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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두렵지 않아

글쓴이 : 차크라 날짜 : 2012-01-01 (일) 07:33:25

나는 참 게으른 필자다.

올해가 가기전에 글 하나 올리자고 12월초부터 다짐했건만 새해를 몇 시간 남겨두지 않은 이 시점에서야 글을 쓰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 한해를 말끔히 정리하고 훌륭한 목표로 새해를 맞겠다는 계획 따위는 생각도 못한다.


 

요즘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떠난 18살 소년의 유투브 동영상이 화제다. 선천적 심장 질환을 갖고 태어나 4살에 첫 죽음의 고비를 맞이한 이래 4번째 심장발작(心臟發作)으로 저 세상으로 갔다.

죽음을 예감했을까, 그는 죽기 일주일 전에 유투브에 자신의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동영상 링크

http://www.youtube.com/watch?v=35O3E3T3GKQ&feature=share

  

텍사스 오스틴에 사는 벤 브리드러브는 2주일 전 세 번째 심장발작으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실제로 얼마간 호흡과 심장박동이 멈췄다가 병원에서 전기충격 심장박동기로 다시 살아났다. 이 영상은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촬영한 것이다.

  

  

   

7분가량의 영상에서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종이카드에 쓴 글로 메시지를 전한다. 자신이 심장 이상을 갖고 태어난 이야기부터 힘들지만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던 이야기, 죽을 고비를 넘겼던 이야기 등을 담담히 풀어나간다.

  

   

여기서 그는 임사체험(臨死體驗)을 했던 모양이다. 온통 끝없이 펼쳐진 하얀 방에서 멋진 옷을 입고 서 있는 자신을 봤으며 더구나 그가 가장 좋아하는 래퍼와 함께 있었다고 한다. 꿈인지 생신지 모를 그 순간이 너무나도 좋았고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2장의 카드는 ‘천사나 신(God)의 존재를 믿으세요?’라는 질문과 ‘저는 믿습니다’라는 대답이다.

 

이 동영상이 사람들에게 많은 희망을 준 듯하다. 종교를 갖고 있으면서도 신의 존재를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이 험한 세상에 신이 있다는 믿음은 분명 큰 희망일 것이다.

이 영상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임사체험이다. 개인적으로는 교통사고를 당해 일어나보니 병원이었다는 식의 스토리가 있으나 당시 임사체험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임사체험 비슷하게 해본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깊은 수영장에 빠져 물속에 가라앉아 있었던 순간이다. 그것은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을 것이나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당시 나는 수영을 못했다. 그런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장난을 친다고 풀 옆에서 걷고 있던 나를 느닷없이 밀어 물에 빠진 것이었다, 그 순간 그에 대한 원망 같은 것은 들지 않았다. 머리 위로 보이는 수면이 밝게 빛나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죽는 것이구나 생각을 했다. 고통스럽지도 않고 마음이 평온했다. 그러다 몸이 붕 떠올랐고 나는 구출됐다. 나를 빠뜨린 장본인이 내가 떠오르지 않자 뛰어들어 나를 구한 것이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자리를 떠났다. 그 사건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이미지를 내게 남겼다.

임사체험에 대한 책들은 많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천사나 신을 직접 만나 얘기까지 나누고 왔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달라졌고 진짜 소중한 것은 물질적 가치가 아니라는 등의 천상(天上)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냐 착각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죽음의 순간에 상황에 따라 혹시 겪게 될지도 모르는 육체적 고통에 대해서는 다소 무서움이 있으나 죽음 자체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없다. 딱히 신의 존재나 죽음 이후의 천국을 믿어서는 아니다.

벤 역시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머지않은 시기에 필연적으로 맞게 될 것이 죽음이다. 혹시 줄기세포로 수명을 조금 연장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나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아니므로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조금 미리 가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필요도 없다. 노력하지 않아도 찾아오는 것이 죽음이니까. 또 그것은 두렵지 않은 것이니까.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되 죽음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살아 있는 이 순간을 어떻게 값지게 보낼 것인지 생각하는 편이 좋다. 정치도 경제도 날이 갈수록 엉망이 되는 세상이라고 남 탓만 하느라 인생을 허비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다.

 

횡설수설(橫說竪說) 그만하고 벤 브리드러브가 했던 것처럼 인생 중간점검이나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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