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세계필진
·김원일의 모스크바 뉴스 (52)
·김응주의 일본속 거듭나기 (7)
·배영훈의 인도차이나통신 (1)
·빈무덤의 배낭여행기 (71)
·쌈낭의 알로 메콩강 (31)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45)
·이홍천의 일본통신 (4)
·장의수의 지구마을 둘러보기 (24)
·제홍태의 발칸반도에서 (14)
·최경자의 남아공통신 (65)
·황선국 시인의 몽골이야기 (15)
빈무덤의 배낭여행기
‘빈무덤(허광)’ 장기풍은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으로 15년 간 재직 후 은퇴하여 지금은 방랑여행과 글쓰기로 소일하고 있다. 미국 46개주와 캐나다 10개주 멕시코 쿠바 에콰도르 및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배낭여행했다. 특히 원주민지역 문화와 생활상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봄에 70일간 조국을 배낭여행했고 2017년 가을엔 45일간 울릉도와 남해안 도서를 배낭여행했다. 조국의 평화통일과 민족의 화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총 게시물 71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욕에서 벗님들께 보내는 편지

글쓴이 : 장기풍 날짜 : 2020-06-02 (화) 11:07:22

     

벗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성령강림대축일이지만 교회는 여전히 굳게 닫혀있습니다. 뉴욕주는 지난 27일부터 제가 사는 롱아일랜드와 시골타운부터 비즈니스 영업제한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극장, 교회, 도서관, 놀이터 등 다중이용 시설은 제외했습니다.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많은 미국의 주와 여러 나라가 영업제한 해제로 2차 확산을 가져왔다며 다양한 업종별 특성에 맞도록 방역대책을 설명했습니다. 자상한 시어머니 잔소리처럼 들리는 주지사의 브리핑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또 인구밀집지역 맨하튼이 포함된 뉴욕시 5개 보로는 68일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의 코로나 집계방식은 확진자보다 사망자 수를 우선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더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증세가 가볍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가는 무증상 코로나 감염자가 훨씬 많은 상황에서 확진자 수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코로나검사로 집계된 확진자는 인구의 2%에 가까운 37만 명이지만 항체검사로 나타난 면역력 보유자 즉 코로나를 거쳐 간 사람은 인구의 15% 정도로 추산됩니다. 하루 7백 명이 넘던 뉴욕주 사망자 수는 최근 6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한창 때 10분의 1수준이지만 뉴욕주 인구가 우리니라의 3분의 1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 60명도 엄청나게 많은 것입니다.


IMG_0508.jpg

      

그럼에도 뉴욕주는 차츰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그것은 교통량 증가와 고속도로 순찰차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시내 고속도로는 무법천지에 가까웠습니다. 많은 경찰이 코로나에 감염된 탓으로 순찰차를 찾아보기도 어려웠습니다. 거의 모든 차들이 제한속도를 무시하고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따라서 차량사고도 대부분 대형사고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순찰차 단속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묘지들도 차츰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사회가 정상을 회복하는 모습입니다. 시민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상점이나 심지어 해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아들 손주를 보러가기도 아직까지는 마음에 꺼림칙합니다. 손주들 재롱도 카톡 영상으로 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530일 로마시간에 맞춰 전 세계 신자들이 함께 코로나 종식을 지향하는 묵주기도(黙珠祈禱)를 바치자고 했지만 한 장소에 모여 기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저는 시간에 맞춰 인근 공원 숲길을 걸으며 동참했습니다. 언제 교회가 문을 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점찍어 둔 외딴 해변을 성당삼아 기도하며 걸었습니다. 그곳에는 미국의 보호종인 말굽게(Horseshoe crab)가 지천으로 깔려 있었습니다. 일명 투구게라고 불리는 말굽게는 수명도 4~50년이나 되는 바다의 무법자입니다. 고대부터 거의 진화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말굽게를 불법채취하면 마리 당 1만 달러 벌금이라고 합니다. 의학실험용으로 잡은 것도 필요한 파란색 혈액만 채취하고 다시 놓아준다고 합니다. 작은 냄비 뚜껑 같은 크기에 6쌍의 다리가 있어 보기에 징그럽습니다.

 

저는 해변에서 몸이 뒤집혀 버둥거리는 말굽게 여러 마리를 바닷물에 풀어주었습니다. 모래에 파묻힌 말굽게를 찾아 꺼내주는데 잠시 물에 들어갔던 놈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신기해 집에서 검색해보니 제가 무식했습니다. 말굽게들은 암놈이 모래 속에 알을 낳고 숫놈은 그곳에 사정해 산란시키는 것입니다. 제가 생명에 대한 선행이랍시고 한 행동이 모두 그들의 번식(繁殖)을 훼방(毁謗)한 셈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입니다. 저의 주관적인 선행이 경우에 따라 악행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아무튼 요즘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의 매일 찾게 되는 해변과 숲은 저의 인생에 훌륭한 스승입니다. 벗님 여러분 다시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20531

뉴욕에서 장기풍 드림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USA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