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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의 워싱턴워치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시민운동가. 2006년 한국 인사로는 처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 단독 인터뷰했고 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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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뉴욕의 한인청과인들

글쓴이 : 김동석 날짜 : 2011-10-09 (일) 00:18:40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미국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이민노동자의 권익에도 힘을 쓰겠다는 입장을 선언했다. (이민노동자들이 미국의 백인노동시장을 망가뜨렸다는 인식때문에 그동안 AFL-CIO는 이민노동자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대도시의 자영업계에 고용되어 있는 히스패닉계 이민노동자들에겐 대박이었다. 노동총연맹의 입장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은 곳이 뉴욕한인청과업계였다. 당시 뉴욕노동청에는 히스패닉 노동자들로부터 최저임금. 초과수당과 관련한 고발민원이 하루에 평균 20건 이상이 접수되었다.

이러한 여파가 한인동포사회에선 "한인청과업계의 노조사태"였다. 지역노조가 히스페닉계 노동자들의 고발을 대행해 주면서 청과업소에 노조를 조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노동법엔 3명이상 종업원이면 노조를 만들 수가 있다.)

한인업주들은 일거리를 달라고 통사정해서 고용을 했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남미계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감정이 폭팔했다. (남미계)종업원과 (한인)고용주의 문제가 한인커뮤니티와 남미계커뮤니티간의 집단적인 갈등으로 飛火(비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인회장은 한인들도 단결해서 집단적으로 대처하자는 위험한 발언을 연일 쏟아냈었다.)

한인청과인들이 실력을 발휘했다. 업주들이 노동법을 몰라서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노동청의 교육파트를 공개적으로 오히려 나무랐다. 노동청의 수사가 지연되었다. 한편으론 한인업주들을 상대로 ‘최저임금,초과수당 잘 지키자!’ 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지역언론들이 제기한 악덕업주라는 공격의 銳鋒(예봉)이 무뎌졌다.

여기까지는 그냥 청과협회에 박수정도였다. 뉴욕한인청과협회가 필자를 감동시킨 사건은 ‘미디어와의 전쟁’ 이었다. 노조의 뉴스레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의 뉴욕타임즈는 연일 한인업주들을 악덕업주로 묘사하고 있었다. 청과협회 임원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펄펄 뛰었다.

청과협회 지도부는 뉴욕타임즈와 일전을 치르기로 결심했다. 노조시위가 한창인 맨하탄 그리니치빌리지의 한인업소(200여개의 한인청과델리)에서 아침신문(뉴욕타임즈)을 받지 않기로 결의를 했다.

일주일만에 뉴욕타임즈의 기사는 한인업주와 남미계 노동자간의 가족 같은 수준의 관계에 대한 미담이 나오기 시작했다. 뉴욕한인청과협회 임원들의 환상적인 지혜와 전략이었다. 1992년 LA에서 발생한 4.29폭동 같은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필자와 뉴욕한인청과협회간 인연의 뿌리이다.

뉴욕의 청과업은 한인이민사의 根幹(근간)을 이루고 있다. 소위 ‘야채가게’로 통하는 한인들의 생업은 적어도 30년(한인 1.5세들이 사회인이 될 때까지) 이상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한인커뮤니티의 주력이다.

최근 들어서 이직률이 많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인청과인들은 헌츠 포인트의 새벽을 깨우고 있으며, 맨하탄의 오피니언 리더들로부터 ‘뉴요커들의 신선한 식생활은 전적으로 한인청과인 덕분이다’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든든하고 자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사회로부터의 이러한 인정이 있는가 하면 한인 청과인들의 동포사랑의 실천이 근 30년 이상 내려오고 있다. 바로 “추석맞이 대잔치”다. 청과인들이 한국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기념하는 일은 동포사회에 민족전통을 살리는 일임과 동시에 추수알곡에 감사하는 정신, 그리고 한인동포들을 위로하고 결집하는 일이다. 움직이면 비용이 발생하는 이 사회에서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도 최근까지 청과협회가 재원을 지원받아서 치루는 행사인줄 알았었다.)

이번 주말, 한인 청과인들이 주최하는 “추석맞이대잔치”가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전체 뉴욕시민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열풍의 대명사 K-Pop을 추석맞이잔치에 초청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맞이 잔치의 K-Pop의 공연은 이미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으며 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한 사람들이 서서히 밀려오고 있다. 한인들의 結集(결집)을 유감없이 과시하는 한인청과인들의 저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덕분에 필자도 뉴욕의 초가을 주말을 즐겁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보낼 것 같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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