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특히 유능한 변호사가 많기로 유명한 뉴욕에서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소환장(召喚狀)을 받게 된다. 이 중에는 교통법규위반 같이 벌금만 내면 되는 것도 있고 배상을 해달라며 민사소송청구를 하여 법정에 가야 하는 것도 있다. 그 중에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교통사고시 상대방이 다쳤다고 소환장을 받는 경우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소한 것도 쉽게 소송으로 끌고 가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상적인 소송이 아닌 불법적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소송으로 피해를 보는 직접적인 비용이 지난 2004년만 해도 2,6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것을 미국민 한 사람당 나누어 계산해 본다면 886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바꾸어 말한다면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평균적으로 한 해에 소송에 따른 비용과 배상에 886 달러씩 낭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이 돈은 직접적인 비용만 계산한 것이고 간접적인 비용 역시 엄청나다는 것을 우리는 잘 모르고 지낸다.
간접적인 비용이란 우리가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 덧붙여지는 가격을 말한다. 공장이나 혹은 상점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하자(瑕疵)나 결함(缺陷)으로 인한 배상을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져야 하므로 그 비용을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마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분은 누구나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에 대비한 배상책임보험(Liability Insurance)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모든 소비자들은 싫든 좋든 많은 문제들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데 익숙해지고 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더욱 많은 배상책임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 보험료에는 보험 회사에서 소송에 필요한 모든 법률적인 절차와 이 일을 대행하는 변호사 수임료와 판결 후에 배상해야 하는 보험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모든 금액이 포함 된다. 따라서 더욱 늘어가기만 하는 소송에 따른 모든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이 나누어 자신도 모르게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보험이 필요한 이유가 그런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런 소송도 하지 않고 배상도 받지 못하고 지내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80년대부터 많은 주정부에서는 지금도 흔히 발생하는 불법적인 배상청구를 막기 위한 미국 국내의 배상책임체계의 기본이 되고 있는 법률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불법적인 배상청구 행위를 함으로서 많은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적으로 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교통사고로 인한 고통(Pain & Suffering)에 대한 보상을 바라는 것인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리고 의료적인 과실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상대로 한 소송도 종종 볼 수 있다.
병원이나 의사는 이러한 것을 대비하여 의료배상책임보험(Medical Malpractice Liability)에 가입해야 한다. 이러한 보험에 가입하는 비용이 상승되어 결국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용도 많아지게 되므로 결국 이 모든 것이 환자들을 비롯한 보험 가입자 각 개인 몫이 되고 만다.
그래서 많은 주 정부에서 이러한 의료 사고에서 소송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선을 긋고 제한하기 위해 법률 제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하이오 주에서는 이렇게 제한하는 법률이 일반 시민이 배심원 재판(Jury Trial)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시킬 수 있다고 해서 법률 제정을 다시 뒤엎어버린 경우도 있다.
워싱턴 주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어떤 의료적인 과실을 하였을 경우 환자에게 직접 사과(Apologize) 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사과가 법정에서도 의사에게 잘못을 자인한 것으로 되어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못하도록 하여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 올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집단적으로 피해 사례를 모아 집단소송(Class Action Lawsuit)을 제기 하는 것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이런 케이스로는 담배나 석면(Asbestos) 또는 규소(Silica)에 의한 피해 등을 배상 달라는 소송 등이 있다.
지난 2006년 9월에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연방법원 판사인 잭 와인스타인(Jack Weinstein)에 의해 라이트(Light)라고 이름 붙여 판 담배회사가 기만적인 속임수로 판촉 활동을 해왔었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이는 라이트라고 붙여진 담배가 레귤러(Regular)라고 이름 붙여진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선전해 온 것인데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 때문에 담배를 피움으로 말미암아 개인적인 건강 문제를 가져왔다고 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제한하려고 제정하는 법률과는 상충되게 되었다. 이 소송은 현재 2,00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연방정부의 Federal Anti-fraud Law까지 적용된다면 아마도 현재 요구하는 금액의 세배에 가까운 배상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기는 억울한 일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사소한 것까지 무조건 소송으로 가다보면 자신이 결국 그 비용을 분담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