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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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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뉴욕의 김어준따라잡기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12-10 (토) 04:41:34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가 미주 투어를 벌이고 있습니다.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딴지그룹 총수, 시사평론가 김용민 교수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 트리오가 5일 ‘월가 점령(占領)’ 시위의 본산지 주코티 공원을 방문, 시위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5일 오전 뉴욕에 도착한 김어준 씨 등 3인은 이날 오후 6시 경 주코티 공원에 있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와 합류, 피자를 돌리며 격려했습니다. 나꼼수 일행은 월가시위대에 피자 50판, 400인분을 돌리는 통 큰 기부(寄附)를 했는데요.

 

제가 직접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 취재를 나간 것은 김어준 총수를 만나기위해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11년만의 만남이었습니다.

 

한국 언론사에서 풍자의 역사는 불과 십수년입니다. 그 효시(嚆矢)는 98년 7월 6일 정치 풍자 패러디 사이트로 출발한 딴지일보입니다.

‘똥꼬깊수키~’ 라는 민망한 글씨와 그림으로 시작되는 딴지의 초창기 프런트면엔 다음과 같은 창간 이념이 쓰여져 있습니다.

<본지는 한국농담을 능가하며 B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 초절정 하이코메디 씨니컬 패러디 황색 싸이비 싸이버 루머 저널이며, 인류의 원초적 본능인 먹고 싸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우끼고 자빠진 각종 사회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 방금 소개말에서도 눈치 챌 수 있듯이, 본지의 유일한 경쟁지는 썬데이서울, 기타 어떠한 매체와의 비교도 단호히 거부한다.>

 

유일한 경쟁지를 썬데이서울이라고 했지만 기실 딴지일보는 당시 막강한 힘을 휘두르던 조선일보 디지털조선을 풍자한 것이기도 했지요. 지금 한국사회에 돌풍을 일으키는 나꼼수가 나가수의 패러디 제목인것처럼 말입니다.

자칭 딴지그룹 그리고 총수라는 어마어마한 호칭을 자임한 김어준 씨는 68년생입니다. 아직도 젊은 40대지요. ^^ 딴지일보를 만들었을 때 만 30세였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우리 사회의 뒤틀린 현실을 유쾌하게 비틀고 절묘하게 풍자하는 딴지일보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한국네티즌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사람의 네티즌 독자이기도 했던 제가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하반기입니다. 당시 저는 스포츠서울의 사회부장으로 부임해 새로운 지면모델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1985년 한국의 두 번째 스포츠신문으로 창간된 스포츠서울은 한글전용, 가로쓰기, 매일컬러라는 한국언론사의 기념비적인 시도를 하면서 창간 6개월만에 리딩 스포츠신문으로 부상했고 90년대이후 종합일간지 3곳과 함께 광고업계에서는 4대신문으로 분류할만큼 대중에 대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을 때였습니다.(당시 하루 발행부수가 80만부가 넘는 스포츠서울에 전면광고를 내려면 무려 1500만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새천년에 접어든 2000년이후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인터넷미디어인 딴지일보와 오마이뉴스였습니다. 딴지는 풍자미디어였고, 오마이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슬로건으로 제도권언론의 한계를 비집고 새로운 대안매체로 각광을 받고 있었습니다.

 

스포츠서울과 이 두 신문은 각각 정체성이 다르지만 20~30대 젊은층이 주요 독자라는 타겟은 같았습니다. 저는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딴지의 재기발랄한 패러디와 오마이의 또다른 시선을 압축해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수와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대표기자와 접촉, 콘텐츠 제휴에 대한 협정을 맺었습니다. 스포츠서울이 주1회 딴지일보와 오마이뉴스 면을 제작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말 신선한 시도였고 좋은 반향을 얻었습니다.

제가 몇개월후 스포츠서울의 위성방송사업 TF팀으로 파견을 나가는바람에 더 오래 지속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반보수 반한나라당의 진보미디어 딴지는 그러나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시절 깊은 정체에 빠졌습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패러디할 대상이 크게 줄었기때문입니다. 억눌린 압제가 있어야 절묘한 비틀기도 생명력을 얻는데 조롱할 상대가 머리깎인 삼손이 되었으니 관심도 시들해진 것입니다. 딴지가 한동안 ‘명랑산업’ 운운하며 성관련 상품에 관심을 돌린 것도 그런 배경이기도 합니다.

딴지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보수정권이 재집권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격적인 투신을 사건직후입니다. 김어준 총수는 딴지 전면에 ‘씨바 난 삼년상을 치룬다’라는 제목을 내걸고 다시 딴지 부흥에 나섰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계속될수록 딴지의 풍자는 강도가 높아졌고 네티즌의 열광은 더욱 커졌습니다. 급기야 올들어 딴지는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를 시작했고 6개월도 안돼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방송이 되었습니다. 지난 11월 30회를 깃점으로 세계 팟캐스트 다운로드 1위라는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나꼼수 일행의 첫 방문지인 주코티 공원에는 시위대 등 일반시민 200여명과 나꼼수 미주후원회와 팬들, 취재진 까지 한인들도 100여명 자리해 한동안 북새통을 이뤘다. 김어준 총수가 나타나자 환호성과 함께 ‘나꼼수! 나꼼수!’ ‘김어준! 김어준!’을 외치는 등 마치 유세장을 방불케하더군요.

 

‘월가 점령’ 시위대들도 김어준 씨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Welcomw”, “Thank you for pizza”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이날 주코티 공원 방문에 앞서 김어준 총수 일행은 ‘월가 점령’ 시위대 본부가 있는 브로드웨이 52번지 빌딩 1층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이곳은 지난달 한 독지가가 월가 점령 시위대에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 공간이었습니다.

