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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아의 NY 다이어리
연극 ‘청춘예찬’으로 데뷔해 올해로 10년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수원 출신으로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더 큰 꿈을 향해 2009년 뉴욕에 와 CF, 실험영화, 연극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출연한 ‘Boundary’가 최고실험영화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안았다. 뉴욕에서의 일상부터 연기활동을 하면서 겪은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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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올림픽선수와도 같다”(下) 내사랑 ‘Acting’

글쓴이 : 김성아 날짜 : 2012-08-07 (화) 01:29:54

함께 공부했던 학생들은 나를 포함해서 13명이었는데 절반이상이 다른 주에서 온 미국인이었고 나머지는 홍콩과 독일, 영국, 도미니카, 캐나다에서 온 영어권의 학생들이었다.

 

‘이곳에서 Certificate 하나 받겠다고 뉴욕으로 비행기타고 날아왔단 말인가…’

처음 뉴욕에서 어학연수를 했을 때는 국제학생들도 많고 한국학생들도 많았던 까닭에 서로 이해하고 쉽게 통했는데 한국인은 한명도 없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말이 너무 빠른나머지 한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나도 모르게 자주 긴장하고 있었다.

 

▲ 필름연기를 함께 공부했던 classmates.

‘토플점수가 아주 높지는 않아도, Speaking 점수만큼은 괜찮게 나왔는데.. 지금 여기서 네가 영어를 제일 못하는건 알고있니…? ’

자신감 상실로 스스로에게 질책(叱責)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넘쳐나는 과제물로 부담감을 잔뜩 안고 있을 때 문득 ‘ 연습..그래..또 연습…밖에 없다..’,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인텐시브(intensive)한 현장실습 위주의 수업방식이라 모든 Acting의 과제물들은 작품분석(Scene Study)을 한 후 대본에 있는 대사를 철저히 외워서 학교에 설비된 셋트장에서 촬영을 하고 무대에서 작품 프리젠테이션(Scene Presentation) 으로 발표해야만 했다.

 

▲ 학교내 셋트장에서

나와 연기파트너가 된 나보다 어린 Hossei 란 친구는 캐나다에서 왔다. 본래 엔지니어 전공으로 공부를 해서 꽤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연기가 좋아서 휴직을 하고 부모님 몰래 연기공부를 하고자 NYFA Acting & Film School에 오게 되었다.

 

▲ 밝은 표정으로 연습하고 있는 Hossei.

Hossei 는 연습하기 좋하하는 나와 파트너가 된 죄로 학교문이 닫힌다고 경비아저씨가 말하기 전까지도 집에 못가고 긴 시간 열심히 연습했었다.

 

▲ 피곤에 지친 Hossei. 커피사러 간사이 책상에서 잠이 들었다.

Acting 을 지도했던 교수님중에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 8페이지 가까이 되는 대본을 하루만에 전부 외워오라고 주문했던 Scene Study 의 엄격한 Daniel Winerman 교수님이 생각난다.

"배우는 올림픽 선수와도 같다고 보면 된다. 끊임없이 파고들고, 연구해서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질주를 해야 해. 물론 여기와 있는 학생들이 지적으로 훌륭한건 잘 알겠는데 머리로 연기하려 들지 않길 바래."

  

▲ 섬세하게 연기지도하고 계신 Daniel 교수님

덕분에 난 긴장한 나머지 Daniel 교수님수업이 있는 날은 날을 꼬박 지새워야 했고, 게다가 연기를 할 때마다 “이 상황에서 왜 이 캐릭터가 이렇게 행동해야 할까?”, “이 대목에서 네가 맞은 역할에 대한 목표는 무엇이니..?” 등등의 분석적인 질문들이 마구 쏟아졌고, 난 수업을 들은지 며칠만에 심한 스트레스로 도망치고 싶을 정도였다.

