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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고 사라지고..연속된 소동

글쓴이 : 최경자 날짜 : 2012-12-26 (수) 07:26:14

 

그렇게 기분 좋게 시작한 대회였건만 언짢은 사고가 생겼다. 얌전한 남자 아이도 남자는 남자인 것 같다. 정말이지 어른들의 말씀에 틀린 것이 없다. 딸만 둘 키우다가 늦게 얻은 아들인데., 확실히 남자아이는 어디를 가도 표가 난다.

 


 

첫날, 멀리서 누군가의 등에 엎혀 오는 아이가 우리 아이 같기도 하고 남의 아이 같기도 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얼굴과 유니폼에 온통 피가 묻어 있고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된 모습이다.

 

거기에 걷지도 못해 엎힌 채 오고 있으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하얗게 질린 나의 모습에 매니저들이 도리어 놀래면서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대체 무슨 일이냐?”는 물음에도 아무 대꾸가 없다.

 

그저 하는 말이 애들끼리 놀다가 그랬는데., 큰 사고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속이 까맣게 탄 채 엎힌 상연이를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구급원들이 비상대기(非常待機) 하고 있는 방이었다.

 

이렇게 큰 행사가 열리는 곳에는 항상 응급 구조단이 있다. 그런데 아주 가볍게 소독을 해주고 대일밴드(?)로 붙이고는 치료가 끝이란다. 만신창이 된 모습을 보고 호들갑을 떨었던 내가 민망할만큼 너무 싱겁게 치료를 하니 어안이 벙벙했다.

 


▲ 상연이 왼쪽 이마에 밴드가 붙어있다. ^^

 

오후에 한 게임이 더 있지만 아직 3시간이 남아 여유가 있었다. 우선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어야 했다. 집에 도착한 상연이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중국계 5학년과 2학년 형제가 있는데 함께 놀다가 작은 아이가 화가 나서 빈 캔을 상연이에게 집어 던진 것이다. 머리에 맞았는데 그만 찢어져 피가 났다. 대체 얼마나 세게 던졌길래., 찢어져 피가 철철 흘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피로 범벅이 되면서 안경을 벗은게 화근(禍根)이었다. 잘 보이지 않은 탓에 바닥에 있었던 날카로운 이물질을 밟아서 발바닥까지 상처가 나고 말았다. 어린 상연이가 이중고, 삼중고를 치른 것이다. 그 순간 엄마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싶다. “엄마, 왜 이제 왔어?” 라고 몇 번을 말하니…, 말이다.

 

교회에서 점심식사만 하고 급히 왔는데도 상연이가 보기에는 엄마가 그렇게 무심하게 보였나 보다. 엄마를 기다리다가 오지 않으니., 중국애들과 놀다가 화를 당한 것이다., 다음에는 상연이를 더 잘 챙겨야겠다 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어쨌든, 컨디션이 좋아도 이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까..말까인데., 시합 첫날 컨디션이 저렇게 망쳐 버렸으니., 속상하기 그지없다.

 


그 작심이 며칠도 못 가서 또 사고가 났다. 대회 둘째 날이다.

 

일어나기 싫어하는 상연이를 깨워서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7시30분에 도착했다. 시종일관 자리를 지키며 상연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오늘은 단체 사진 촬영이 있다고 해서 계속 같이 동행을 하다가 사진 액자 주문을 하고 돌아 서니., 상연이가 보이지 않았다.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이 큰 건물안에서,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디로 어떻게 나갔는지., 앞으로도 뒤로도 부딪치는 것이 사람들이니., 너무 많은 사람들로 인해 상연이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UCT 스포츠센터 안에서만 이렇게 많은 방과 출입문이 많다는 것을 그 날 다 알게 된 것 같다. 넓은 스포츠센터를 수없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종종걸음치며 구석구석 찾아 보았지만.,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매스컴을 통해서 듣는 아이들 납치사건들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한 시간 이상이 흘렀을까. 사람들이 많이 빠졌는데도 상연이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눈물이 흘렀다. “상연아, 상연아” 부르면서, 무심하고 무책임하고 통제되지 않는 자식과 관리가 되지 않았던 스스로를 책망하면서 모든 서러움이 한 번에 몰려왔다.

 

방송을 하든, 뭐든 해야겠다 싶어 상연이 매니저, 스태프에게 도움을 청했다. “염려하지 말라”고, “모두 이 안에 있다”고., “분명히 다른 곳에 가서 놀고 있을거다”라며 위로를 해주면서 함께 해준 매니저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은인이 되었다. 너무 고마웠다.

 

같이 또 30분 이상을 돌아다닌끝에 상연이를 찾았을때는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와락 안아 버렸다. 다음날, 고마웠던 분들에게 초콜렛을 하나씩 드렸다.

 

알고보니 상연이는 같은 팀의 또 다른 매니저와 함께 경기를 위해서 조용한 곳에 들어가서 작전 구상과 코치를 받았다고 한다.

 


 

상연이는 항상 WP(웨스턴프로빈스 주) A팀의 NO.1 이었는데 이번에는 B팀의 NO.1이 되었다.

 

벌써, 일년이 흘렀구나. 작년 이 맘때에 상연이 아빠가 왔다. 자동차로 18시간이 걸리는 곳에 상연이를 혼자 보냈던 그 심정이 다시 살아난다. 그때는 그래도 체스 공부며 코치를 좀 받았는데 올해는 사실, 거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

 

안일했던 탓도 있고 금전적인 문제와 비즈니스까지 시작하면서 깊이 관심을 쏟지 못한 탓도 있었다. 어쨌거나, 일년이라는 세월이 또 이렇게 흘렸다. 항상 느끼지만, 외국생활에서의 일주일, 한달, 일년이 정말 짧게 느껴진다.

 

전국(全國) 대회는 그동안 항상 다른 도시에서 개최하는 바람에, 대회의 엄청난 규모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할 수가 있어서 그 장관을 보고 있노라면 가라데와 마찬가지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아니,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카메라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그래도 스마트폰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다.

 

전국대회에서 웨스턴 프로빈스(WP)는 체스팀은 단체전에서는 항상 강한데 개인전에서는 약세이다. 작년에 상연이는 1승이 부족해서 탈락했다. 사실 대회에서는 1승은 엄청 큰 차이가 난다. 같은 스코어를 가진 선수만 몇명이 되기 때문에 당락(當落)이 바로 결정이 된다.

 

<下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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