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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수행자, IT전문가, 영화감독, 연극배우, 라디오방송기자 등 다양한 인생 여정을 거쳐 현재 뉴욕에서 옐로캡을 운전하고 있다. 뉴욕시내 곳곳을 누비며 뉴요커들의 삶을 지척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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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미국여권

글쓴이 : 황길재 날짜 : 2019-11-06 (수) 19: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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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 아니고 한국 국적자 맞다. 우리 아들 얘기다. 성주는 집에서 유일한 한국 국적 보유자다. 오늘 아내의 미국 여권이 도착했다. 신청한 지 2주만이다.

 

내과에서 갑상샘 시술을 받았다. 혹에서 피를 빼냈다. 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시커먼 죽은 피가 나와서 의사도 놀랐다. 주사기 9개에서 80cc 정도 피를 뽑았다. 간단할 줄 알았던 시술이 30분 넘게 걸렸다. 한 달 후 경과를 보고 마저 뽑기로 했다. 6월말부터 불룩하게 부었던 목이 들어갔다.

 

집 주변 사립고등학교 근처 하이웨이 서비스 도로에 밥테일 트럭이 주차돼 있다. 2주 전에 왔을 때도 봤는데 오늘도 있다. 주차위반 티켓을 받은 흔적이 없다. 그 자리는 티켓을 받지 않는가? 내일 아침에 확인해 봐야겠다. 만약 내일 아침에도 티켓을 받지 않았다면 다음부터 나도 그 자리에 세워야겠다.

 

심바는 활발하게 잘 논다. 내가 얼굴을 갖다 대면 코를 내밀어 내 코에 부딪힌다. 두 번은 안 해주고 뒤로 뺀다. 무는 것은 여전한데 지난번처럼 손에 상처를 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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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점검

 

서비스 로드에 서 있던 두 대의 밥테일 트럭을 살펴 봤다. 한 대는 티켓을 받았다. 버스 정류장에 주차했다는 이유로 $115의 벌금. (주거지역 트럭 주차 과태료의 절반 밖에 안 된다.) 정류장 앞쪽에 세운 트럭은 티켓이 없다. 이 트럭은 번호판이 대시보드에 올려져 있다. 번호판을 확인하려면 트럭에 올라야 한다. 그래서 티켓을 안 받았나?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다음번 집에 올 무렵 아내더러 한 번 더 확인하라고 해야겠다.

 

230분 집에서 나섰다. Q17, F train, Path, Lyft를 이용해 툴로 트럭스탑까지 갔다. 4시쯤 도착했으니 약 1시간 30분 소요. 경로를 아니 확실히 빠르다.

 

업무복귀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Brian Jackson, 새 플릿 매니저다. 그는 스프링필드 본사에서 일한다. 인사를 나눴다. 본사에 오면 한번 들러 얼굴 보고 가란다. 핏스톤에서 스프링필드로 소속이 바뀌었다.

 

바로 다음 화물이 들어왔다. 핏스톤 터미널에서라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Linden, NJ에서 Grove City, OH로 가는 화물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트로피카나로 가서 빈 트레일러를 연결했다. 발송처에서 화물을 싣고 밤새 전속력으로 달렸다.

 

아침에 발송처에 도착했을 때는 11시간 운전시간은 20, 14시간 업무시간은 10분 남았다. Fedex 물류센터다. 트레일러 내리고 라인홀에 가서 서류를 받았다. 빈 프라임 트레일러를 찾으니 없었다. 내가 가져온 것을 포함해 프라임 트레일러는 3대가 있는데 모두 화물이 들었다. 듣기로 오후 3시에 하차를 시작한다고 했다. 그 이후에 빈 트레일러를 찾아서 나가야 할 것 같다. 어차피 10시간 동안은 꼼짝 못 한다.

 

다음 화물 제안이 들어왔는데 픽업 시간이 오후 5시다. 나는 오후 6시 이후에 움직일 수 있다. 메시지를 보냈더니 브라이언에게서 알았다고 연락이 왔다.밥테일 주차구역에 유타를 세우고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났더니 다음 화물이 예정되어 있다. 네브라스카로 간다. 배달지가 두 곳인데 마지막 배달처는 와이오밍 접경지역으로서 산악시간대(Mountain time zone)에 속한다.

