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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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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1년..희망마저 사치스런 아이티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1-01-13 (목) 11:18:04

꼭 일년 전입니다. 2010년 1월 12일 사람들에게 낯선 카리브해의 빈국(貧國) 아이티에서 진도 7.0의 대지진으로 무려 23만명이 목숨을 잃고 300만명의 이재민(罹災民)이 발생했습니다.

세계인들은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진흙으로 만든 과자를 먹는 이 가난한 나라의 또다른 비극에 가슴 아파했습니다. 수많은 구호물자가 답지(遝至)했고 대통령궁까지 파괴된 아이티의 재건을 위해 경쟁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쳤습니다.

 

▲ 이하 사진 www.wikipedia.com

그 후 1년, 과연 아이티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대지진 1주기를 맞았지만 한국 언론의 보도는 인색해 보입니다. 외신을 통해 들어온 UN의 1주기 행사 정도를 보도했을 뿐 대지진 직후 현장에서 들어가 생생한 소식을 전하던 열기를 찾을 길이 없습니다.

언론의 관심에서 배제된 아이티는 여전히 모진 아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이들이 품고 있던 미래에의 희망은 속절없이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월스트릿저널은 12일 현장 르뽀로 아이티의 암담(暗澹)한 현실을 전했습니다. 가난한 카리브해의 국민들에게 사기를 북돋을만한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티 정부는 위기를 극복할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외국의 원조는 감질날 것처럼 찔끔찔끔 들어옵니다. 자선단체들의 활동은 서로 뒤섞인 채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철저히 파괴된 수도 포르토프랑스의 거리엔 여전히 잔해(殘骸) 더미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이것을 다 치우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아이티의 이재민은 무려 900만명으로 불어나 1300개의 임시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운동장과 주차장 등 넓은 공간만 있다면 어디든지 활용해서 만든 것입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수용소 사람들은 점점 핏기를 잃고 있습니다.

피티션빌 축구장에 마련된 이재민수용소에선 3천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파이나 버나디티(24) 간호사는 “우리는 완전히 의욕을 상실했다”고 푸념합니다.

 

아이티의 음울(陰鬱)한 현실을 말해주는 상징물은 반쯤 무너진 대통령궁이 아닐까요. 커다란 잔디밭에 웅장한 양식으로 백악관을 흉내낸 대통령 궁은 1년전 대지진으로 하얀색 돔이 무너졌고 현관입구도 붕괴했습니다.

지난해 3월 아이티를 방문한 프랑스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통령궁을 다시 세워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4월에 두 대의 크레인이 도착했고 구조물을 들어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날밤 이후 복구인력은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이티와 프랑스가 대통령 궁 복구자금을 다른 프로젝트에 긴급히 쓰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 해도 무너진 대통령궁을 방치(放置)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이티 국민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니까요. 궁밖을 지키는 경비원 한명은 “이곳을 복구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한심한 정치인들의 상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비꼬았습니다.

 

월스트릿저널은 그나마 미약한 희망의 징조로 한국기업의 도움을 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 11일 한국의 섬유회사와 미국의 IAD뱅크가 힘을 합쳐 새로운 산업단지를 세워 향후 2천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물론 이마저도 손 댈 곳이 한두개가 아닌 아이티로선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옥스퍼드대의 경제학자 폴 콜리어 교수는 “아이티가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2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때문입니다.

아이티 경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합니다. 아이티는 비즈니스와 투자 재산권의 자유가 제한된 나라이고 특히 부패문제가 심각합니다. 대지진 발생이후 몇 달간 사람들은 복구사업을 위해 외국 자본이 많은 기회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너무 순진한 것이었습니다. 아이티 전문가인 버지니아 대학의 로버트 패튼 교수는 “거의 모든 것이 파괴된 아이티의 현 상황을 바꾸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라고 말합니다.

지진이전에도 아이티는 이미 서반구 최고의 극빈국이었습니다. 미정부개발국 USAID의 칼리니 데이 국장은 “지진과 가난이 겹치면서 아이티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퇴보(退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아이티의 정치상황입니다. 아이티는 지난해 12월 혼란속에서 대선을 치렀지만 아직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당선자에 대한 정치적 불안과 합법성의 결여는 재건의 노력에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지난해 3월 국제사회는 아이티 재건을 위해 120억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중 20억 달러가 들어왔고 최근에 13억 달러가 추가됐습니다. 이같은 재건자금은 아이티 정부 대신 UN이나 자선재단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부패때문입니다.

아이티 관리들은 자금운용에 거의 관여(關與) 할 수 없기때문에 신속한 복구를 원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副應)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아이티의 진 막스벨러리브 수상은 “우리를 부패하고 비효율적인 사람들로 계속 치부하는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구호단체들의 활동도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지진 후 몇 달간 자선재단들은 서로 뒤섞여 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아이티 정부는 이들을 한곳에 모아 체계적인 활동을 벌이도록 하려 했지만 공간 확보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용소의 일부 사람들은 희망을 버리고 파괴된 고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서둘러 안전하게 복구할 수 있는 정보를 담은 팜플렛을 발행했지만 프랑스어판만 나왔을뿐 가난한 아이티 사람들이 구사하는 크레올어판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복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아이디 기업과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일부 자선재단은 아이티인들을 고용(雇用)하지 않습니다. 거주시설을 빨리 만들려면 아이티 노동자들보다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것이 훨씬 낫기때문입니다. 항의가 잇따르자 인력의 25%는 무조건 아이티인들을 쓰기로 채우기로 계약을 새로 하는 촌극(寸劇)도 있었습니다.

임시수용소에서도 불안감은 존재합니다. 피티션 축구장 수용소에서 살고 있는 간호사 버나디티 씨 등 3천명의 이재민은 수주 안에 다른 곳으로 나가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봄이 되면 이곳에서 스포츠 행사가 열리기때문입니다.

그녀는 “우리보고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 우리는 갈 곳이 없다”고 힘없이 말합니다. 아이티 국민들에게 정녕 희망(希望)은 사치(奢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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