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날개 잃은 반기문의 한국대선 도전
by 김원일 | 17.01.13 00:03

반기문이 12일 귀국 일성으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반기문은 이전까지 한번도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었지만 동시에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명시적으로 밝힌 바도 없었다.

   

이도 저도 아닌 ‘반반(半半•潘半)스타일’ 덕분인지 그는 유엔사무종장 재임 시에 여야 한국정치권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 왔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한국에서 실시되곤 했던 대통령후보자 지지여론조사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1위를 차지해왔다. 많은 사람들은 만일 작년 10월에 한국에서 이른바 최순실게이트에 이어진 촛불시위가 발화되지 않았다면 반기문이 무난히 여권의 대통령후보로 영입되었을 것이고 당선가능성도 매우 높았으리라고 예측해왔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초유의 최순실 게이트는 국민들의 민주주의회복에 대한 요구를 폭발적으로 촉발하였다. 그리고 촛불혁명이라는 거대한 태풍이 불어 닥쳐 기존의 한국정치구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반기문으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돌발적인 정치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는 ‘친미’와 ‘친박’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국민대중의 지지라는 바람을 타고 비교적 쉽게 유엔에서 청와대로 곧바로 날아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가졌다고 믿었던 두 날개 중 친박으로 대변되는 정치세력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크게 꺾였다. 그리고 다른 쪽 날개인 미국이라는 배경도 한국에서 이어지는 촛불시위, 그리고 트럼프 당선과 함께 반기문에 대한 기대를 접고 등을 돌린게 아니냐는 조짐이 보인다. 반기문의 금의환향(?)에 마치 찬물을 끼얹듯 귀국 직전 뉴욕 법원이 반기문의 친동생과 조카를 뇌물사기죄로 기소한 사실은 그저 오비이락(烏飛梨落)인 것일까.

 

그 동안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위명(威名)에 눈이 멀어 반기문에 대해 묻지마 식 지지를 보내오던 적지 않은 한국민들도 반기문이 사무총장 재임 시에 세계평화를 위해서건 한반도의 화해와 안녕을 위해서건 거의 역할을 한 것이 없었다는 것을 국내외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 깨달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부독재시절 미국에 체류해 있던 김대중대통령의 동향을 살피고 보고한 사실, 한일간에 위안부문제 합의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환영한 사실.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에 적극 찬성한 사실 등을 통해서 반기문의 실체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반기문은 이른바 ‘기름장어’라는 별칭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유신시대에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군부독재시대와 민주정부시대에 구애 받지 않고 한결같이 양지만을 밟으면서 외무관료로서 출세가도를 꾸준히 달려왔다.

 

물론 이런 삶의 궤적(軌跡)은 한국의 일반 고위관료들이 시대의 요구와 변화에 상관없이 어떤 성격의 정부에서나 잘 적응하고 살아온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반기문만을 특별히 탓할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반기문은 타고난 운이 좋아 노무현정부와 한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유엔사무총장이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그는 유엔의 수장이 된 다음에도 미국 등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당면한 한반도 문제와 산적했던 국제 문제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자기 목소리를 전혀 내지 못한 채 자리만 보전하다가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이렇듯이 반기문은 지난 70평생을 자신의 주관과 원칙이 없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양지만을 밟으며 큰 탈 없는 관료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지금 큰 국난에 빠져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한국에서 시급히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만한 정치사회적 역량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금은 그가 의지해 왔던 친박과 친미라는 양 날개가 꺾였고, 국민의 지지라는 바람도 잦아드는 형국에 처해 있다. 그런 그가 지금껏 맞닥뜨려보지 못한 대통령선거라는 거칠고 험한 바다를 헤치고 나갈만한 용기와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도 어려움이 많다.

 

필자는 반기문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한국의 여야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눈치를 살피며 계속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행보를 반복하다가 제풀에 꺾여서 꾸어오던 허망한 용꿈을 깨게 될 날이 그리 머지않았을 것으로 판단한다.

 


Secretary-General Ban Ki-moon honours the tradition of rubbing the nose on a statue of Abraham Lincoln, sixteenth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while visiting his tomb at Oak Ridge Cemetery in Springfield, Illinoi.jpg
지난해 12월 링컨상의 코를 만지며 행운을 기원하는 반총장

 
by 이흥노 2017.05.13 03:59
반기문에 대한 평가는 여과없이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기술됐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전적으로 동감일 뿐 아니라 적극 지지하는 바 입니다. 반기문은 사실상 박근혜와 막후 뒷거래로 박근혜의 뒤를 이어 권력을 인계하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추잡한 내통이 있었다고 봐도 무리한 말이 아닐 성 싶지요. 물론 미국이 뒤에서 밀고 있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지요.
미국의 한국 대선 관심사는 누가 지도자가 되던 친미보우우익이면 만족하지요. 그러나 지난 4.14총선 직후 새누리 친미반북반통일 대선 잠용들이 모조리 거덜났지요. 그래서 반기문이 더욱 미국의 지지와 지원을 받았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지요. 반씨는 총선 직후 근 3주를 서울에서 보내지요. 이것은 국제문제로 골머리를 싸매고 해결해야 할 책임자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여행이지요. 그는 김종필을 만나는 가 하면 새누리 지도부 인사들과 어울려 대선준비를 착실히 벌리고 유엔으로 돌아갔지요. 보수언론에 힘입어 여전히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여론조사 발표가 나왔지요.
그러나 유례없는 새누리 정권의 부정 부패에 쌓이고 쌓인 백성들의 분노는 급기야 촛불시위로 나타났고 1700만 촛불이 광장을 누비게 됐지요. 눈치는 빨라서 일찌감치 대선꿈을 접은 것은 아주 평가될만한 일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은 새누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중도보수, 즉 제3지대라는 망칙한 꼼수를 가지고 유권자의 눈을 속이려 한 것은 용서하기어려운 변신이지요. 누가 뭐래도 그는 박근혜 사람이고 친미반북우익이라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지요. 차라리 새누리의 깃발을 내걸고 끝까지 사투를 했다면 아마 홍준표 보다는 더 많은 지지를 받아 문재인 후보와 한판 승부를 겨뤄볼 수 있었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기문이 집권한다면 박근혜의 연장이고 미국의 51개주로 편입될 정도의 예속으로 빠져들었을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그래서 촛불은 위대하다고 하는 것이지요. 이런 미국의 애견을 걷어차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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