 

핏스톤 터미널은 북동부와 중부에 특화되어 있다면 스프링필드 터미널은 확실히 전국구다. 네이슨과 수련할 때는 사방팔방 다녔는데 솔로로 일한 이후에는 동부와 중부시간대에서 주로 다녔다. 앞으로 지금까지보다 서부지역으로 자주 다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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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보니 나 혼자

 

 

야드에서 빈 트레일러를 찾았다. 열어보니 로드락이 3개 들어있다. 이미 충분해서 필요 없다. 문제는 트레일러 문에 달린 날개 한쪽이 안 접힌다. 패쓰. 조금 더 다녀보니 내가 가져온 200066 트레일러가 있다. 연결 후 출발.

 

발송처에는 오후 9시 전에 가야 한다. 도중에 주유소 들를 계획은 포기하고 바로 트럭 세차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오후 8시에 문을 닫는다. 도착하니 750. 막 정리하려고 청소하고 있었다. 다행히 트레일러 와쉬아웃을 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나보고 전화를 해서 PO 넘버를 받으란다. 보통은 세차장에서 프라임으로 전화를 건다. 아무튼, 내가 전화를 걸었다. 의외로 간단했다. 돈은 프라임에서 세차장으로 입금한다. 나는 영수증 챙겨서 서류 작업할 때 스캔해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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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분에 발송처에 도착했다. 네비가 가리키는 위치와 실제 입구가 달랐다. 갈림길에 트럭을 주차하고 Boston Beer 표지판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 이곳이 맞는지 확인했다. 체크인하고 23번 도어를 배정받았다. 이곳이 공간이 좁아 트레일러를 주차한 후에는 트럭을 분리해 밥테일 구역에 주차하고 기다려야 한다. 끝나면 전화 준다고 했다.

 

11시가 넘도록 연락이 없다. 걸어 가보니 트레일러에 짐을 싣고 있었다. 곧 연락 오겠군. 다시 트럭으로 돌아왔다. 밤운전을 하려면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야지. 제대로 잠잘 채비를 하고 누운 게 아닌데 깜박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새벽 430분이다. 으잉? 왜 아직 연락이 없지? 전화가 오면 자다가도 깬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문자가 하나 들어와 있다. 오후 1157분에 온 문자다. 화물 다 실었으니 서류 받아 가란다. 왜 전화를 안 하고 문자를?

 

트럭과 트레일러를 연결했다. 사무실에 가니 문이 잠겨 있고 불도 꺼져 있다. 모두 퇴근하고 아무도 없다.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문득 생각이 났다. 근무 시간 이후에는 우편함에서 서류를 찾아가라 했지. 프라임 앱에 발송처와 배달처 정보가 뜨는데 맨 아래에는 찾아가는 길과 알아야 할 정보가 적혀 있다. 그곳에 갔던 드라이버들이 내용을 적어 보내면 업데이트하는 것 같다. 사무실 건물 밖에 조그만 우편함이 있다. 어두워서 못 볼 뻔했다. 열어보니 몇 개의 서류가 있다. 그중 하나는 내 것이다. 챙겨서 트럭으로 왔다. 트레일러 뒷문은 닫혀 있었다. 퇴근하면서 야드자키가 트레일러를 움직여 문을 닫은 모양이다. 자물쇠를 채우고 씰도 걸었다. 리퍼 엔진도 켰다. 맥주라서 온도에 그리 엄격하지 않은 모양이다. 체크인할 때 물어보니 짐 다 싣고 난 후에 냉동기를 켜라고 했다. 발송장에는 KEG 제품이 있으면 36도에서 40도 사이를 유지하라고 돼 있다. 서류를 보니 KEG도 몇 상자 있었다. 1시간 정도 더 있으면 10시간 휴식이 끝난다. 기다렸다 가자. 배달처에서 10시간 휴식했는데 발송처에서도 10시간 휴식이다.

 

630분에 출발했다. 잠깐 잤는데도 컨디션이 근래 들어 가장 좋다. 갑상샘 치료 덕분인가? 원래는 밤새 운전을 할 참이었는데 문자를 못 본 덕에 낮 운전이 됐다. 아마도 내가 자니까 안 깨우려고 전화 대신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갈 길이 멀어 가능한 최대속도를 유지했다.

 

오하이오를 벗어나 인디애나에서 주유하고 계속 달렸다. 중간에 작은 파일럿 트럭스탑에서 샤워하고 점심을 먹었다. 다시 출발. 중서부는 운전이 편하다. 평지에 길은 곧게 뻗어 있고 주변에 차량도 적다.

