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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한신대학교 신학사, 목회학 석사, 목회학박사, 미국 맥코믹신학대학 교환교수. 1992년부터 중국동포와 외국인노동자들의 노동상담을 하고 있으며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지구촌사랑나눔>,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다문화복지센터> 대표, 연합단체 <외국인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저서로 <목사님, 저는 한국이 슬퍼요> 등 다수, ‘뉴스위크’선정 '2005를 빛낼 인물들 10인'. 서울신문 101주년기념 <한국을 움직이는 101인>.‘복음과 상황’이 주목한 100인의 그리스도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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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방화자… 그 자녀를 돌보겠습니다

글쓴이 : 김해성 날짜 : 2013-11-07 (목) 09:52:03

 

"목사님, 동생이 죽었습니다!"


 

급식소 방화사건이 발생한 지

엿새가 지난달 13일 자정 무렵에

방화자 김씨의 형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사경을 헤매던 김씨가 끝내 운명했다는 것입니다.


 

낮선 타국을 떠도는 나그네에게

혈족의 사망은 감당하기 힘든 사건입니다.

밤이 깊어도 한참 깊은 그 시간에 김씨의 형이

저를 애타게 찾은 이유는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을 돕느라

20년 넘도록 낮과 밤을 거꾸로 살아왔습니다.

여수출입국관리소 화재사건,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사건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사건을 비롯해 이주민들이

참사를 당하면 억울함을 당하고도 쩔쩔 매는 유족들을 대신해

밤을 꼬박 새우며 협상을 하고 장례를 치렀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사)지구촌사랑나눔의 일이나 가족형제친지의 일보다

이주민의 일에 더 발 벗고 나서는 그 오지랖 때문에 기관 운영이 꼬이고

어려움에 빠진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핀잔도 많이 들었습니다.

어렵게 협상을 타결시키면 인사도 없이 보상금을 챙겨 떠난 유족들도 있었습니다.

가서 잘 살면 그나마 다행인데 어려움에 처하면 또 다시 나타나 도움을 청합니다.

그러면, 쓰라린 속을 달래가면서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헐레벌떡 뛰어다니곤 했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인간군상(人間群像)의 모습에 속이 상해서 제 얼굴이 이리 늙고 말았는지도 모릅니다.


 

김씨 형제의 도움 요청에 잠시 고민했습니다.

방화사건 수습책을 세우느라 여러 날을 꼬박 새운데다

그 시간에 주보 작성과 주일 설교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김씨 형제의 요청을 받아들일 간단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김씨가 사망한 고대 구로병원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병원비 = 9,463,110원


 

죽음보다 더 다급한 것은 병원비 정산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병원비와 장례비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김씨 형제자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면서

최선을 다해 병원비와 장례를 돕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트에 덮인 김씨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 기도했습니다.

나그네의 설움과 고통, 원망과 슬픔을 이 땅에 두고 잘 가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는데 김씨의 여동생이

"우리 오빠 억울해서 어떻게 해!"

울면서 소리를 질렀는데 그것은 오빠가

방화범으로 누명썼다는 투의 반발이었습니다.

기도를 잠시 멈추고, 과연 누가 억울할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김씨의 방화에 대피하다 다리가 부러지고, 팔과 골반이 부러진 중국동포,

유독가스 때문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할머니와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고

화상치료를 받는 피해자, 급식소가 불에 타서 밥 먹을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들은 고통스러운데도 참고 있는데 외려 방화범의 여동생이 억울하다고 합니다.

공짜로 밥을 먹여주고, 잠을 재워주고, 무료로 치료까지 해 주었는데도 불을 질러

급식소는 전소됐고 급식소와 병원 복구비 마련 문제로 고통을 겪는 저의 억울함은….

그 여동생의 어처구니없는 악다구니에 몹시 화가 치밀었지만 꾹--------참았습니다.


 

 

 

 

예수님, 용서하기도 힘들고, 복구비 마련도,

병원비와 장례비를 해결하는 것도 힘들어요!


 

주님께 제 억울함을 호소한 뒤에 경찰 수사에 대해 설명해주었니다.

