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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 이계선목사(6285959@hanmail.net).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 은퇴후 뉴욕 Far Rockaway에서 ‘돌섬통신’을 쓰며 소일.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외 다수. ‘등촌의 사랑방이야기’는 고담준론(高談浚論)이 아닙니다. 칠십 노인이 된 등촌이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로변잡담(爐邊雜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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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어때서요?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2-05-24 (목) 08:39:26

6.25가 다가오자 통일론이 들끓기 시작합니다. 교포사회에서도 여기저기서 통일세미나가 열립니다. 6.25는 통일의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삼팔선을 무너뜨리고 破竹之勢(파죽지세)로 남하한 북한군은 순식간에 남한을 거의 점령해버렸습니다.

마지막 堡壘(보루) 부산이 포위당한 남한의 운명은 독안에 든 쥐 꼴이 됐습니다. 그런데 絶體絶命절체절명의 순간에 맥아더의 미군이 달려와 위기일발에서 남한을 구해냈습니다. 다 잡았던 적화통일을 놓친 북한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미 제국주의자들이 다 된밥에 재를 뿌리는 바람에 때문에 통일을 놓쳐버렸구나!”

그건 남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침한 북한군을 물리치고 승승장구 북진하던 유엔군과 국군은 드디어 압록강까지 올라갔습니다. 80이 넘은 이승만대통령은 국군병사가 떠다 바친 압록강 물을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이장군의 장부가를 불렀을 법 하지요.

“아! 꿈에도 그리던 통일이 목전에 왔구나. ‘白頭山石磨刀盡 豆滿江水飮馬無 男兒二十未平國

後世誰稱大丈夫‘ 20대의 남이장군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원통하게 죽은 민족의 한을 나 이승만이 80대에 이루는구나. 하하하하”

그런데 대통령의 너털웃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중공군이 쳐들어 왔습니다. 압록강을 넘어 물밀듯이 몰려오는 중공군의 人海戰術(인해전술) 앞에 미군은 후퇴해야 했습니다. 남한 역시 다잡았던 통일을 놓쳐버린 것입니다. 그때부터 남한은 중공을, 북한은 미국을 욕합니다. 통일의 방해꾼으로 말입니다. 북한이 미국을 욕하는 건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남한에서도 미국을 욕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통일운동가들이 그렇지요. 이민 와서 미국정부의 덕으로 사는 교포들 중에도 미국을 욕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미국을 욕해야 통일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얼마 전에 재미 통일꾼이 보낸 반미(反美) 메일을 받았습니다. 읽는데 전향한 빨갱이처럼 내 얼굴이 뜨거웠습니다. 젊은 시절 나도 철저한 반미주의자였기 때문입니다. 신학교 다닐 때 선교사들이 싫었습니다. 양키 행세를 하는 점령군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7인승 자가용을 몰고 다녔습니다. 새나라 택시보다 크고 멋져보였지요. 지금 생각해 보니 미국에서 흔하게 보는 도요타 왜건입니다.

선교사들은 파란 잔디위에 하얀 저택을 짓고 살았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보는 중산층 패밀리 하우스입니다. 그들은 넓은 거실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쿠키와 거피를 즐겼습니다. 한국인 요리사와 한국인 잡부를 부리고 있었지요. 50년 전에 그걸 봤으니 천국에서 내려온 점령군처럼 보였겠지요.

그때는 미국에서 오는 선교비로 교회당을 건축했습니다. 농촌목회자들의 월급은 선교비에서 나왔습니다. 한국목사님들은 미국선교사님을 일제시대의 일본총독 각하 대하듯 했습니다.

신학교에서 매일 서너 시간씩 선교사 강의가 있었습니다. 통역으로 듣는 영어강의입니다.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지요. 난 선교사가 미워서 시간마다 골치가 아팠습니다. 영어원서를 꽤 읽었는데 그때 선교사를 호감으로 받아드렸다면 회화실력이 크게 늘었을 겁니다.