 

9시간을 운전한 끝에 오후 430, 아이오와 브루클린의 Kwik Star에 멈췄다. Kwik은 여느 트럭스탑과 조금 다르다. 이곳에서는 과일과 채소도 구할 수 있다. 식품점을 겸하는 트럭스탑이라고 보면 된다. 가격도 다른 트럭스탑에 비해 싸다. 월마트보다 약간 비싼 수준이다. 선택의 폭은 좁지만, 월마트에 주차하는 수고를 피할 수 있으니 가치가 있다. 과일과 샐러드, 우유, 아이스크림 등을 샀다. 식빵도 필요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묵직한 제품이 없고 가벼운 종류만 있었다. 월마트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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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 사육 중심지 네브래스카

 

 

새벽 230분 알람이 운다. 비가 내린다. 귀찮다. 더 자자.

오전 630분 일어났다. 비는 계속 내린다. 그래도 이제는 출발할 시간이다.

 

아이오와는 언덕이 많다. 길은 곧게 뻗었는데 줄곧 오르락 내리락이다. 유타는 와이퍼를 작동하면 크루즈가 꺼지게 설정됐다. 페달을 밟으면 57마일이 최고속도다. 출력이 떨어지니 언덕에서 속도 유지도 안 된다. 3시간을 달려서야 비가 그쳤다.

 

이름이 비슷해서 아이오와와 오하이오를 혼동하는 경우가 잦다. 시간대가 다르다. 둘 사이에는 일리노이와 인디애나가 있다.

 

네브래스카는 그냥 평지다. 풍경도 단조롭다. 네브래스카는 소가 사람보다 많다고 한다. 소들이 한가로이 풀이 뜯는다. 송아지 몇 마리가 떼를 지어 뛰어다닌다. 미국 와서 소가 뛰는 것 처음 봤다. 소 사육 분포도를 보면 네브래스카가 캔자스와 더불어 가장 밀도가 높다.

 

대부분의 소는 목초지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도살 전 체중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삶의 마지막 몇 주간은 움직임을 제한하는 비좁은 사육장에 갇혀 지내며, 체중조절 때문에 인공사료만이 먹이로 주어진다.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다가 오물에 뒤덮인 채로 도살장까지 이동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처: https://geozoonee.tistory.com/1351 [geozoonee]

 

I-80을 따라 서쪽으로 오면서 본 월마트에는 트럭이 주차한 모습이 자주 보였다. 어떤 매장은 트럭 주차공간이 따로 있는지 트럭스탑을 방불케 했다. 중서부에는 트럭에 관대한 매장이 많은 모양이다.

 

오후 430, 발송처 5마일 앞둔 North Platte Flying J에 도착했다. 아직은 주차할 곳이 많다. 빠져나가기 쉬운 곳에 세웠다. 내일 오전 10시 배달이다. 오늘은 여기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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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싱턴 타이슨

 

 

1차 배달지 Coors Distributing에 도착했다. 적어도 GPS상으로는 말이다. 철로를 넘어가는 고가다리 중간으로 안내했다. 고가다리 밑이 배달처다. 뛰어내릴 수도 없고. 어떻게 접근하지? 보충설명을 읽어도 말이 안 되고 이해가 안 된다. 이리저리 돌다 막다른 길로 잘못 들어왔나 싶었는데 희한하게도 배달처로 연결됐다.

 

여기는 외부 닥이 하나 있다. 앞에 기다리는 트럭이 두 대다. 지게차 기사 혼자서 작업을 하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9시 전에 도착했는데 짐 내리고 최종 배달지로 출발할 때는 이미 정오가 가까웠다.

 

I-80으로 네브래스카를 횡단한 적은 있다. 오늘은 26번 국도로 100마일 이상을 북서쪽으로 들어갔다. 고속도로에서 보는 경치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좀 더 한산할 뿐. 게링(Gering, NE) 가까이 가니 풍경이 달라졌다. 바위산도 나오고 돔 위에 등대를 세워놓은 듯 기묘하게 생긴 바위도 있었다.

 

Dietrich Distributing에 도착했다. 이곳도 구조가 희한하다. 닥의 위치를 모르는 상태로 접근했기 때문에 주변을 한 바퀴 돌아왔다. 차량통행이 뜸한 곳이라 다행이었다. 중상급의 난이도였지만 무난하게 닥킹했다. 이곳은 바로 짐을 내려줬다.

