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겨울을 연상하면 꼭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락크펠러 센터를 밝히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1931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79년째를 맞는 락크펠러 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點燈式)은 지난 11월 30일에 거행되었다. 이 행사는 전 세계 주요 방송으로 중계됐고 뉴욕시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연말연시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잘 알려졌다.
참고로 락크펠러 센터는 맨하튼 47가와 50가 그리고 5 애비뉴와 7 애비뉴를 차지한 거대한 건물들이다. 건물 자체가 미국 역사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由緖) 깊은 건물이다. 한국에선 록펠러 센터로 부르지만 정확한 발음은 ‘락크펠러(Rockefeller)가 맞다.
11월 마지막 주나 12월 첫째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성대히 진행되며 정치인, 유명 인사,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하는 큰 행사이다. 특히 락크펠러 센터의 한 부속 건물인 라디오 시티 뮤직홀의 무용단인 로켓 (Rockettes)의 화려한 공연과 아이스스케이팅 시범도 빼놓을 수 없는 단골 레파토리이다.
한번 점등된 크리스마스 트리는 1월 중순까지 맨하튼 야경을 빛내는 뉴욕의 또 다른 아이콘으로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 글에서는 이 행사에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몇 가지 재미난 사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어디서 이렇게 거대한 나무를 구해오는 것일까?
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기본적으로 노르웨이 스프러스라는 소나무과의 한 종류로 한정돼 있다. 크기는 최소 65 feet tall and 35 feet wide 여야 한다.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 이 소나무는 락크펠러 센터가 요구하는 70 feets(약 20m)까지 자라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일반 가정 정원에서 가꾼 나무를 희사 받는데 이 나무를 증정하는 사람들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는 것도 매우 특이한 사실이다. 이런 웅장하고 아름다운 나무는 매우 드물어 매년 락크펠러 센터에서는 전문가들이 미국 동북부는 물론 캐나다 일원까지 찾아다닌다고 한다. 물론 자신들의 나무를 자진 등록하는 웹사이트도 있다.
올해 나무 증정 가족의 예를 들어 보자.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매호팩 타운(Mahopac, NY)에 거주하는 38세 피터 액튼(Peter Acton)씨가 나무를 증정했다. 높이가 74 피트 폭이 40 피트 무게가 1만 8천 파운드(거의 9톤)에 달하는 거대한 나무인데 그의 증조부가 1930년대에 언젠가 락크펠러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기를 염원하면서 식수(植樹) 했다고 한다.
말이 쉽지 80 여 년간을 자신의 정원에서 기르고 또 이를 아무런 조건 없이 기부하는 과정이 미국인의 정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올해 나무를 기증한 피터 액튼 씨는 9·11 사태 때 사고 현장에 최초로 도착한 소방수 출신이라는데서 의미가 더 깊다.
그러면 이 크리스머스 트리를 치장하는 장식품에 대해 살펴보자. 모두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예가, 예술가 등 전문인들의 작품이라고 한다. 한 예로 나무 꼭대기에 위치한 별은 독일 예술가 마이클 해머스의 작품으로 스발로프스키 스타로 알려져 있다.(Swarovski Star was created by the German artist Michael Hammers)
이 나무를 치장하는 전등의 규모도 어마어마해서 3만개의 개별 전구와 이를 연결하는 전선의 길이가 무려 5마일, 8km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의 전등은 친환경 제품인 LED 전등을 사용했다.
이렇게 맨하튼의 야경을 화려하게 밝힌 락크펠러 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마지막 가는 과정은 더욱 아름답다. 1월 중순 트리가 철거되면 가난한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풀뿌리 운동 단체인 Habitat for Humanity 에 기증되어 집을 짓는 기초 자재로 나무로서 가장 아름다운 수생(樹生)을 마감하기때문이다.
뉴요커들은 물론, 연말연시 뉴욕을 찾는 분들은 진정한 미국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번 겨울에 꼭 한번 느껴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