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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의 워싱턴워치
워싱턴 정가에서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시민운동가. 2006년 한국 인사로는 처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상원의원 시절 단독 인터뷰했고 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통과와 한국국민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한인유권자센터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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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7일 워싱턴 DC로 가자

글쓴이 : 김동석 날짜 : 2013-07-15 (월) 12:28:03

 

 

새벽 4시30분 노인아파트 앞에 버스를 댔다. 워싱턴 벚꽃구경을 하기 위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벌써부터 기다렸다. 그 새벽에 잘 차려 입으셨으니 밤을 꼬박 새웠음이 분명하다. 위안부결의안 막바지 로비를 위한 한인동원이 어려워서 노인들을 상대로 ‘워싱턴꽃구경’으로 모집했다. “의사당 주변의 벚꽃이면 충분하겠지”란 필자의 잔머리에 가까운 아이디어였다.

 

 

대형버스 두 대를 이끌고 씩씩하게 워싱턴으로 향하고 있지만 내심 걱정이다. 의사당에 도착하면 10시일텐데 면담을 약속한 50여명의 의원실을 방문하려면 하루종일의 일이고 거기에 점심시간을 빼면 벚꽃구경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출발한지 3시간, 볼티모어를 지나고 있을 때에 그때부터 교육이다. 영화를 보여드리겠다고 버스내의 TV를 켰다.

 

 

준비했던 영화 “정신대 다큐멘터리”다. 일제시대 왜놈들의 만행(蠻行)을 적나라(赤裸裸)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당시의) 일본놈들에 대한 성토(聲討)다. 화딱지를 내는 분, 더한 것을 겪었다고 큰소리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분, 훌쩍쩍 우시는 할머니들도 있었다. 왜정시대 일본 놈들의 만행에 대한 적개심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하기 전에 5명씩 조를 짜서 미리 훈련된 스탭들에게 할당했다. 이슈를 강조한 글자가 박힌 셔츠를 입고 똑같은 가방을 어깨에 걸었다. 훈련된 스탭이 조장이 되어 약속한 의원실을 한곳도 빠짐없이 방문했다. 다리가 불편해도 오직 꽃구경의 일념으로 나섰다가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임을 필자가 모르지 않았지만 그냥 야단맞을 각오가 있었다.

 

거의 모든 분들이 힘들어 지친 돌아오는 길에 버스는 벚꽃이 만발한 의사당을 한 바퀴 돌고는 95번을 탔다. 뉴욕 노인아파트엔 밤 11시가 되어서 도착했다. 아직도 필자의 귓전엔 “김소장, 꽃구경은 언제 하는가..!!” 란 소리가 윙윙거린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동원한 시민로비가 제대로 먹혔다. 인권문제를 외면할 정치인은 없었다. 지역주민들의 현안(懸案)을 챙기지 않는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다만, 그들이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이 문제를 들고 의원을 직접 찾아가질 않았었다. 전화나 팩스를 통해서 의원실에 전달한 것이 최선이었다.

 

하루에 한 의원실 당 팩스로 들어오는 지역구 현안이 평균 55가지라고 한다. 보좌관들의 일은 현안을 잘라내는 일이다. 소재지도 불분명하게 들어온 팩스를 보좌관이 챙길 리 만무하다. 그래서 직접 의원들을 만나려고 결정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역구에로부터 직접 찾아온 것을 외면할 의원은 (435명의 하원 중에) 한명도 없음을 경험했다. 돌아오는 버스에 찾아와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유태인들만이 실행하는 풀뿌리 시민로비의 위력(威力)을 실감했다. 지역구 납세자들의 현안임을 입증하고 지역구의 유권자가 직접 발품을 팔면 분명히 작동을 한다. 그것이 의회정치의 원리다. 돈을 내는 납세자 표를 주는 유권자에게 가장 만만한 상대는 (보좌관도 아니고 그들의 보스인) 정치인이다. 직접 의원을 상대로 현안을 전달하는 것. 그것이 풀뿌리 시민로비다.

 

정치인들은 하루 종일 다음번 선거를 고민한다. 때문에 필자는 일 년 내내 정치인의 선거에 영향을 줄, 그런 궁리(窮理)만 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런 궁리를 하겠지만 아마도 필자와의 차이는 궁리만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 영향력을 만들어 내는지가 차이일 것이다.

 

“세금을 냈는데 정치인에게 무엇을 또 한단 말인가.?” 란 말은 미국 온지 40년을 자랑하는 한인전문직 은퇴자의 충고(忠告)다. “나에게 정치에 관한 말도 꺼내지 말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정치다”란 힐난(詰難)은 한인식당으로 돈을 벌었다고 소문난 분이다. “순수한 신앙생활로 정치권을 정화시켜야한다.., 그것이 우선이다...” 란 말은 타국선교에 열심인 (2007년 샘물교회 선교사 피납때에 미국정치인들을 동원해서 CIA를 움직여야 한다고 열을 올리던)교회장로님의 말씀이다.

