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를 기억하시나요?
비비안 리와 클라크 게이블이 나오는 20세기 최고 명작 영화중 한편이죠. 오래전 한국에서 영화가 개봉됐을 때 러닝타임 3시간40분이 너무 길어서 중간에 한번 쉬는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은 뇌리(腦裏)속에 깊이 남아있는 명장면이 있을텐데요. 그중 하나는 주인공 스칼렛(비비안 리)이 몰락한 타라의 농장에서 "난 절대 지지 않을거야" 라며 지는 노을을 배경으로 울부짖는 장면입니다.
또한 언덕위 나무와 집을 배경으로 스칼렛과 레드 버틀러(클라크 게이블)가 노을속에 서 있는 장면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scene 입니다. 영화속 노을은 참으로 몽환적(夢幻的)이었어요.
그런데 영화속 석양(夕陽)보다 더 엄청난 노을을 제가 사는 동네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멋지다 못해 충격적이기까지 했다면 믿으실지..
우리가 흔히 노을이 불탄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이지 나무들과 하늘이 불타는게 아닌가 착각이 될 정도였어요.
이곳은 저와 이웃인 조성모 화백님 자택인데요. 지난해 11월의 어느 날이었어요.
조화백님은 3년전 뉴욕주 오렌지카운티 슈네멍크 산자락에 정착했습니다. 한국인은 거의 없는 이곳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고 덕분에 다채로운 전원의 삶을 조금이나마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창밖에 비치는 상서로운 기운에 이끌려 나왔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자연의 즐거움을 만끽했지만 이날의 석양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데크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가 더 먼 조망을 보고 싶어 집 앞 경사진 언덕을 올라갔습니다. 빽빽하게 나무들이 둘러서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로 강렬한 붉은 빛이 마치 숲을 붙태우는 듯 보였습니다.
화염(火焰) 노을이라고 할까요? ^^
맹렬한 기세로 달려가는 거대한 불의 강 같습니다.
거대한 용암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도 같구요.
그전까지 봤던 황혼은 뭔가 애잔하고 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이날의 노을은 다이내믹하고 용솟음치는듯한 에너지를 주는 것이었어요.
여러분도 좋은 감상 되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