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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선의 김재규복권소설
1941년 음력 9월 보름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도대리 문곡 글갱이에서 이봉헌 이은혜의 셋째로 태어났다. 현덕초등 안중중 동도공고를 거쳐 평택대 감신대에서 수학한후 나사렛대학을 졸업했다. 목사 부흥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목회를 하면서 독자투고를 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써본 “글갱이 사람들”이 단편소설로 당선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등단작가가 됐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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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김재규와 한배 탄 정승화?

경호실 무력화..수경사 장악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7-03-08 (수) 00:11:08

   

김계원은 국무위원들을 대동하고 육군본부로 향했다. 청와대와 후암동에 있는 육군본부는 자동차로 15분 거리다. 장관들을 태운 버스가 전속력으로 달렸는데 15분이 10년만큼 길게 느껴졌다. 김계원의 머리는 천 갈래로 쪼개졌다가 만 갈래로 합쳐졌다. 누가 이길까? 권력은 어느 쪽으로 이동할까? 이기는 쪽으로 서야하는데? 그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최규하를 앞세운 국무위원들은 육본 참모총장실인 B-1벙커로 뛰어들었다. 숫자를 앞세워 인해전술로 쳐 들어가듯 당당하게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김재규와 정승화만 있는줄 알았는데 큰 별들이 모두 모여 있었던 것이다. 합창의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공군참모총장 해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의 별계급장들이 번쩍거렸다. 대한민국의 오호대장(五虎大將)들이 모두 모인것이다. 주요 참모장들도 와 있었다. 노재현 국방부장관도 보였다. 노재현은 꿔다놓은 보리자루였다. 국방장관 말고 모두가 전투복에 권총을 차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국방장관이나 합창의장을 제켜두고 정보부장 김재규와 육군참모총장 정승화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김재규의 의도대로 였다.

 

이때 정승화는 1군 및 3군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진돗개2를 발령하고 있었다.

 

“20사단장은 육사로 출동하라!”

“9공수여단장은 육군본부로 출동하라!“

이렇게 해놓고 그는 상황실을 나와 김재규가 있는 총장실로 갔다. 김재규에게 그가 취한 조치들을 브리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한 마디 물었다.

계엄군이 점령해야 할 목표가 무엇입니까

김재규 옆에 있던 김정섭중정 차장보가 일러 대답했다.

방송국 변전소 상수도 은행 등을 점령하여 정국이 안정되도록 해야 합니다

정승화는 수첩을 꺼내 이를 메모했다.

910, 정승화의 호출을 받은 수경사 사령관 전성각 소장이 벙커로 들어왔다.

정승화가 호출한지 한 시간이 경과한 시각이었다.

전성각장군은 수경사군대로 청와대 외곽을 포위하여 연락을 끊도록 하시오

총장각하, 경호실이 반발하면 어찌합니까?"

그건 걱정 마오. 내가 조치해놓을 테니까

정승화는 전화로 청와대경호실차장 이재전중장을 불렀다.

나 정승화총장이다. 참모총장명령으로 수경사 병력이 청와대 외곽을 포위할 것이니, 일체의 경호실 병력을 동결하라. 앞으로는 내 지시만 따르라

, 그리 하겠습니다

정승화의 이 한마디에 궁정동 안가에 나가있던 경호실 요원들은 모두 철수했다. 그들은 총소리를 듣고 사태를 조사하기 위해 안가로 출동했던 것이다. 궁정동 안가는 청와대 울타리 밖에 있었다. 전성각에게 내린 청와대포위명령은 아주 중요했다. 청와대 경호실 병력이 궁정동 안가 현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2중으로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승화는 청와대에 가 있던 김계원과 똑같은 두가지 조치를 취했다.

첫째 경호실병력이 범죄현장으로 가는 것을 막아 진실규명의 길을 차단한 것이다.

둘째 범인 김재규를 은닉시킨 것이다.

만일 정승화가 청와대 경호병력을 동결시키지 않았다면?

시해현장을 향해 출동했던 경호실 병력이 현장으로 갔을 것이다. 거기에 남아 있던 중앙정보부 총잡이들과 한판 전투를 벌였을 것이다. 박선호가 거느린 중정요원들은 몇 명에 불과하다. 중정 총잡이들이 사살됐거나 또는 체포됐을 것이다. 그랬다면 김재규와 정승화의 행적이 곧바로 만천하에 드러났을 것이다. 김재규-김계원-정승화는 눈 깜짝할 사이에 체포됐을 것이다.

수경사는 참모총장의 지휘를 받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차지철의 지휘 만 받도록 되어 있었다. 경호실 병력 역시 차지철만이 지휘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정승화는 수경사령관과 경호실 차장 모두에게 총장의 지시 이외에는 그 어떤 지시도 받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다.

