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묘 1
by 황룡 | 20.12.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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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묘 1

 

호수의 아침

은빛 더욱 명징 (明澄)한데

참나무 끝 겨우살이

겨우내 기생해야 겨우 살고

해거름, 능선의 나무들

줄 지어 산책 (山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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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묘 2

 

한여름, 그땐 쳐다보지도

못하게 하더니

풀죽은 햇살

이젠 눈도 맞출 만 하구나

너도 춥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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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묘 3

 

못은 얼고 마른 꽃 표정이 굳었다

그늘진 허공으로 빛이 들고

양지바른 물 여가리엔

산동백 꽃망울 살이 오른다

준비 없이 오는 봄은 없다

마른 꽃 다시 피어날 봄날을 위해

자연도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여가리 : 할머니가 쓰시던 말로 가장자리, 언저리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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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묘 4

 

산길 걷다 보니

도토리 한 알 싹을 틔웠네

하필 낙엽 위에서

저 껍질 깨고 나오느라

얼마나 애썼을까

온몸이 말라 가네

이름이 '공수처'일까 봐

얼른 묻어주었네

 

 

겨울 소묘 5

첫 눈,
하루 종일 내리면
좋겠다...
코시키도,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게...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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