 느낌(죄송^^)이었지만 영어를 들으니 아주 노련미 넘치고 스마트하다고 할까.

 

첫 만남이었지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형처럼 친숙하게 느껴졌다. 얼마전 태어난 아들이 너무너무 이쁘다며 아빠로서 자랑도 했다. 코트밖에서도 매력이 넘치는 전태풍 선수가 올해 고양 오리온스에서 멋진 활약을 해주길 바란다.

 

아참, 전태풍 선수의 아버지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현지 농구 관계자인가했는데 홍정기 박사님이 전태풍 선수 아버지가 오셨다고 알려주셨다.

 

홍정기 박사님은 한국프로농구팀 트레이너 출신으로 미국에 유학와서 각고의 노력 끝에 미국의 유명사립대 교수가 되신 분이다. 지난 6월 전태풍 선수의 재활치료를 돕기도 했는데 평소 형-동생 하며 지내는 사이라고 한다.

 

전태풍 선수의 아버지는 맘씨좋은 이웃집 아저씨같았다. 현역시절 가드로 뛴 분이라고 했다. 잠깐 전태풍선수와 함께 슛을 던지기도 했는데 이젠 감이 떨어져서인지 영 슛이 잘 안들어가는것 같았다. ^^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평소 매스컴을 통해 볼수 있던 유명한 감독님과 코치님들을 한꺼번에 보게 된 것이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 KBL의 안준호 이사님과 ‘국제통’이신 이재민 사무처장님, 최준길 경기운영팀장님, 류수미 선생님 등도 너무 친절하게 해주셔서 짧은 시간이지만 정도 들었다.

  

  

조만간 다시 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아듀, 라스베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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