 

어수선하게 시위용품들이 널려 있었지만 이렇게 사무공간이 바로 인근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솔직히 놀라웠습니다. 김어준 총수는 마크 아폴로(Mark Apollo) 아웃리치디렉터와 카렌 스터더스(Karen Studders) 변호사와 만나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힌시간 가량 사무실에 머문 일행은 오후 6시 경 주코티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나꼼수 일원중 하나인 정봉주 전 의원은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중이어서 여권이 발급안돼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김어준 총수에게 “정봉주 의원이 없어서 강연에 지장은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대번에 “지장없어요!”하면서 껄껄 웃더군요. 그러면서 왈 “그 사람 와봐야 깔대기만 하는데요 뭐~”

 

깔대기란 정봉주 전의원의 별명입니다. 방송에서 시도때도 없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다고 붙은 별명이라죠? ^^ 이번에도 한국에 남아 한 방송에 출연해 “내가 없으면 나꼼수가 굴러가겠느냐?”고 이죽거렸다지요?

 

아무튼 김어준 씨 일행이 오고 현장의 분위기가 뜨거워지자 ‘월가 점령’ 시위대의 아웃리치 리더인 마크 아폴로(mark Apollo) 씨는 즉석에서 “우리 모두 모여 행진을 합시다. 월가에서 시위를 합시다”고 즉석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었습니다.

 

 

공원에는 진보그룹인 김동균 목사 등 한인들이 나꼼수 일행을 맞았습니다. 김동균 목사는 “이곳에도 워킹 그룹이 있으니까 나꼼수하고 같이 SNS 통해서 공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아폴로 아웃리치 리더가 나꼼수 일행에 시위대와 함께 몇 블록을 행진하자고 제안하자 김어준 총수가 이를 받아들였지만 퇴근길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것을 우려해 공원안에서 짧게 약식행진을 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본래 인터뷰 계획은 없었지만 취재진이 워낙 달라붙다보니 김어준 총수는 짧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김어준 총수는 "(월가) 오큐파이의 정신이나 나는 꼼수다의 정신이나 같은 맥락 만나서 일정도 맞춰보고 격려의미에서 피자를 전달하려고 왔는데 먹을 사람들이 없네?"하고 웃었습니다.

 

 

-월감점령 시위대 집행부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우리도 비슷한 경험있고 경험도 얘기했고 나꼼수에 대해서도 말했고 필요한 전략법에 대해 의견교환을 했어요. 앞으로 일정도 맞춰보고 그래야죠."

 

-이번 미주투어 방송을 하면서 충격적인 내용이나 발표가 있나요?

“그건 아니죠. 그걸 왜 미국에서 해요? (웃음) 한국에서 하지..재외국민투표에 대해 동포들께서 관심을 좀더 가져달라고 얘기하고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 방송이 언론의 자유가 제한된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代案)이 되고, 전세계적으로 ‘월가 점령’ 시위와 비슷한 정신을 가진 분들과 교류하려는 3가지 목적으로 왔습니다.”

 

다음은 주진우기자와의 대화입니다

-뉴욕엔 이전에 온 적이 있나요?

“일년에 한두번 취재 때문에 옵니다.”

 

-미주투어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습니까.

“기대 별로 없구요. (웃음) 다만 외국에 잇는 분들 한국사정 왜곡되게 생각하는게 많아서..

재외동포 참정권이 생겼잖아요. 재외동포분들이 나라를 위해서 많이 좋은 일 하셨는데 투표할때도 나라의 미래를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주코티 팍은 처음 올텐데 어떤가요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많이 위축된것 같은데 우리 국민들이 경찰에 위축된것과는 다르겠지만 당당하게 더 용기있게 나가면 좋겠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 교수는 뉴욕은 물론, 미국이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합니다.

“시골영감 처음 가는 기차놀이같아요.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 돼서 처음 미국에 왔는데 나도 그렇네요. 여기도 와보니 사람사는 동네 같아요. 1%농간에 99%가 신음하고 서울이나 뉴욕이나 같은거죠.”

 

김용민 교수는 성대모사도 탁월하다고 하는데 언젠가 김어준 총수는 이렇게 자랑하더군요.

“방송하면서 성대모사도 하고, 방송편집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그이밖에 없어요.”

 

공원에서 약 30분간 머문 일행이 공원을 나와 다섯블럭 아래 대기하고 있는 미니밴을 타기 위해 걸어가자 이들을 따라가며 사인도 요청하는 등 팝스타의 열성팬들을 방불케 했숩니다. 한 20대 여성은 “한국에서 여행 왔는데 마침 나꼼수 분들이 주코티 공원을 방문한다고 해서 여기까지 찾아왔다”고 말하더군요.

 

일부 시위대는 돌아가는 김어준 총수에게 따라가 감사의 말을 전하고 뉴욕에 대한 인상이 어떠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이날 나꼼수를 환영한 한인 중에는 뉴저지 에디슨에서 온 모녀도 있었습니다. 딸 강물결 양을 데리고 왔다는 노정순 씨는 “이곳 맨해튼까지 두시간도 더 걸렸지만 이렇게 직접 보고 기념사진도 찍어 너무 좋다”며 함박 미소를 지었습니다.

 

 

‘가카헌정방송’의 기치를 내걸고 내년까지 한시적인 방송을 하겠다고 선언한 나꼼수 사람들이 앞으로 어떠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지 국민들과 해외동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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