미국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 서울시민들이 몰려나와 메시아처럼 열광했지요. 한국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앞에서 쩔쩔맸습니다. 보기 싫었습니다. 난 반미골수였으니까요.

24년 전 미국이민 왔을 때도 그랬습니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살았습니다. 된장찌개를 끓이면 백인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달려왔습니다. 몬도가네를 먹고사는 야만족 취급을 했지요.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올랐지만 남미나 이태리 이민자들처럼 자동차에다 태극기를 달고 시내를 질주하지 못했습니다. 테러 당할까봐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한인밀집지역 후러싱 말고는 모두 그랬습니다.

 

그런데 모국의 국력이 자라나자 인심이 달라졌습니다. 친정이 잘살면 호랑이시아버지 여우올케가 어린양이 돼버린답니다. 현대차가 미국거리를 질주하고 삼성TV가 미국 안방을 점령하자 확 달라졌습니다. 아파트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면 냄새를 맡고 달려와 코리언 김치찌개 넘버원! 을 외쳐줍니다. 한국대통령은 당당하게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종속관계에서 수평관계로 이동했습니다.

나는 은퇴 후에 미국교회에 나갑니다. 미국인들은 우리부부를 천사처럼 대해줍니다. 세계에서 교회가 가장 부흥된 나라에서 온 크리스챤이라 칙사대우를 해주는 거지요. 한국을 아주 부럽게 봅니다.

이렇게 되니까 내 눈이 제대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 제대로 보이는 거예요. 미국은 좋은 나라입니다. 창세 이후 미국처럼 인류에게 큰 공헌을 한 나라가 없습니다. 1차 2차 대전에서 미국은 두 번씩이나 세계를 구했습니다.

지구의 5분의 3이 공산화 됐을 때 미국이 자유세계를 막아냈습니다. 미국이 없었더라면 지금 50억 인류는 공산독재의 노예가 돼 있을 것입니다. 미국 때문에 공산주의가 지구상에서 滅裂(멸렬)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보편화되게 한 게 미국입니다. 기독교선교는 말할 것도 없구요.

 

미국처럼 인류에게 삶의 질을 높여준 나라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전기 라디오 전화 냉장고 티브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게 미국입니다. 자동차와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해준 것도 미국입니다.

미국이 어때서요?

한반도의 남북분단을 미국책임으로 돌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2차 대전 때 북한은 쏘련이 남한은 미국이 점령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힘으로 일본을 이길 수 없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건 독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과 쏘련이 서독과 동독으로 갈라놓았습니다. 그러나 분단장벽을 허물고 하나로 통일시키는 건 독일인의 몫이었습니다. 서독의 빌리 브란트 정부는 동방정책을 펴서 햇볕정책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퍼준 것의 20배를 동독에게 퍼줬답니다. 그래도 서독국민들은 그 돈으로 동독이 핵을 만들었느니 무기를 사들였느니 시비하지 안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정부가 북한에 너무 퍼줬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을 도와준 나라를 액수대로 알아보니 1위 중국 2위 한국 3위 일본 4위 미국이었습니다. 이민족 중국도 우리보다 더 많이 퍼줬는데 동족인 우리가 왜 안 도와줍니까? 햇볕정책으로 퍼준 돈으로 핵을 만들었다고 김대중정부를 욕합니다. 그렇다면 더 많이 도와준 중국에는 왜 끽소리도 못합니까?

미국이 어때서요?

 

우리는 미국에서 살면서 배울게 있습니다. 200여 민족이 모여서 위대한 합중국을 만든 USA의 유나이티드 정신을 배워야 합니다. 그게 통일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국의 분단 책임은 미쏘도 아니고 일본도 아닙니다. 분열을 좋아하는 민족성위에 하늘이 내린 業報(업보)일 뿐입니다. 단결하는 독일인, 연합하는 미국정신을 배워야 합니다. 영어는 못 배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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