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이 뜬금없이 묻는다.
“로선생, 남쪽에서 빨갱이, 빨갱이 하는데 그게 대체 무슨 말입네까?”
진짜 모를까 싶어 가만히 있었더니 대답을 채근하는 표정이다.
“제가 알기로는 빨치산을 뜻하는 ‘파르티잔(partisan)'에서 유래된 말인데요. 항일투쟁 시기에 공산당 유격대원을 빨치산이라고 했는데 거기서 빨갱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얼마전 삼일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빨갱이’ 프레임을 정면으로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빨갱이’는 일제가 모든 독립운동가를 烙印(낙인)찍는 말이었고 지금도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빨갱이의 어원이 일제 강점기 빨치산에서 유래했으니 꼭 틀린 말은 아니다. 빨갱이를 대중화 한 장본인은 보수에게 ‘건국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이승만이다. 빨갱이는 일제에 부역한 친일파가 저들의 죄과를 덮고 역공을 취하는 방편이기도 했다.
악마화된 ‘빨갱이’ 프레임만 씌우면 모든 합리적 판단과 정당한 의문제기는 사라지고 처단의 대상이 되버린다. 그 빨갱이가 오늘날은 ‘종북’으로 대체되었다. 극우세력이 보자면 평양에 사는 ‘원조 빨갱이’가 나보고 ‘대체 빨갱이가 뭐냐?’고 물은 셈이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김선생이 슬그머니 한마디 거든다.
“빨갱이, 빨갱이 하는데, 그럼 파랭이도 있습네까?”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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