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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이야기(上) 도로위의 푸른 점 하나

글쓴이 : 김치김 날짜 : 2010-09-07 (화) 02:35:04

남편이 운전하는 옆 자리에 앉는다고 하면 그저 차창 밖 풍경이나 편하게 구경하면서 가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의 내 조수석(!)은 정말 할 일 투성이다.

우리는 늘 네비게이터 없는 차량을 빌려서 움직이다 보니 지도와 표지판 보는 일부터, 톨게이트 잔돈 준비하기, 운전자의 쾌적한 한경을 조성하는음악 선정하기,주파수 맞추기, 실내 온도 맞추기는 기본이다. 운전에 방해 되지 않게 먹을 간식거리와 음료 챙기는 일도 빠질 수 없다.

다양한 화제와 우스개이야깃거리를 한 보따리 준비하는 것도 당연 조수의 몫이다.(남편이 졸린 기미가 보일 때 마다 들이미는 꼬리꼬리한 마른 오징어는 졸음을 단박에 날려주는 괴로운 특효약이다.물론, 내겐 최고의 간식거리이지만 ^^)

 

제목 blue figure croquis. 종이에 물감. 2007. 야생 블루베리의 색을 닮았다.                                           kimchikimnyc@gmail.com

조수석에 앉아서 바쁜 내가 몰입하는 일이 한가지 있다. 사진 찍는 일이 그것인데 풍광좋은 풍경을 찍는게 아닌오래된 건물, 축사, 창고부터 오래되고 낡은 상호나 사인 간판을 찍는 일이다. 그 중에는 조잡하게 쓴 야드세일, 거라지 세일 등을 알리는유치한 사인도 내겐 재미난 오브제가 된다.

 

어른 키 높이의 개량종인 하이 부쉬(high bush)가 있는 농장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는 속도때문에 사진 찍기가 결코 녹녹치 않다. 경우에 따라선 유리창을 내리다가 놓치고,안전대를 푸는 순간 지나치기 일쑤이며카메라의 기종에 따라차이가 있긴 하지만셔터 누를 틈도 없이 그만 저 뒷편으로 사라지는 게 다반사이다.

 

▲ 한적한 동네의 오래된 볼링장(bowling ally) 사인이 시각적으로 단순하면서도 멋스럽다.

90%는 다흐릿하고, 서두른 나머지 렌즈덮개 닫은 채 눌러서 껌껌하고, 불안정한 슛을 하다보니 흔들린 사진 일색 이다. 그러다보니 이왕이면 돌아서 천천히 가더라도 차량이 적고 속도가 적게 내고 갈 수 있는국도나 지방도를 좋아한다.

 

▲ 메인 주엔 새 집(bird house)을 걸어놓은 집들이 많다. 메인의 차량 번호판으로 만들어진 새들의 아파트가 인상적이다.

메인 주 가는 길목과 메인 주 안에서는사진 찍을 거리가 많았다.휴가철이라 그런지 한껏 뽐을 내고온희귀한차량들과화려한오토바이들, 그리고 시골을 달리는 한덩치 하는 트럭들도 꼬리를 문다. 검정 승용차와 하얀 리무진 노란택시에중독된뉴욕의 색깔에서 벗어나다채로운 컬러와 타입의 차들을보는것도 흥미로왔다.

 

이렇게 초라하게 칠이 벗겨진 미국국기를 보면서도 과연 저 문구대로 긍지를 가질 수 있을까?

지방도를 달리는데 아주 특이한사인이 하나 눈에 띄었다. 제목도 없고, 상호도 없고, 무엇이라는 것을 알리는지도 모를 알쏭달쏭한 심플한 디자인인 푸른 점 하나와 화살표가 전부였다.

 

▲ 도로 위의 심플한 사인. '푸른 점 하나와 화살표' 저게 과연 무엇일까?

갑자기 차를 세울 상황도 아니어서 주변을 돌아 보니 먼발치에 노인 두엇이 그늘 아래 간이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풍경만 들어왔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운전에 집중해서 그 사인을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 점이 무엇이었을까?미국 내 어느 주 어느 동네에서도 그렇게 단순하면서도 내 궁금증을 자극하는 사인은 없었던 것 같다. 푸른 스프레이로 둥글게 감아놓은 것 같은 모양을 보니 염색한 털실을 파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동네가 동네인지라 목축업과는 무관해 보였다.

 

내가 바로 토종 블루베리 라는 사인에다가 깨끗이 손질도 되어 있다는 문구까지 적어 놓았다.

그 다음날이 되어서 역시나 지방도를 지나가는데 이번에 점 세개가 눈에 들어왔다. 푸른 색의 큰 점 세 개. 다행히도 그 사인 아래에 써있는 단어로 해서 하루가 넘도록 부풀려진 궁금증이 풀렸다.

 

푸른 점 세개- 위에 블루베리 라는 사인이 없었더라면 영원히 미스터리가 뵐뻔한 사인.

블루베리 였다.


 

 
메인 주의 컨테이너 에서의 블루베리가 아주 재밌게 그려져 있다.

 

개량종과 토종 메인 블루베리는 크기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작은알이 야생블루베리.

푸르면서도 하얀 과분이 묻어있어 청회색으로 보이는 포도 알 보다 작은 과일 블루베리. 푸른 공 처럼 그린 큰 점 같은 게 메인 토종인 블루베리를 의미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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