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구글을 선호하는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우선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인 구글의 능력을 따를 포탈이 없는 것이 첫째입니다.
둘째 구글의 초기화면엔 눈을 어지럽게 하는 광고들이 없습니다. 광고도 정보인데 적당하고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다면 오죽 좋겠습니까. 그러나 한국의 포탈사이트와 미디어에 도배되는 광고들은 네티즌의 눈을 피로하게 하고 음란물을 방불케하는 저속한 광고들이 너무 많습니다.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처럼 독자들의 눈을 배려하고 광고도 가려서 받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세 번째 이유는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구글은 일주일에 한두번 자사의 로고를 재미있게 표현합니다. 아시다시피 구글의 기본 로고는 Google이라는 영어단어를 4가지 색상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로고를 특별한 기념일이나 이슈가 있으면 다양한 형태로 상징화 합니다. 가령 마틴루터킹 목사기념일이었던 지난 16일엔 킹목사의 얼굴과 연설문 일부로 이미지를 꾸몄습니다.
지난 2010년 성탄절엔 17장의 카드그림으로 형상화했고 새해를 앞둔 12월 31일엔 불꽃놀이 이미지를 올렸습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연방공휴일인 프레지던츠 데이엔 존에프케네디 대통령의 초상화와 연설문 일부를 인용했구요. 유리 가가린이 우주시대를 연지 50주년이었던 지난해 4월 12일엔 영락없이 우주비행사의 이미지와 로켓이 발사되는 애니메이션을 연출해 네티즌을 즐겁게 했습니다.
구글의 재미있는 ‘로고놀이’는 다음 기회에 특집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본론입니다.
오늘 아침 여느때처럼 구글을 여는데 로고는 보이지 않고 시커먼 직사각형이 화면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순간 컴퓨터에 문제가 있는건지 당황했지요. 그런데 마우스를 까만 반창고같은 곳에 갖다대니 작은 글씨가 뜨는 것이었습니다.
‘Tell Congress: Please don't censor the web!’(의회에 말하세요: 웹을 검열하지 말라고!)
아하, 바로 이것이었구나. 요즘 입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SOPA(Stop Online Pirate Act) 와 PIPA(Protect Intellectual Property Act)라는 법안이 뇌리(腦裏)를 스쳤습니다. SOPA(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는 하원에서, PIPA(지적재산권보호법)는 상원에서 각각 논의중인 법안입니다.
그런데 세계최대의 개방형 온라인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로 갔더니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해당페이지를 열면 3초간 화면이 떴다가 곧 사라지면서(blacked-out) 검은색 바탕에 위키피디아라는 제호와 함께 다음과 같은 카피가 떴습니다.
“Imagine a World Without Free Knowledge
For over a decade, we have spent millions of hours building the largest encyclopedia in human history. Right now, the U.S. Congress is considering legislation that could fatally damage the free and open Internet. For 24 hours, to raise awareness, we are blacking out Wikipedia.”
“자유로운 지식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세요. 10년이 넘게 우리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백과사전을 구축하며 수백만 시간을 투자해왔습니다. 지금 미국 의회는 자유롭고 열려있는 인터넷을 치명적으로 위해하는 법제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4시간동안 경각심을 촉구하기 위해 우리는 위키피디아의 문을 닫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learn more’로 안내하는 한편 하단에는 작은 입력창을 만들어 사는곳의 우편번호(Zip Code)를 넣으면 지역구 정치인들의 명단이 연락처와 함께 나옵니다. 항의전화와 이메일을 하라는 뜻입니다. 덕분에 제가 사는 곳의 연방 정치인이 찰스 슈머와 엘리엇 엥겔 등 4명의 상하원의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간 한국의 위키백과의 화면입니다.
미국시간으로 18일 0시부터 24시간동안 동시에 시도된 위키피디아의 서비스 중단은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열린 인터넷을 지향하는 구글은 서비스는 제공했지만 반대청원 운동을 온라인상에서 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督勵)했습니다.
검은 반창고를 클릭하면 남녀가 외치는 이미지와 함께 이런 문구가 뜹니다.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SOPA와 PIPA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들은 인터넷을 검열하고 미국의 경제발전을 저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른편 하단엔 네티즌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청원서명이 되도록 프로그래밍을 하였습니다.
페이스북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심사숙고하지 않은 법안때문에 인터넷 발전을 해칠 수는 없다. 페이스북은 법안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인 크레이그리스트도 침묵시위에 동참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지역구인 샌스란시스코 팔로알토의 애나 에슈 연방의원 등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자신의 사이트를 잠정폐쇄하는 등 동조시위도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침묵시위에 동조한 웹사이트는 6만여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체 SOPA와 PIPA가 어떻길래 인터넷 업계의 거물(巨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침묵시위를 벌이는걸까요. (공교롭게도 양 법안은 우리에게 익숙한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와 FIFA(국제축구연맹)과 어감이 비슷합니다.)
말씀드린대로 SOPA는 온라인의 해적행위를 금지하는 하원의 법안, PIPA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상원의 법안입니다. 미 의회는 그간 저작권(著作權) 보호 강화를 주장해 온 음악과 영화업계의 강력한 로비속에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담은 해외 웹사이트에 대해 미국내 접근을 차단하고 자금조달과 광고유치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온라인의 해적(海賊) 행위를 막고 지적재산권을 지키자는 원칙에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입법화되면 해외 웹사이트 등에 대한 폐쇄나 접속 차단 등이 강제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확산되고 사실상 정부의 인터넷 검열(檢閱)이 가능해짐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www.en.wikipedia.org
이미 인터넷은 우리에게 없어선 안될 정보의 바다에서 거대한 담론(談論)을 만들어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재단이 운영하는 위키피디아만 해도 전세계 200여 개 언어로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 정보를 수억명의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향유하고 있습니다.
무단전재(無斷全載)와 같은 해적질은 척결(剔抉)되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정보획득의 평등을 위해 양질의 정보가 무료, 혹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네티즌들에게 제공되야 합니다. 작금의 법안은 소비자의 입장보다는 돈벌이가 더 중요한 저작권업체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요, 일당독재국가인 중국처럼 정보를 검열하는 빅브라더의 출현이라는 재앙(災殃)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로운 웹의 세상에 사는 우리 네티즌들이 구글의 청원운동에 동참해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