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기러기의 평양오딧세이(11)
숙소 해방산 호텔과 이웃한 로동신문은 북한에서 가장 권위있는 일간지이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로 1945년 11월 1일 ‘정로’(正路)라는 이름으로 창간, 1946년 9월 지금 이름으로 제호를 변경했다. 매일 6면이 발행되는데 서방 신문과 달리 광고가 없고 제목 활자도 작아서 기사량은 24개면 정도 분량이 될 듯 싶었다.
이번에 평양의 지하철역에서 가판대(정확히 말하면 신문열람대)에 로동신문과 평양신문이 게시된 걸 보았다. 시민들이 지하철을 승하차하기 전에 가판대에 몰려 보는 장면들을 보았다.
일시적인 현상인가 싶어서 일부러 5분 정도 대기하며 살펴보았는데 지하철을 타기에 앞서 남는 시간 신문을 살펴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지하철이 도착할 때마다 내리는 사람들도 신문 열람대 앞에 가서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즘엔 갖고 있는 손전화기(스마트폰)를 통해 로동신문 뉴스가 서비스 되고 있어 전용 앱을 다운받아 신문을 읽는다.
로동신문은 2015년 이후 타치폰(스마트폰)으로 연결되는 유료서비스망(인트라넷)을 통해 유료 구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 사이트에 가입해 구독 신청하고 구독료는 월정액 통화비용에 합산해 부과하는 식이다.
한 평양 시민의 손전화기를 이용해 로동신문 읽는 법을 시연해 보았다. 이동통신기기는 ‘공세’라는 이름의 신문자료 열람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화면에 뜨는 프로그램을 클릭하였더니 로동신문을 날짜별로 선택하여 읽을 수 있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외부소식을 아주 궁금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북한 신문엔 최고 지도자 소식과 정부 시책이 주를 이루고 국제, 경제, 문화, 체육 뉴스들이 포함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사건사고를 보도하는 사회면도 없고 말랑말랑한 뉴스들도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이 신문을 열심히 읽는 것은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을 깃점으로 1년간 천지개벽과도 같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기 때문이다. 1년여전만 해도 그들의 ‘위대한 령도자’가 미제국주의의 首魁(수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악수하고 환담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있었을까.
로동신문은 지난해 1차정상회담도 1∼2면에 총 17장의 회담 사진을 싣는 등 큰 관심을 기울였는데 이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도 1면에 두 정상이 악수로 첫인사를 나누는 장면부터 원탁 회담을 하는 장면 등 사진 4장이 실렸고 2면에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원 산책 모습과 확대회담 등 사진 9장이 실렸다. 아무런 합의안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인민들의 급증하는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1980년대엔 최고 3백만부까지 발행되었다고 한다.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한때 각 기관과 도서관 ‘보관용’만 찍어 낼 정도로 발행사정이 악화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150만부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신문 구독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신문이 더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지역신문인 평양신문은 1957년 6월 1일 창간되었는데, 일요일을 제외한 일간지로 대형판 4면으로 발행되고 있다. 다른 신문으로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가 있고 지방지로는 각 도(직할시) 당위원회와 도(직할시) 인민위원회의 기관지 15개가 있다. 이밖에 ‘교원신문’ ‘철도신문’ ‘대학신문’ ‘체육신문’ 등 우리네의 경제지와 스포츠지 같은 특수지도 있다.
(12편 계속)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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