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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스쿨 나이트, 그거 축제 아니었어?”

글쓴이 : 훈이네 날짜 : 2010-09-29 (수) 12:58:07

9월 마지막주 월요일 10학년 딸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백투 스쿨 나이트(Back to School Night)’가 있었다. 해마다 9월이면 돌아오는 연례행사(年例行事)지만 이 행사를 떠올릴 때 마다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첫해 경험한 해프닝 때문이다.

 

2004년 초 뉴욕에 정착(定着)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매일 새로운 도전(挑戰)과 응전(應戰)이었다. 학교는 아이들이 다녔지만 우리 부부 또한 두 아이의 미국 학교 적응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왔을 때 딸 아이는 한국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중학교 2학년을 마치기 직전이었다. 역시 문제는 큰아이였다. 어중간한 시기라서 영어를 빨리 습득(習得)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학과목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도 잘 안되는 아이가 8학년 과목을 어찌 해내겠는가. 한동안 숙제도 남편과 함께 해줘야 했다. 미국생활 초기에 애 아빠는 아이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 한국 비디오도 빌려보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하지만 몇 달 가지 않아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우리들은 한국인이 거의 없는 미국 동네에 살았는데 한국말을 하는 아이가 주변에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어가 빠른 속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한 6개월이 됐을까. 친구가 집에 놀러 와서 딸아이가 말하는 걸 듣더니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어머 얘 좀 봐. 한국말하는데 혀가 꼬부라지네~” 덩달아 놀랐다. 같이 사는 우리는 잘 못 느꼈는데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그게 아닌 것이었다.

영어몰입(?)교육이 지나쳤던 모양이었다. 큰 아이도 작은 아이만큼은 아니지만 영어 보조클래스(ELL)를 더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선생님 말씀이 있었다.

남편한테 이야기 했더니 “이거, 잘못하면 한국말이 서툴겠는데..”, 농담 아닌 농담을 한다. 이후 한국 비디오 금지령(禁止令)은 해제됐다. 요즘에야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와 쇼를 얼마든지 보지만 수년전만 해도 인터넷 시청이 보편화(普遍化)되지 않았고 한국마켓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는게 고작이었다.

큰 아이가 짧은 8학년 생활을 마치고 그 해 9월부터 고등학생(9학년)이 되었다. 아이도 첫 경험이지만 우리 역시 미국의 고등학교가 어떤 시스템으로 운용되는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이제는 아이가 더 이상 아빠의 도움없이 과제물이나 숙제를 해내는게 대견했다.

백투스쿨 나이트가 열린건 학기가 시작된지 3주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가정통신문으로 백투스쿨 나이트라는 것을 하는데 부모님이 참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난생 처음 들어본 백투스쿨 나이트가 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남편은 “학교가 개학을 했으니까 기념으로 무슨 축제를 한다는거 아니야?”하고 추측한다. 아마 ‘나이트’라는 단어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야심한 시간에 학교에 모여 주전부리를 하면서 즐겁게 담화를 나누는 풍경(風景)이 연상됐다. ‘고고 나이트’라고 생각 안한게 다행이었다. ^^

학교에 갔더니 웬걸, 학부모를 강당에 모아 넣고 교장과 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이번 학기 수업이 어쩌구 하면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게 아닌가? 부모들을 위한 신학기 오리엔테이션을 페스티발 비슷한 것으로 착각했으니 쓴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백투스쿨 나이트 행사가 정말 흥미로웠다. 모든 미국학교가 다 같은 식은 아니겠지만 진행방식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시간표 순서대로 각 과목 선생님 교실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가령 1교시 영어, 2교시 화학, 3교시 수학..순서로 돼 있다면 시작벨과 종료벨이 울리는대로 부모들이 교실을 찾아다녔다. 물론 정규수업과는 달리 과목마다 10분씩 배정됐고 쉬는 시간은 단 3분이어서 1층부터 3층을 오르내리며 분주하게 다녀야 했다.

아이들이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쉬는 시간이 3분에 불과한 것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화장실 다녀오면 끝나는 시간이니 한가로이 어슬렁댈 수도 없을 것이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 아예 다른 짓을 못하게 원천봉쇄(?)하니 한국도 쉬는 시간을 5분이하로 줄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백투스쿨 나이트의 체험(體驗)은 신선한 충격(衝擊)이었다. 선생님들과 학부모간의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올 한해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나가며 어떤 내용에 주안점을 두는지, 아이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영상을 곁들여 상세한 설명을 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 책상에 앉아서 선생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는 모습도 흥미롭고 학교의 이런저런 시설물을 둘러보는 기회도 됐다.

 

▲'휴대폰은 끄고 뇌는 켜고' 학교복도에 있는 재미있는 사인판

어떤 선생님은 간단한 다과를 교실 앞에 준비하는 세밀함도 보여, 백투스쿨 나이트를 ‘엔터테인먼트’로 잠시 착각한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사실 한국에선 신학기가 되면 알아서 선생님을 찾아가는 것 말고는 달리 만날 일도 없고 그나마 담임선생님을 뵙는 것이지 이렇게 아이를 가르치는 모든 선생님들을 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데, 백투스쿨 나이트를 도입(導入)하는게 좋지 않을까.

미국에선 PTSA(혹은 PTA)라고 해서 부모(Parents)와 교사(Teacher), 학생(Students)의 유기적인 협조를 위한 ‘사친회(사친회)’같은 것이 있는데 이 PTSA도 이 날 부스같은 것을 만들어 부모님이 소액의 회비를 내고 등록하면 학사일정을 알려주는 미니 캘린더와 함께 여러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벌써 미국에서 여섯 번 째 맞는 백투스쿨 나이트다. 되풀이되는 행사지만 갈 때마다 올해는 어떤 선생님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어떤 나이트(?)보다 즐겁고 보람있는 나이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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