CCTV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방화범으로 특정됐고, 불구속 입건한 것은

사경을 헤매고 있어 구속시킬 상황이 아니어서 불구속 입건한 것이라고

설명을 했더니 그제서야 오빠들이 동생을 나무라며 저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자정의 소란이 수습됐습니다. 중국동포 사건을 처리하면서 종종 겪는 일입니다.


 

장례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저희를 도와주는

무료장례식장으로 김씨의 시신을 옮기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병원 담당자는 병원비 정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해 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하면서

영안실 관계자에게는 사망자와 유가족의 처지를 설명했습니다.

이주민의 죽음과 장례로 단골 고객이 된 저는 영안실 관계자에게

빈소 없이 시신만 안치해 달라고 했는데도 충분히 이해해 주었습니다.


 

자정의 긴급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가리봉 제 사무실로 돌아오니 새벽 3시30분!

그날, 밤을 꼬박 새우며 설교를 준비해 7시부터 오후까지

네 번의 예배를 인도하며 비몽사몽간에 주일을 보냈습니다.


 

외국인이 사망하면 절차와 과정이 복잡합니다.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서 이를 번역본으로 만들어

공증하고, 외교통상부 영사과에서 확인 도장을 받고,

사망 외국인의 대사관 영사부에 가서 사망확인증을 받아야합니다.

김씨의 경우에는 경찰에서 사체인도서를 받아야 장례가 가능합니다.

이리 복잡한 일을 낯선 나라에 온 유가족이 쉽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제가 할 일은 병원비와 장례비뿐 아니라 이런 일까지 처리해야 합니다.


 

 

 

 

지난 목요일(17일) 김씨 형제가 찾아와

김씨의 안타까운 가족사를 들려주었습니다.

길림성 출신인 김씨는 부인과 2년 전에 이혼했고,

어머니는 돌아가셔서 늙은 아버지가 손주인 김씨의

아들(12세)과 딸(4세)을 키우고 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딱하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 아이들을 어떡해야 하나?

예수님은 저의 오지랖에 또 다시 불을 지르며 일을 벌리셨습니다.

저는 김씨의 형제에게 아이들을 한국에 데려오면 저희가 잘 돌보겠다고

하였더니 눈물 훔치면서 준비해온 편지를 건넸습니다. 함께 읽기를 원합니다.


 

금번 10월8일에 발생한 화재로

너무 심한 고통을 끼쳐 죄송합니다.

우리들은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조선족입니다.

열심히 일을 하여 꿈을 이루어야 하는데 이처럼 복잡한 일이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저희의 동생이 관계되어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무어라 죄송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제 동생은 2013년 6월에 한국에

오자마자 고시원에 머물게 되었는데

여권과 돈이 들어 있는 가방을 도둑맞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도 받지 못하고 불법체류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어려운 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의 소개를 받아 지구촌사랑나눔의 쉼터에 오게 되었습니다.

쉼터에 와서 3일째 되던 날 밤에 화재를 일으켰고 화재를 피해 대피하던 중

추락하여 뇌부상을 입었습니다. 소방관들에 의해 고려대학교구로병원에 입원하여

뇌수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크게 발생된 화재 피해에 대하여

제 동생이 큰 죄를 지었는데도 감싸주시고 용서해주신 일입니다.

김해성 목사님이 중환자실에 찾아와 기도해주시고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신다고 했을 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 다시 듣고서야 이해를 하였습니다.

병원비와 함께 사망을 하게 되면 장례까지도 치러준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큰 피해를 끼친 것만 해도 미안한데 도리여 은혜를 베푼다는 말에 믿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동생은 6일 만에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김해성 목사님께 연락하였습니다. 곧 바로 병원에 와주시고 장례절차를 안내하면서 병원비와 장례비용까지 책임져 주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있단 말입니까?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피해를 한 푼도 갚지 못하는데 도리여 우리를 배려해주시는 사랑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김해성 목사님을 따라 예수님 믿는 일에 나서겠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을 하는 목사님한테 감사드립니다.

동생을 대신하여 모든 가족이 예수를 믿겠습니다.

김해성 목사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도와주신 일을 간직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2013년 10월 17일 김*운의 형 김*수, 김*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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