 

미국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들의 의견은 이랬지만 그 당시 어린 학생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발품은 역사적인 성과를 냈다. 시민의 요청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넘어선 전례(前例)를 남겼다. (“미일관계가 아무리 중요하다하더라도 인권문제를 우선할 수는 없다” 당시 외교위원장의 발언이다.) 

 

 

  

 

이민자들에겐 역사적인 기회.

 

이민사회를 위한 이민개혁안이 기로(岐路)에 섰다. 1960년대 이민법 개정 이후 이민자들에게 가장 큰 폭의 변화와 신분구제의 획기적인 일이다. 반 이민의 입장을 취하던 정치인, 사회단체, 종교인들이 이민사회의 현안에 진지하게 주목했고 결국에 이민사회가 안정되는 일이 미국의 안전과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에 접근했다. (물론 인종주의적 반이민그룹들은 구제불능이지만.)

 

연방상원의 합의안이 이것을 설명해 준다. 상원이 방향을 설정했고 미적거리는 하원을 향해서 구체안도 제시했다. 공은 하원에게 넘겨졌다. 하원은 시민들의 실제적인 현안이 아주 민감하게 작동되는 곳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민자들이 자기지역 의원들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로비를 하는가에 달렸다.

 

 

이민자들이 없는 지역은 없다. 지금 직접 의원들을 만나서 로비를 해야 할 때다. 극렬하게 반대를 하는 반이민의원은 입장을 완화시키고, 중도적인 입장의 의원은 돌이켜 세워야 하고, 친이민 의원을 향해선 고마움을 전하고 반이민 의원을 설득시켜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로비는 이쪽저쪽 편을 갈라서 공략, 공격하는 일이 아니다. 정당함의 명분을 강조해서 주장하는 것이 로비의 원론이 아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 달라는 일종의 거래다. 거래는 주고받는 일이다. 돈을 냈고 표를 준 시민은 이미 거래를 할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음이다.


 

풀뿌리 로비는 메시지와 시기 그리고 상대가 정확해야 한다. 풀뿌리는 로비는 대체적으로 하원을 민감하게 작동시킨다. 메시지는 지역의 현안을 이야기해야 하고 상대는 입장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는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당선이 된 의원을 선정해야 한다.

 

지난달 상원을 통과한 이민개혁안을 지금 당장 하원에서 표결에 부친다면 198명만 찬성표를 던져서 부결된다는 전문가의 데이터가 있다. 20명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민자들은 찬성쪽으로 돌이켜 세울 의원들을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로비를 해야 한다. 장외에서 통과를 주장하는 목소리만 갖고는 하원통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민자들은 공화당내 중도적인 성향으로 지난해 선거에서 10% 미만의 표차이로 당선된 의원들을 타겟으로 해야 한다. 아시안 이민자 그룹들은 아시안 인구가 많은 지역구의원이면 지난 선거에서 10% 미만으로 당선되었으면서도 이민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을 집중 로비를 해야 한다.

 

7월17일 워싱턴으로.!

 

이민개혁안을 위해서 그리고 한국인전문직비자법안을 위해서 그리고 일본군위안부결의안 통과 6주년 기념행사를 위해서 7월 17일 워싱턴으로 함께 가야한다. 1940년대 사회보장법을 위해서 서민들이 워싱턴으로 몰려갔던 시민로비가 이것이고 60년대엔 흑인들이 저들의 민권(소수계 투표권)을 위해서 실행했던 풀뿌리 로비가 바로 이렇다. 그리고 2차 대전 후에 미국의 유태계들이 이스라엘을 미국의 힘으로 철저하게 보호해 나가는 합법적인 시민로비이다.

 

 

무엇보다도 2007년 한국계미국시민들이 워싱턴내 소문난 일본의 돈 로비를 물리친 전략이 또한 바로 이 방식이다.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의 모범시민의 방식이다.

 

공짜가 없고 그냥 되는 일이 없음이 미국의 자본 논리다. 제일에만 몰두하느냐, 아니면 공익에도 관심을 갖는가에 달렸다.

 

 


kimchikim 2013-07-16 (화) 12:10:28
세상에 공짜점심이란 없는 법이지요.
하물며 자본주의 의식이 팽배한 미국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민의 역사가 짧고 미국사회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입장에서 '참여의식' 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과 한국인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역사를 알리는 일에 '발 품'을 파는 것 보다 더 값진 일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다른곳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미국에서 그냥 혹은 거저 되는 일이란 절대 없음을 살면서 새록새록 터득합니다.
한국이나 미국 현안들에 의식있는 한인들의 참여가 높아지고 시민운동도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램 가득합니다.
남이 아닌 바로 '나 부터라도' 하는 의식만 있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이 아닐런지......!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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