 

배달 완료 메시지를 보내기 무섭게 다음 화물이 들어왔다. 매니저가 바뀐 이후로 화물이 신속하게 들어온다. 쉴 틈이 없을 정도다. 지금 화물은 메사추세츠로 간다. 금요일 오전 6시 배달이다. 총 거리가 거의 2천 마일에 육박한다. 사흘을 전속력으로 가야 간신히 시간을 맞춘다. 상당히 빡세게 굴리는 스타일이군. 컴퍼니 솔로인데도 주에 3천 마일 넘게 뛴다는 사람들이 있다. 전에는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는 알겠다.

 

렉싱턴(Lexington, NE)의 타이슨이 발송처다. 낙농업이 네브래스카 대표 산업인 만큼 역시나 고기를 싣고 나간다. 여기도 부지런히 가야 한다. 26번 국도로 왔던 길을 돌아가는데, 올 때와 풍경이 달라 보인다. 같은 길도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다르고, 시간대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

 

타이슨에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도착했다. 이미 오후 9시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다. 화물은 준비돼 있다. 트레일러만 연결하고 여기서 쉬었다 가야 한다. 여러 타이슨을 가봤는데 이곳 렉싱턴이 가장 시스템이 잘 돼 있다. 배치가 훌륭하다. 트레일러 내려놓기도 좋고, 새 트레일러 연결하기도 좋다. 나갈 때 저울에 세우는 것까지 동선이 효율적으로 설계됐다. 입구에는 밤샘 주차를 할 수 있는 대기장이 있다. 공간이 넉넉해 뒤로 돌아서 쉽게 전진 주차할 수 있다. 자체 세차장도 있는데 나는 트레일러가 깨끗해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 맥주를 실어서 냄새가 전혀 안 나고 팔렛 파편도 딱 하나 있었다. 거의 새로 세차한 수준이다. 입구에서 경비가 트레일러 내부를 검사하더니 깨끗하다고 칭찬했다. 어떤 곳은 트레일러 상태를 불문하고 무조건 세척을 시키는데 이곳은 합리적이다.

 

1마일 떨어진 곳에 렉싱턴 월마트가 있다. 트럭 60대 주차 가능하단다. 월마트가 트럭스탑 수준이다. 어제 지나가면서 내가 본 게 맞았다. 내일 아침에 출발하며 들러 필요한 식품을 보충할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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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가는 중

       

      

오늘 많이 달렸다. 583마일가량. 남은 거리를 약 1,100마일로 줄였으니 내일과 모레 각 550마일 정도 달리면 된다.

 

아침에 10시간 휴식 시간이 지나려면 30분 남았지만, off duty drive로 월마트에 갔다. 1마일밖에 안 떨어진 곳이라 이 정도는 괜찮다. 장 보는 동안 10시간 휴식 시간이 채워진다. 이곳은 아예 트럭 주차하라고 따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트럭스탑인지 월마트인지 모를 정도다. 인구가 많지 않아서 가능한 거겠지.

 

필요한 것만 사려고 했는데 견물생심이라 눈에 보이는 대로 이것저것 담게 된다. 꽤 샀는데도 70달러를 넘지 않았다.

 

사흘 연속 풀로 달리는 일은 드물다. 내가 바라던 배달이기도 하다. 거리는 멀고 중간 배달지는 없는 화물. 화물을 싣거나 내리는 일은 돈이 안 된다. 오로지 거리가 돈이다. 중간 배달지가 있으면 장소당 20달러를 받지만, 그거 안 받고 운전하는 게 낫다. 배달하려면 시간 맞춰야지, 기다려야지, 장소에 따라 힘든 후진해야지 수고는 많은데 돈은 안 된다.

 

종일 최대한 거리를 가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네브래스카 아이오와 일리노이에 왔다. Wyanet, IL의 휴게소에서 자고 간다. 45대 주차 규모로 휴게소치고는 큰 편인데 내가 도착했을 때는 9대의 트럭이 서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로드레인저 같이 밤에도 주차 사정이 좋은 트럭스탑이 있어 그런 모양이다. 나도 로드레인저로 갈까 했는데 굳이 한산한 휴게소 놔두고 다른 곳에 갈 필요는 없어 머물렀다.