 

서슬 퍼런 차지철이 살아있다면 언감 생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월권행위였던 것이다. 이때의 정승화 머리엔 차지철이 이미 죽고 없는걸로 판단하고 있었다.

 

차지철과 대통령이 함께 식사를 하다가 대통령이 살해됐다면 차지철도 살해됐을 것이다. 먼저 경호실장을 처치해야 대통령을 쏠수있기 때문이다. 수경사령관과 경호실차장으로부터 부대 이상 없음이라는 보고는 이를 확인해 준다. 차지철도 죽었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차지철을 쏜 사람은 김재규말고 또 누가 있단 말인가?

정승화는 자신도 모르게 김재규와 한 배를 타고 있었다. 그래서 김재규의 요청대로 계엄선포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상관인 국방부장관 노재현을 무시하고.

정승화는 처음에는 20사단과 9공수여단에게는 출동명령을 내렸었다. 그러다가 취소시킨다. 군 병력이 서울시내를 장악하면 사회가 소란스러워지고 그러면 김재규에 불리할지 모른다. 정승화가 김재규 편에 서 있었다는 해석이다.

정승화는 벙커에 오자마자 경호실 병력을 동결시키는 명령을 내렸다. 김재규가 저지른 사고현장을 보호하고, 범인이 누구인지 규명할 수 없도록 했다. 벙커에 모인 군수뇌부의 눈에는 정승화가 김재규의 유혈혁명에 공조하는 것으로 보였다.

김재규는 장성들과 국무위원들에게 다시 계엄령 선포를 주장했다.

지금 부마사태로 전국의 민심이 흉흉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대학가와 재야민주세력들이 대규모 민중봉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각하께서 유고를 당하셨습니다. 이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 되는 순간 정국은 폭발하고 말 것입니다. 각하가 살아계셔서 철권으로 무자비하게 통치하는데도 부산에서 5천명이 마산에서 수천명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각하가 서거하신걸 알면 수십만명이 들고 일어나 유신철폐 민주회복을 요구하는 항쟁 파동을 일으킬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되면 4.19때 자유당처럼 이정부는 무너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휴전선의 불안도 고조되어 안보역시 불안합니다. 수습하는 길은 계엄령을 빨리 선포해야 합니다. 개미새끼 한 마리 꼼짝 못하게 전국계엄령을 선포해놓습니다.

그리고 나서 각하의 유고를 수습하는 일사불란 한 정부발표를 해야 합니다. 유신을 철폐하고 민주헌법으로 복귀시켜야 합니다. 박정희대통령각하가 없는데 유신헌법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신헌법은 박정희대통령 한분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국민들도 정부를 믿을 것입니다. 자유민주사회로 복귀하기 때문에 모두가 좋아하면서 정국은 안정을 찾게 될 것입니다.”

궁정동의 총소리는 10분 안에 모든 걸 종결지었다. 대통령 차지철 그리고 안가를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이 살해당함으로 막이 내렸다. 그러나 육본지하 벙커는 4시간이 지나도록 해결이 안 났다. 처음에는 김재규의 기세에 눌린 김계원이 김재규편에 서는게 분명했다. 우왕좌왕 눈치만 보는 국무위원들에게 김계원은 차지철을 밀어내는 말을 흘렸다.

항상 차지철이 문제야....”

거기에 정승화가 힘을 보탰다. 수도권의 사단장들과 삼군 참모총장들도 정승화의 호출에 순종했다. 겁이 난 국무위원들은 도망갔는지 피했는지 참석수가 반도 안됐다. 최규하 국무총리도 김재규에게 보고할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져갔다. 그러면서 의문이 일었다.

맨 먼저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건 정승화와 김계원이었다. 10분 안에 대통령과 경호실장을 쏴 죽이고 경호원들을 사살하는 걸 보고 그들은 놀랐다. 청와대 경호원들은 경호처장 정인형이 이끄는 최정예 사수들이기 때문이다. 사전에 어마어마하게 준비된 치밀하고 완벽한 작전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4시간 후에 보니 그게 아니었다. 거사에 참가한 병력이 너무 시시했다. 지휘관급은 김재규부장 박선호대령 박흥주대령뿐이고 4명의 졸병이 전부였다. 필마단기도 유분수이지. 그 숫자를 갖고는 천하의 항우나 제갈량도 성공하지 못한다.

 

 

18.jpg
전두환의 12.12를 반란으로 규정한 정승화 1986년 모습 <이미지=유투브>

 

<계속>

 

* '김재규 복권소설'의 소설같은 사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lks&wr_id=3

 

* 등촌이계선목사는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했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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