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사는 한국분들한테 헤이스팅스(Hasting on Hudson)는 그리 잘 알려진 곳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실 한인타운에선 놀랄 정도로 가까운 곳이기도 합니다. 맨해튼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5마일 정도 올라가면 닿는 곳이거든요.
허드슨강변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강건너는 장엄한 팰리세이즈 계곡이 보이는데 그너머엔 역시 한국사람들이 많이 사는 북부뉴저지 클로스터 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한테 헤이스팅스는 아주 친숙한 곳입니다. 제가 사는 답스페리 바로 아랫동네이거든요. ^^ 윗동네인 어빙톤과 함께 모두 허드슨강을 끼고 있어 '리버 타운(River Town)‘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구요.
이 헤이스팅스에 숨은 명소가 탄생했습니다. 숨은 곳인데 탄생했다는게 무슨 소리냐구요? 원래 있던 곳이지만 새롭게 꾸며졌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가시죠? ^^ 일단 저를 따라오세요.
언덕아래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건너편이 허드슨강과 팰리세이즈 절벽입니다.
길에서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작고 앙증맞은 건물이 보입니다.
이제 정식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헤이스팅스의 와버튼 애버뉴 445번지입니다.
바로 이곳 1층인데요. 창문에 무엇인가 걸려 있습니다.
Arts Day Gallery 와 OPEN 사인판이 보이네요.
3주전 헤이스팅스에 새롭게 탄생한 작은 갤러리입니다. 헤이스팅스는 답스페리 등과 함께 예술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허드슨강의 그림같은 노을을 비롯하여 주변 풍광이 워낙 아름다워 예술인들이 사랑하기엔 딱이라는 느낌을 주는 곳이죠.
갤러리의 주인은 뉴스로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분입니다. ‘재이 V. 배의 코리안데이’ 칼럼을 쓰고 있는 재이 V. 배 여사입니다.
이곳은 배여사님의 집이기도 한데요. 최근 1층을 개조하여 멋진 갤러리로 오픈하였답니다.
뒤편 베란다로 나가면 검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허드슨강과 팰리세이즈 절벽이 펼쳐집니다. 왼쪽으로는 뉴저지로 연결되는 조지워싱턴 브리지와 함께 맨해튼 마천루들이 아스라히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강과 강 사이의 너비가 무려 5km에 달하는 타판지 브리지가 가로놓여 있습니다.
순백의 눈이 내리는 겨울과 꽃피는 봄, 신록의 여름, 계절마다 절경을 자랑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방문자들이 숨이 턱하고 막힐만큼 감탄을 할 때는 역시 오색 단풍이 물드는 가을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사진으로 먼저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매일 저녁마다 환상의 매직쇼를 펼치는 장엄한 황혼의 잔치는 또 어쩌구요. 이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갤러리로 오픈하여 또다른 안복(眼福)의 즐거움을 제공해주니 소개를 안해드릴 수 없습니다.
오늘은 갤러리의 대표인만큼 배 관장님으로 호칭하겠습니다. ^^ 배 관장님은 90년대초부터 웨체스터에서 활동했는데 99년엔 미주 최초의 이중언어 웹진 ‘코리안데이닷컴’을 오픈한 주인공입니다. 이것으로 용커스(Yonkers) 시가 제정한 여성기업인상을 수상하는 등 웨체스터 주류사회에 누구보다 유명한 한인 커리어우먼이지요.
특히 2000년대 초 굴지의 의료재단 베스 아브라함의 CCM 이사로 스카우트되면서 한인 시니어들을 위한 의료서비스 제공 등 의료복지에 힘썼고, 적잖은 광고마케팅 자금을 꾸준히 들여와 한인사회의 경제에도 보이지 않는 기여를 해 왔습니다.
사실 저는 배관장님을 아주 정력적인 여성기업인으로만 생각했는데 2년전 한통의 그림엽서를 받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인쇄한 그림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진짜 그림이었습니다. 너무나 매혹적인 새 그림에 감사의 전화를 드렸더니 당신이 그린 것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후 자택을 방문하여 많은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마추어인 저의 눈에도 범상치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배관장님은 대학시절 산업조각을 전공하였고 특히 그림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한때 화가로 활동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비즈니스우먼으로서의 능력 또한 탁월한 것이어서 그 꿈을 잠시 접을수밖에 없었지요. 그런 가운데서도 그림작업을 쉬지 않았고 여러차례 공모전에서도 입상한 경력이 있습니다.
▲ 작품 <38선>
언젠가는 정식으로 붓을 잡으리라는 30년의 꿈을 마침내 화려하게 폈다고 할까요. 갤러리까지 쇼유한 관장으로서 말입니다. ^^
갤러리 한 켠에는 사진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배관장님의 남편 분 또한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사진작가이시더군요.
위에서 소개해드린 팰리세이즈 절벽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남편분께서 침실 창문을 통해 촬영하신것이라 합니다. 솜씨도 솜씨려니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법의 창이 아닐까 싶습니다. ^^
그림을 감상하고 재미난 수다도 떨다보니 어느새 두어시간이 후딱 흐르고 말았습니다. 저야 차로 5분이면 오는 곳이지만, 여러분을 위해서 오시는 팁을 드리면요.
헤이스팅스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맨해튼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메트로노스 허드슨 라인을 타시면 완행은 45분, 급행은 30분이면 헤이스팅스 역에 도착합니다. 역에서 내려 언덕길로 올라와 바로 오른쪽으로 틀면 '아츠데이 갤러리'가 있는 와버튼 애버뉴랍니다.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해요. 기차를 타고 오시면서 아름다운 강변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 그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개관일은 월, 화, 목, 금이구요. 밤에도 9시까지는 오픈하니 퇴근길에 들르셔도 됩니다. 그럼 우리 아츠데이 갤러리에서 만나기로 해요~
Arts Day Gallery
445 Warburton Ave.
Hastings-on-Hudson NY 10706
914-671-3055, Jaivbae@arts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