‘안돼…널 믿고 추천서 써주셨던 임순례 감독님과 NYU에서 Cinema Studies를 가르치고 계신 최정봉 교수님을 생각해봐…고작 이정도밖에 안되면서 말로만 열심히 한다고 했던거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프리젠테이션 (Scene Presentation) 날까지 캐릭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무대연기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동안 Film Acing 과제들을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한국에 있을 때 뒷골목의 부패된 사람들, 콩가루집안의 가족, 자폐아, 장애인 등…주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에 주로 연기했던 나로서는 어두운 역할에 좀 더 익숙한 것 같다.

그런 배역에는 나도 모르게 캐릭터에 빠져들어 연습중간에도 자연스럽게 여러번 눈물이 흘렸는데 Acting for Film 수업을 지도했던 Lea Brandenburg 교수님이 내가 걱정이 되셨는지 연기를 마치고 나를 꼬옥 안아주시더니 “성아..한국에서 연기를 했던 경험이 있니?” 라고 질문하셨다.

 

“네 ..그런데 코믹연기에는 익숙치가 않아요..그래서 다음 과제로 제가 맡은 코믹연기가 걱정이 됩니다…” 앞으로 3일 후에 촬영해야할 코믹씬의 연기를 위해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일단 시나리오에 충실하기로 하자’ 하고 리딩에 참여했다.

 

▲ 뒷골목의 부패된 사람들이나 소외되고 어려운 배경의 역할을 주로 연기했던 시절.

갑자기 여기저기서 키득거리며 교수님조차도 나에게 방해가 될까봐 얼굴이 빨개지며 웃음 참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작가가 정말 시나리오를 재밌게 잘 쓴 것 같다. 그래도 리딩을 마치고 내 코믹연기에 확신이 서지 않아 솔직하게 물었다.

“저..사실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코믹연기가 미국와서 이번이 두번째 이거든요. ”

“성아, 관객들 웃음소리 못들었어? 너 지금 굉장히 웃겨. 왜 그런줄 알아? 네가 의도적으로 웃기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지금 그대로를 유지해서 촬영일에 더 즐기며 연기해봐. 너의 씬에서 내가 더 보충해줄 것이 없는 것 같다.”

 

▲ 코믹연기에 도전했던 NYFA촬영장에서.

사실, 교수님 앞에서 내색은 안했지만 그때 기분이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칭찬 조금 들었다고 오버하지마라. 김성아 … 배우가 자만하는 순간..그건 끝이야..’

업(up) 되었던 기분을 달래며 촬영일이 다가 왔고 적당한 긴장감을 안고 촬영전까지도 끈을

놓지 않았던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완성된 필름을 나중에 받아보았는데 부끄럽지만.. 캐릭터속 내 모습이 조금 웃기긴 했던 것 같다. 새로운 배역을 통해 또다른 자신의 연기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 이래서 연기가 매력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다시 들었다.

 

재작년에 뉴욕에서 ‘노 페이’로 함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주연으로 출연했던 독립영화가 얼마전 우연히 검색한 미국에서 잘 알려진 Amazon.com 에서 팔리고 있는걸 발견하고는 뉴욕이 각박한 생활 가운데 묘한 매력이 있다는걸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년 봄, 뉴욕 한국문화원의 후원으로 한국의 대학로 선배들과 함께 멋진 작품으로 뉴욕무대에서 한국관객뿐 아니라 외국관객들에게도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장 흥분되는 일은 얼마전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가 연기(Acting) 라면 이제 주께 영광 올리겠습니다’ 라고 다짐했을 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겠다는 응답을 받은 것이다. 뉴욕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상황들이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셨다는 확신이 섰고, 기쁘게 헌신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조금씩 가슴이 벅차 오른다….

 

▲ 비록 종이한장에 불과하지만..고마운 분들의 정성이 들어간 Certificate. 임순례감독님, NYU최정봉교수님, 한동신선생님  추천서  써주시고,격려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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