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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무덤(허광)’ 장기풍은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으로 15년 간 재직 후 은퇴하여 지금은 방랑여행과 글쓰기로 소일하고 있다. 미국 46개주와 캐나다 10개주 멕시코 쿠바 에콰도르 및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배낭여행했다. 특히 원주민지역 문화와 생활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봄에 70일간 조국을 배낭여행했고 2017년 가을엔 45일간 울릉도와 남해안 도서를 배낭여행했다.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의 화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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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슬픈 부활’

벗님들께 보내는 일곱번째 편지
글쓴이 : 빈 무덤 날짜 : 2020-04-19 (일) 06:54:53

 

사랑하고 존경하는 벗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직도 환청(幻聽) 속에 들리는 예수 부활하셨네 알렐루야부활성가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6주기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뉴욕동포들이 추도식을 했지만 올해는 각자 같은 시간에 묵념(默念)하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은 참으로 슬픈 부활축제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치 인간들의 부활축제를 조롱하듯 코로나 바이러스의 뉴욕 축제는 지금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 3분의1에 불과한 뉴욕주 공식 확진자는 16214천명을 넘었고 검사도 못 받고 집에 누워있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환자들은 최대 10배를 넘을 것이라는 의사들의 이야기입니다. 뉴욕주 사망자도 12천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제가 사는 롱아일랜드 낫소 카운티 인구는 135만입니다. 면적은 서울의 2배지만 농장과 골프장이 흩어진 외곽의 시골 카운티입니다. 저의 마을은 인도, 중국, 한국인, 백인과 흑인들이 공존하는 구역입니다. 부자동네와 서민동네가 구분된 이 작은 인구 카운티 코로나 환자가 27천 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1,300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나마도 코로나 검사 미실시자로 자택격리 중 사망한 3,700여명은 숫자에서 제외된 것입니다. 이제는 반가운 이웃과도 멀리서 손만 흔들고 인사도 하지 못합니다. 단골로 다니던 세븐 일레븐, 던킨 도너스, 델리가게는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한국마켓도 연이어 환자가 발생하자 열흘 째 휴업 중입니다. 특히 양로원, 요양원 집단발병으로 노인들이 많이 사망했습니다. 한 요양원에서는 한인노인 15명이 집단 사망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설상가상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주지사 사이의 의견대립도 심각합니다. 최근 며칠 급증하던 확진자가 약간 줄자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는 악영향을 우려 증권시장 폭락과 경제공황을 막기 위해 5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이고 주지사와 전문가들은 무슨 소리냐고 펄쩍뛰고 있습니다. 연방국가 미국에서 주민들의 외출을 통제할 권리는 주지사에게 있습니다.

 

트럼프가 주지사의 권한을 뛰어넘어 고집을 피우는 것입니다. 주지사들이 월권(越權)이라고 항의하는 이유입니다. 트럼프에게 코로나의 성공적 대처로 총선에서 압승한 문재인 정부의 교훈을 들려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트럼프는 사업가답게 모든 것을 돈과 표로 연결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전쟁 중에도 많은 미담(美談)이 생겨납니다. 뉴욕 한인사회도 힘을 합쳐 코로나를 물리치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입니다. 여러 개인과 한인단체들이 코로나로 집에 갇혀 식료품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과 노인들을 위해 식료품을 대신 구입해주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와중에 노동하고 주급도 못 받는 서류미비 이민자들은 정부의 생활보조금 혜택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당장 생계가 막막합니다.


사본 -뉴스로TV 플러싱.jpg

 

또 곳곳에서 마스크 보내기 운동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국여성과 결혼한 미국남편이 아내를 따라 재봉틀을 배워 마스크를 손수 만드는 장면도 보도되었습니다. 한인상대로 영업하는 보험회사와 기업들도 성금을 보내옵니다. 이번 주부터는 미국정부에서 지급하는 긴급지원 자금이 입금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부부의 경우 2,400불이 나옵니다. 아직 수령하지는 못했지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신교에서도 아주 작은 교회들이 봉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학건물 지하에서 소수의 신자들과 예배드리는 어느 작은 교회 목사는 노동으로 번 돈으로 더 가난한 사람을 위해 드러내지 않고 봉사하고 있으며, 나눔의 집 등에서 사역하는 이들도 왼 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숨어서 어려움에 빠진 이웃들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서 "의인 열 사람이 있어도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야훼 하느님의 약속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러한 착한 사마리아인들의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이 큰 폭풍으로 변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몽땅 날려 보내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0416

뉴욕에서 장기풍 드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빈 무덤의 배낭여행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b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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