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맞은 것처럼..이혼가정 아이들
by 최윤희 | 10.07.18 03:23
 

학교에서 문제아로 떠오르는 아이들의 가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모가 이혼(離婚)이나 별거(別居)를 하거나 아니면 어떤 이유로 양 쪽 부모 중 어머니 혹은 아버지와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를 보고 싶을 때 언제라도 만날 수 있으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에는 부부가 각자 다른 배우자와 재혼이나 재결합을 하므로 자녀가 아빠나 엄마를 보고 싶어도 새엄마나 새아빠의 눈치를 보느라고 마음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연락이 불가능 할 때도 있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부모가 시키는대로 순종하던 아이들도 중학교에 들어와서 사춘기(思春期)를 겪노라면 집에서 발산 할 수 없는 모든 불만과 스트레스를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해소하려고 한다.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고 무단결석과 조퇴, 수업시간에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기도 하고 웃기는 얘기와 남의 주의를 끄는 욕설이나 교사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임으로 동급생 친구들에게 어리석은 인정을 받으려고도 한다.

문제 학생들과 대화를 해보면 처음에는 입을 잘 열지 않다가도 학교 다니면서 여러가지로 힘들지? 하고 따뜻한 말로 위로하면 금세 눈물을 펑펑 흘리며 마음을 연다.

가정 사정을 물어 보면 속에 있던 모든 설움이 묻어나온다. 가정이 깨진 것이 자기 잘못인 것 같다는 아이도 있고 부모의 헤어짐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부모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 하다가 봇물 터지듯 맺힌 슬픔이 폭발한다.

어떤 아이들은 하도 서럽게 울어서 나도 눈물나는 것을 꾹 참는 경우도 있다. 처절하게 가정이 깨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부모들의 결정에 의해서 환경이 바뀌며 그 후유증을 온 몸으로 겪는 아이들. 화살 맞은 동물처럼 상처를 감추고 문제아로 포장해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나 또한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아무리 남편과 아내와 문제가 있더라도 이혼은 하지 말자. 대화가 안 되면 부부싸움을 해서라도 마음속에 깊이 박힌 불만과 어려움을 나누고 가정을 지키자. 아내와 남편을 성인이 되어서 사랑해서 결혼 한 타인이라기보다 어려서부터 피를 내 친형제와 같이 생각하자.

자녀를 통해서 이어진 가족이라 남으로 돌아 서기에는 너무 가깝고 힘들지만 때로는 미워하는 그런 배우자 아닌가. 이미 자녀가 태어난 후에는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는 혈육으로 이어지는 사이 아닌가.

이해하고 용서하고 격려하고 도와서 가정이 깨지는 것과 자녀들에게 평생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결심할 수는 없을까. 나도 평소 부부싸움 하면서 극도로 분노했을 때 가끔 하던 이혼하자는 말도 절대 안 하게 됐다.

한번 빗나간 자녀는 금세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랜 시간 방황과 혼란을 겪고 결석과 낙제, 싸움 등 여러 악순환을 거쳐 제 자리로 돌아오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물론 이중에는 뒤늦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아픔을 딛고 일어나 인생 지각생이지만 나중에 청소년들을 위해 봉사하는 좋은 선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녀들의 성장기에 부모에게 받아야할 사랑과 보호와 격려와 꾸중을 받지 못하면 자기를 귀중히 여기고 학업에 충실하기 보다는 유혹에 빠져 중요한 청소년기를 허비하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 버린 경우도 많다.

 

가정은 울타리다. 그 울타리를 헐어 버리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 아무리 나쁜 친구와 폭력과 범죄나 모든 유혹이 와도 가정이라는 사랑의 울타리 안에 있으면 그 사랑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부모가 타이르면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혼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된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후에는 더욱 복잡한 문제로 이혼전보다 더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금 위기에 처한 가정이 있다면 자녀들이 사랑하는 아빠와 엄마가 다시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눈물로 얼룩진 편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뉴스로 PC버전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