 

내일은 I-80을 타고 인디애나, 오하이오를 지나 펜실베이니아 초입까지 갈 것 같다. 70시간 중 남은 시간이 19시간 30분인데 1,100마일을 갈 수 있으려나? 어쩌면 금요일 새벽에 들어오는 5시간까지 써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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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

      

 

      

매일 10시간 이상 운전만 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I-80은 자주 다닌 길이라 경치가 새로울 것도 없다. 음악,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 운전하며 들을 거리가 도움이 된다.

 

계획대로 펜실베이니아까지 왔다. Brookville, PAFlying J에서 쉰다. 서부 펜실베이니아고 맞은 편에 더 큰 규모의 TA가 있어서인지 오후 7시에 빈자리가 많았다.

 

약간의 변동이 생겼다. 원래는 내일 일찍 출발해 저녁 무렵 발송처에 도착해 하룻밤 자고 모레 아침에 배달할 계획이었다. 남은 거리는 10시간에서 11시간을 가야 한다. 내게 남은 시간은 9시간이다. 모레 새벽 1시가 지나면 5시간이 새로 들어온다. 즉 이 5시간을 합해서 써야 한다. 메사추세츠 윌밍턴에 모레 6시 배달인데 이곳은 미리 가도 된다. 얼마 전에 가본 곳이다. 내일 오후 3시쯤 출발해서 가다가 중간에 1시간 쉰다고 치면 새벽 1시에 남은 9시간을 다 쓰게 된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5시간을 이용해서 가면 된다. 새벽 3시 정도에 도착할 것 같다.

 

지난 이틀은 눈뜨기 바쁘게 출발했는데, 내일은 오후까지 여유롭게 쉴 판이다.

 

요 며칠 새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에 관심이 일고 있다. 2년전 미국에서 말기암 환자인 조 티펜스가 우연히 이 약의 암치료 효과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실제 복용 후 짧은 기간에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 남성은 블로그에 자신의 사례를 공개하고 펜벤다졸로 암치료 효과를 본 사람들의 경우를 40건 이상 수집했다. 그의 사연은 방송에도 소개됐다. 한국에서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처음 나의 반응은 반신반의였다. 누군가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모두에게 같은 효과가 난다는 보장은 없다. 아내는 한마디로 무시했다. 내가 너무 자연치유나 민간요법을 선호하고 성공사례에 귀가 얇다고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임상실험 결과는 없고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도다. 오늘은 유튜브에서 최근에 올라온 한국 의사와 약사들의 동영상을 몇 개 찾았다. 가짜 뉴스라는 사람도 있고, 연구가 부족해 환자에게 적극 권장은 못 하지만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영상에 달린 댓글을 통해 좀 더 많은 정보와 티펜스의 블로그, 페이스북 그룹 등을 찾을 수 있었다.

 

좀 더 많은 연구와 임상실험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지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암 환자들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 당장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들에게 잃을 것이라고는 약값 몇만 원 정도가 전부일 테니.

 

폐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개그맨 김철민 씨도 펜벤다졸을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방송으로 이름이 알려진 그가 이 방법으로 암에서 회복된다면 반향이 클 것이다.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발기부전 치료제가 된 비아그라처럼, 강아지 구충약 펜벤다졸이 기적의 암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펜벤다졸 요법에 대해서는 Daum 힐링툴 카페에서 조 티펜스의 투병기를 한글 번역해 소개하고 있다. 카페 회원이 요 며칠 사이 급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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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완료

       

      

예정보다 일찍 배달을 마쳤다. 새벽 2시 조금 넘어 배달처에 도착했다. 한숨 자고 새벽 5시쯤에 체크인할 생각이었다. 주차하고 혹시나 해서 체크인하러 갔더니 바로 15번 닥을 배정해 줬다. 마침 한가한 시간이었나? 닥에 대니 금방 화물을 내렸다. 지난번 왔을 때보다 트럭도 적고 조용하다. 꼬박 사흘을 달린 배달 완료.

 

트럭 타이어는 공기압이 높다. 스티어링 타이어는 110psi, 드라이브 타이어는 105psi를 권장한다. 게시판에 물어보니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6개 타이어 모두 105psi에 맞추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두 110psi인 사람도 있다.

