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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창현의 뉴욕 편지
가슴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중견기자의 편지. 1988년 Sports Seoul 공채1기로 언론입문, 뉴시스통신사 뉴욕특파원(2007-2010, 2012-2016), KRB 한국라디오방송 보도국장. 2006년 뉴아메리카미디어(NAM) 주최 ‘소수민족 퓰리처상’ 한국언론인 첫 수상, 2009년 US사법재단 선정 '올해의 기자상' CBS-TV 앵커 신디슈와 공동 수상. 현재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 편집인 겸 대표기자. 팟캐스트방송 ‘로창현의 뉴스로NY’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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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시간이 남을때 하라구?

글쓴이 : 노창현 날짜 : 2010-06-04 (금) 14:23:34
 
 
 


 미국사회의 주류인사(主流人士)들에게 한인들에 대한 인상을 물으면 예외없이 지적하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뜨거운 교육열(敎育熱)입니다. 유태계도 교육열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민족이지만 한국인의 유별난 교육열은 세계 으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내 유학생(留學生) 순위에서 한국이 3년째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교육열을 잘 말해줍니다. 우리보다 인구가 20배, 30배가 넘는 인도와 중국을 제치고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어느 민족 앞에서 어느 누가 감히 교육을 논하겠습니까.


 모국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이 나서 영어몰입교육을 강조했고 오렌지가 아니라 아륀지로 발음해야 한다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만 과연 우리 민족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열을 갖고 있느냐하는 것은 의문입니다.


 인격의 연마와 기술의 함양이라는 교육의 목적을 도외시한 채, 성적의 노예와 지식의 기술자로 명문대 졸업장에 만족한다면 나 자신은 물론, 우리 민족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없습니다.


 미국에선 졸업시즌이 한창입니다. 4년간 밤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이제 대부분 사회로 진출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최악의 취업난으로 올 졸업생들은 얼굴이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했음에도 좋은 직업을 찾기는 커녕 졸업하자마자 취업재수생으로 전락한다면 너무도 불운한 일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듯이 일자리를 줄이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한편으로 인재를 찾고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기업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수요에 부응할 다양한 전공자들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한국사회와 마찬가지로 우리 동포사회도 자녀들의 직업을 의사, 변호사 등 이른바 ‘사짜 직업군’을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전문직을 선호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편향된 전문직에 몰리다보니 기형적일만큼 특정 직업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이는 시장의 측면에서 당사자들에게 불리할뿐더러 미국속의 소수계로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경쟁력 확보에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옵니다. 흔히 소수계의 ‘롤 모델’로 삼는 유태계는 미국의 주류 직업군에 많이 포진하고 있기때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유태계가 오래전부터 전략적으로 많이 진출시킨 두 개의 직업군이 있습니다. 바로 교직과 공무원입니다. 미래의 동량인 아이들을 훈육하는 교육의 현장에서 교사가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실로 엄청납니다.


 왜 유태인의 명절에 학교가 문을 닫고 덩달아 타민족 어린이들까지 그들의 문화를 배우는 것일까요. 많은 유태계 교사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유태계는 물론, 그들의 모국 이스라엘에 막연히 친근감을 갖게하고 나아가 정치적 지지자로 길러내는 효과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선 공무원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국가행정의 실핏줄같은 존재입니다. 만일 이들이 파업이라도 한다면 국가 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요. 이민역사가 짧아서 한계가 있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1970년대를 본격적인 이민역사의 출발점으로 본다해도 벌써 두 세대의 세월이 흘렀으니까요.


 한인들의 숫자와 경제적 위상에 비해 정치력이 너무 미약한 것이 혹시 다양한 직업군에 우리의 자녀들을 진출시키지 못한 탓은 아닐까요. 한인사회가 주류사회를 둘러싼 유리벽에 막혀 좌절했다기 보다는 우리만의 섬에서 안주하며 바깥세상에 나가길 두려워 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 세상의 직업은 약 1만2000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고작 손으로 꼽을만한 몇 개의 직업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의 25%가 25년전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좋다고 생각하는 직업들이 25년후에는 사라지거나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 CNN머니닷컴은 향후 유망직업들의 랭킹을 매긴 적이 있습니다. 심각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소득과 안정성이 조화를 이뤄 향후 10년간 가장 성장이 빠를 직업을 꼽은 것입니다.


 상위 5개 직업만 소개해 볼까요. 1위는 의료보조사(PA) 2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3위 물리치료사, 4위 IT분석가, 5위 의학자 순이었습니다. 기존에 생각했던, 이른바 괜찮은 직업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부모들의 공통점 한가지는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기준과 잣대로 자녀를 재단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욕심으로 자녀를 강제하지 않았습니다. 자녀들의 뜻을 존중하고 신이 나서 하도록 멍석을 깔아준 것입니다.


 17세기 영국의 사상가 존 로크는 ‘교육에 관한 몇가지 단상’에서 학생들이 길러야 할 첫째가 체력, 둘째가 위기관리능력, 셋째가 창의력, 넷째가 대담함이라면서 그후에도 시간이 남으면 공부를 가르치라고 했습니다.


 한국은 지육과 덕육, 체육의 순서인 지덕체를 말하지만 영국에서는 체덕지가 교육의 철학입니다. 강인한 체력없이 훌륭한 지도력은 나오지 않기때문입니다.


 교육에 대한, 그리고 직업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통해 나와 가족, 우리와 한민족 전체를 아우르는 21세기의 비전을 내세워야하겠습니다.




최경자 2010-06-15 (화) 03:47:10
좋고 훌륭한 말씀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진정 공부를 필요로 할때 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해낼수가 없거든요. 사실 공부는 평생 공부입니다.  운동은 강인한 정신과 담대함을 길러 주고 자신감을 주는  심어 주는 최선의 최대의 무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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