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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의 스포테인먼트
소싯적 꿈은 축구선수였지만 정작 배구선수를 하고 만, 당근 기자노릇은 축구였으되 야구 육상 사격 역도 배드민턴 농구를 섭렵하다 방송영화계를 출입하며 연예와 씨름한 방랑의 취재인생. 전직 스포츠신문 기자가 전하는 스포츠와 연예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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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동양 오리온스의 막장 드라마

글쓴이 : 로빈 날짜 : 2011-06-16 (목) 01:12:28

제3의 프로스포츠인 한국의 프로농구리그는 1997년초에 출범했다. 원년리그는 기아(부산)와 삼성(수원) 현대(대전) 나산(광주) 동양(대구) 대우(인천) 나래(원주) SBS(안양) 등 모두 8개팀이었고 이듬해 LG(창원)와 SK(청주)가 합류했다.

고작 15년이 흘렀을뿐인데 지금과 비교하면 팀 이름과 연고지(緣故地)가 많이도 달라졌다. 그만큼 프로농구리그의 부침이 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농구 초기엔 전국적으로 농구붐을 확산시킨다는 명분으로 서울을 중립지역으로 하고 모든 팀의 연고지를 지방에 두도록 강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울을 언제까지 연고 공백도시로 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삼성과 SK가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했고 그밖의 구단들은 소유기업들이 달라지면서 연고지가 옮겨지는 일이 있었다. 가령 2000년 골드뱅크는 나산을 인수하면서 광주에서 여수로 이전했고 2001년에는 한꺼번에 네 팀이 연고지를 이전해 팬들을 헷갈리게 했다.

KCC가 현대를 인수하며 대전을 떠나 전주에 둥지를 텄고, 울산 모비스도 기아를 인수하며 부산에서 울산으로 이전했다. 2003년엔 KTF가 다시 부산을 연고지로 선택함으로써 총 6차례의 연고지 이전사례가 있었다.

연고지 이전은 사실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한국 프로농구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연고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옮긴 것은 해당도시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를 못했다는 반증(反證)이기도 하다. 연고팀에 애정을 기울였던 팬들의 입장에선 이만저만 섭섭한 일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연고지 이전이 용인된 것은 구단 매각이라는 불가피한 이유와 대의명분,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 양해각서를 전격 체결한 동양 오리온스의 사례는 연고지 이전의 ‘막장 드라마’라는 비아냥과 함께 원 연고지였던 대구 시민들의 거센 분노와 비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프로농구 초기 대구동양 오리온스에서 대구오리온스로 이름이 수정됐을뿐 오리온스는 원년팀 중 유일하게 연고지를 지킨 구단이었다. 물론 시작할 때야 ‘천년만년 살고지고’ 추파를 던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살다보면 연고지를 이전할 수도 있는 일이다.

문제는 오리온스가 고양시와 연고지 이전합의를 발표할 때까지 대구시와 대구팬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상식 이하의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오리온스는 그간 대구시에 어떤 협의나 양해를 구한 적이 없었다. 이전 가능성이 거론될 때마다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심지어 전날 확인차 방문한 대구시 관계자에게도 함구(緘口)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은 프로농구리그를 주관하는 KBL 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공식적으로 MOU체결을 발표함으로써 KBL 이사회의 결정을 하나의 요식행위로 만들어버렸다. 구단이 매각된 것도 아니고 대구시와 팬들이 나가라고 한 것도 아니므로 이전의 명분을 찾기 힘든 KBL의 난감한 처지를 배려(?)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KBL 이사회가 오리온스의 충실한 거수기(擧手機) 역할을 해준다면 오리온스는 경기 북부지역 첫 프로스포츠 구단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다음 시즌 홈경기장은 총 공사비 991억이 투입되어 이달말 완공 예정인 고양체육관을 사용하게 된다.

