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이맘때였어요. 그 해 겨울 뉴욕엔 참 눈이 많이 왔습니다. 뉴욕에 이민오는 길에 들른 LA의 친지집에서 떠나기로 한 날 뉴욕에 폭설이 내려 비행편이 취소되는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며칠 뒤 뉴욕에 와서 집을 얻은 지금 이 타운은 참으로 적막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는 작은 동네이기도 했지만 겨우내 사람들은 어디 가서 뭘 하는지 사람구경을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오후 5시면 깜깜해지는 뉴욕의 겨울..눈 내린 어느날 집 주변 길을 걷는데 어찌나 조용한지 뽀드득하고 눈밟는 소리에 제가 흠칫 놀라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서툴고 낯설었던 그 때 장을 보기 위해 30분 정도 차를 타고 나와 뉴저지의 한인타운 마트에 가면 그제사 마음이 놓이고 고향이라도 온듯한 기분이었습니다.
2주에 한번꼴로 장을 보던 한인수퍼마켓은 뉴저지 리지필드에 있는 H마트였는데 올 때마다 그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지난 8일 새해들어 처음 이곳 마트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반가운 것이 보이더군요. 바로 군고구마 장사였습니다. 한국서 보던 드럼통 형태의 군고구마 수레가 있는게 아닌가요.
매끈하게 생긴. 어릴적 보던 것과는 좀 달랐지만 그래도 뭉클하고 고향생각을 안겨주는 추억의 군고구마였습니다.
한개에 0.99 달러라고 써있네요.
7년전만 해도 이곳 마트엔 외국인들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고객은 물론, 히스패닉, 주류 고객들도 상당히 많이 늘었습니다. 이날 군고구마를 사가는 외국인들도 제법 되더라구요.
마트 입구에 들어서면 야채 코너가 있는데 컬러풀한 원색의 대비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Young Radish..라고 써 있죠? 젊은 무? 네 맞습니다. 총각무를 영어로 이렇게 썼네요. ^^
그런데 생선코너에서 삭힌 홍어를 팔고 있었습니다.
홍어(
洪魚)를 영어로 Skate Ray라고 하는데 그 앞에 Fresh라는 단어가 재미있습니다. '삭히다'는 발효를 의미하니까 Ferment 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그랬다간 상한 것으로 오해할까 싶었을까요? 아무튼 신선한 홍어와 삭힌 홍어는 달라도 많이 다른것 같은데요.
히스패닉 종업원이 전복(Abalone)을 건져올리고 있습니다.
반찬코너의 김치들도 아주 다양하더군요. 7년전만 해도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얼마전 인근의 포트리에 문을 새로 연 한남체인이 강원도 특산품 코너를 꾸며놨는데 이곳엔 경상북도 코너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H마트 리지필드점 내부엔 아담한 푸드코트가 있는데요. 초기엔 이곳에서 참 많이 사먹었습니다. 뉴욕에 오고나서 6개월쯤인가 한국생각이 참 많이 났는데, 이곳에서 울려퍼지던 한국 가요를 듣다가 그만 눈물을 펑펑 쏟은 적도 있답니다. ^^
쇼핑카트를 이렇게 두고 한식 중식 일식 등 음식을 주문해서 먹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계산대 쪽으로 나가는 방향입니다.
일정금액 이상 쇼핑하면 경품을 준다고 하네요. 바로 뺑뺑이 상품이었습니다. ^^
스낵과 음료 등 12가지 상품 중 원판을 돌려서 나오는 것을 주더군요. 오늘은 군고구마로 시작해서 경품을 얻어가는 것으로 쇼핑을 마쳤습니다.
아무래도 주부이다보니 장보는 마켓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요. 기회닿는대로 한인마트만이 아니라 미국의 다양한 마트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