 

나는 유타를 처음 받았을 때 타이어 압력을 그대로 쓴다. 그런데 수치가 좀 낮다. 스티어링 타이어는 95, 앞 드라이브 타이어는 91, 뒤 드라이브 타이어는 99. 모두 제각각이다. 오늘은 늦게 출발하니 시간 여유가 있다. 주유기 옆에 타이어 공기 주입 호스도 있다. 스티어링 타이어 압력은 100으로 올렸다. 유난히 압력이 낮은 우측 전방 드라이브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해 왼쪽과 비슷하게 맞췄다.

 

운전할 때는 타이어 마찰로 열이 발생해 공기압이 높아진다. 정차했을 때보다 10~15psi 정도 올라간다. 타이어 공기압은 연비, 승차감, 접지력, 타이어 마모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게 좋다. 주유소에 가지 않아도 트럭에서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는 장비가 있다. 트레일러와 연결하는 빨간색 에어호스에 연결해 쓴다. 전에 트럭스탑에서도 봤는데 그때는 이게 뭐 하는 물건인가 용도를 몰랐다. 품질에 따라 25달러에서 35달러 정도 주면 살 수 있다. 공기압은 한번 맞춰 놓으면 자주 바꿀 일은 없지만, 하나 있으면 편할 것 같다.

 

펜실베이니아를 달리는데 땅이 젖어 있다. 비가 내린 지 얼마 안 됐다. 하늘은 맑은데. 선명한 무지개가 떴다. 어찌나 가까운지 고개만 넘으면 손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가다 보니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비구름이 내 앞에서 가고 있었다. 시속 40마일 정도 되는 것 같다. 비구름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한참을 폭우 속에서 달릴 판이다. 30분 휴식도 할 겸 휴게소에 들어갔다. 조금 기다리니 하늘이 다시 맑아졌다.

 

비구름은 다른 쪽으로 갔는지 다시 출발하고 난 이후로는 만나지 못했다.

 

운전시간이 거의 다 끝나가는데 새벽 1시가 되니 시간이 더 들어왔다. 자정이 아니고 1시인 이유는 본사가 있는 중부시간대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야드 무빙을 사용해봤다. 그동안 야드 무빙 옵션이 활성화되지 않아 못 썼는데, 페이스북 프라임 그룹 게시판을 읽다가 활성화 방법을 찾았다. 야드 무빙은 11시간 운전시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70시간 on duty 시간은 잡아먹는다.

 

이제 남은 시간은 3시간 48분이다. 토요일에 8시간 22분이 들어온다. 일요일에는 9시간 28분이 들어온다. 일주일 전에 사용한 시간만큼 들어온다.

 

아내가 보내준 심바 사진을 보니 이젠 의젓한 틴에이저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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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못된 화물

 

 

오전 1115, 퀄컴 단말기에서 연속적으로 메시지 수신음을 낸다. 다음 화물이다. 살펴보니 메사추세츠에서 오후 1시 픽업해서 커네티컷에 오후 6, 매릴랜드에 오전 3시 배달이다. 거리는 멀지 않은데 시간이 계산이 안 나온다. 왜냐면 나는 4시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벽 1시가 지나야 8시간이 새로 들어온다. 거리는 멀고 시간은 촉박해 그 시간을 이용할 수 없다.

 

이 메시지는 실제로는 915분에 들어왔다. 퀄컴 단말기는 2시간 이상 시동이 꺼져 있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나간다. 무슨 기준인지 모르겠으나 가끔 켜져서 지금처럼 메시지 수신을 알린다. 나는 자느라 스마트폰 앱으로 들어온 메시지는 못 들었다. 메시지를 받자마자 답장했으면 이 화물은 취소됐을 것이다.

 

나는 아직 10시간 휴식도 끝나지 않았다. 트레일러 와쉬아웃하고 가자면 발송처 도착은 2시가 넘어도 힘들다. 배달처까지 갈 시간도 없다. 잘하면 1차 배달처까지는 갈 수 있다.

 

이 화물은 시간이 모자라 힘들다고 브라이언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점심 먹으러 갔나?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어 일단 가는 방향에 있는 세차장으로 향했다. 트레일러는 그리 더럽지는 않다. 발송처와 각 배달처별 예상 도착시각을 적어 메시지를 보냈다.

 

가는 중간에 브라이언에게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를 815분에 보냈단다. 중부 시간으로는 그렇겠지. 여기는 동부다. 이렇게 늦게 답장하면 어쩌냐는 뜻이다. 미안한데 내 퀄컴 수신 시각은 1115분이다. 일단 발송처로 가서 화물을 인수하란다. 리파워를 알아보겠다며.