비좁고 낡은 체육관에서 최신설비의 새 체육관을 쓰게 됐으니 얼마나 좋으랴. 오리온스는 이번 연고지 이전이 고양시의 스포츠 비전인 전문 스포츠 도시로서의 인프라 구축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문화와 스포츠 관광이 연계된 스포츠 클러스터를 구축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프로농구 활성화를 기본으로 유소년농구클럽부터 생활체육 등 경기 북부지역 스포츠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스포츠 복지와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약속을 내세웠다.

참 낯 뜨거운 일이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대구라는 거대도시에서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오리온스가 무슨 신통방통한 재주가 있다고 애드벌룬을 그리 띄우는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기라도 했는가.

오리온스는 대구에게 빚진게 많은 팀이다. 솔직히 대구팬들에게 자랑과 기쁨보다는 수모와 슬픔을 더 많이 안겨준 구단이다. 프로농구 출범 전후로 누구보다 근거리에서 취재했고 동양 오리온스를 담당했던 기자로서 지금도 잊지 못할 기억은 오리온스가 기네스 기록이라 할만한 32연패의 연패 행진을 거듭했던 98~99시즌이었다.

시즌 성적 3승 32패. 시즌 초만 해도 오리온스는 그렉 콜버트라는 걸출한 용병센터를 앞세워 상위권을 노리던 팀이었다. 그러나 그가 가정사로 시즌 몇게임만에 야반도주(?)를 하면서 동양의 비극은 시작됐다. 용병 하나가 빠졌다고 전력이 급전직하(急轉直下), 동네북으로 전락(轉落)한 모습은 정말 보기 딱할 정도였다. 용병하나에 일희일비하는 한국프로농구의 현 주소이기도 했다.

어쨌든 당시 오리온스는 앞이 안보이는 팀이었고 시즌 끝날 무렵 기업부도로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나산 플라망스가 사실상의 져주기 게임을 하지 않았다면 시즌이 끝나도록 연패의 늪을 탈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참담한 시즌에도 대구 팬들은 체육관을 찾았고 10개 팀중 관중동원 5위를 기록할만큼 뜨거운 사랑을 보내줬다. 그뿐인가. 연전에 김승현의 이면계약 파동으로 망신살이 뻗쳤을 때도 팬들은 구단을 성원하고 지지했다.

최근 4년간 10위-9위-10위-10위 등 꼴찌를 세 번이나 하는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팬들은 참으로 우직스럽게 오리온스의 곁을 지켰다. 잘해도 내팀, 못해도 내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팬들의 가슴에 동양 오리온스는 쾅하고 대못을 박았다. 김중배의 다이어가 좋아서 이수일의 품을 벗어난 심순애도 아니고 15년간 팀을 알뜰살뜰 보살핀 팬들의 뒷통수를 그런 식으로 치는 것은 기업의 윤리도, 저자거리에서 만난 장삼이사(張三李四)간의 정리로도 할 짓이 아니다.

대구시는 지난 15년간 오리온스의 홈구장이었던 대구실내체육관을 개·보수하고 사용료도 대폭 인하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역팬들의 성원을 헌신짝 버리듯 배신한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안녕히 계시라’는 팝업창 하나 띄워놓은 오리온스의 막가파식 행태를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비난의 목소리와 함께 동양제과의 대표상품인 초코파이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오리온스의 연고지 이전은 단지 동양제과 홀로 욕먹고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 프로농구리그를 포함, 농구계 전반에 걸쳐 신뢰도 훼손(毁損)과 이미지 추락(墜落)이 우려되고 있다.

안그래도 관중감소 등 여러 악재로 고전하는 KBL은 이번 사태를 수수방관(袖手傍觀)해선 안된다. 최근 경선을 통해 KBL의 수장(首長)이 된 한선교 총재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게 된만큼 대구팬들의 상처난 자존심을 치유하고 파장을 최소화하는 묘안찾기에 골몰해야 할 것이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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