 

화물을 배정할 때 각 드라이버에게 남은 시간과 휴식 시간 등을 계산해서 주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모양이다. 원래 내게 오지 말았어야 할 화물이다. 원래 픽업 약속 시각은 오전 6시다. 그렇다면 이 화물은 적어도 어제 다른 누군가에게 배정됐어야 옳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트레일러 세차는 생략하기로 했다. 그 정도면 화물 싣기에 무리는 없을 것이다.

 

발송처는 바닷가에 있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주변 풍경이 발송처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관광지와 주거지와 뒤섞인 듯한 작은 마을이었다. 발송처는 언덕 경사진 곳에 있었다. 좁기도 하고 바로 옆에는 일반 식당도 있다. 그곳 닥에 몇 대의 트럭이 있었는데 어떻게 후진했는지 신기하다.

 

식당 주차장 입구를 막지 않도록 트럭을 세우고 사무실에 체크인하러 갔다. 내리막길을 내려가 선착장에서 유턴해 올라오면서 가드레일 끝부분에 트레일러를 내려놓으란다. 게이트를 열어 놓을 테니 다시 밥테일로 선착장으로 내려가 야드에 들어서면 프라임 트레일러 한 대가 있을 거란다. 이곳에서는 오전 6시 약속인 화물이다. 화물을 상태를 확인하고 트레일러 연결해 다시 올라와 식당 주차장 바깥쪽에 세우고 서류 받아 가란다. 초보 시절 왔으면 기절초풍했을 곳이다.

 

선착장에 가니 버스가 주차해 있다. 가뜩이나 좁아서 유턴할 공간이 안 날 것 같은데 버스까지 있으니 더 어렵다. 어렵게 유턴해 올라와 트레일러 내리고 다시 내려가 가져갈 트레일러를 연결했다. 화물이 끝까지 가득 찼다. 여기가 바닷가니 수산물인 것 같다. 뒤로 무게가 많이 실렸는데 11번 핀에 맞추니 34,000파운드 한계 중량을 넘지는 않았다.

 

서류 받고 준비해 출발했다. 남은 시간에 1차 배달처까지 간신히 갈 수 있겠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보스턴 주변의 도로정체는 극심했다. 짧은 구간이 심하게 막힌 적은 있어도 오늘처럼 긴 구간에 걸쳐 도로가 막히기는 처음이다.

 

결국 메사추세츠도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을 다 썼다. 브라이언에게 70마일 남았는데 시간은 30분 남았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리파워를 하란다. 시간을 넘겨 쓰더라도 가까운 트럭스탑까지 가기로 했다. 얼마 후 다른 드라이버에게서 전화가 왔다. 만날 장소를 약속했다.

 

얼마 후 브라이언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상대방도 길이 막히는 모양이다. 내일 오전 5시까지 간다고 했으니 내가 직접 배달하란다. 쉬다가 시간이 돌아오면 출발하란다.

 

고속도로 플라자에 들어가니 자리가 없었다. 이미 시간은 오버지만 그냥 달렸다. I-84에 있는 소풍장소(Picnic area)에 들어 왔다. 이곳은 자리가 있었다. 간이 화장실만 있는 곳이다.

 

오늘 북동부의 차량정체 제대로 경험했다. 8시간 쉬고 새벽 2시에 1차 배달처로 출발하기로 했다. 50마일만 더 가면 된다.

 

오늘 성주의 여권이 왔단다. 이로써 우리집 식구는 모두 미국인이다. 이민자로서 가장 안정적인 신분을 마련했다. 한국 국적을 잃게 돼 아쉽지만 내 삶의 터전이 이곳이니 어쩔 수 없다. 다른 나라처럼 복수 국적을 허용했으면 좋을 텐데. 65세가 되면 다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15년 후에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행법으로는 그렇다.

 

우리 아이들은 봉사나 인턴은 물론이고 표창장을 받은 적도 없다. 논문도 안 썼으며, 의대에 진학할 일도 없을 것 같다. 우리 부부는 은퇴연금인 401K 외에는 펀드도 없고, 주식도 없으니 장관직에 최적합이다. 그런데 오늘 아들이 미국 시민권자가 됐으니 병역 기피로 언론과 야당에 공격당하고 검찰 압수 수색에 아내가 쓰러질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장관직은 포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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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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