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응답했다!”
15일 종로 보신각 타종식에서 힘찬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황제지보(皇帝之寶)’ 등 대한제국 국새 및 어보 반환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보신각 타종식은 문화재의 환수를 축하하는 타종식으로 행복한 대미를 장식했다.
오는 25일 방한예정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황제지보 등 9점의 국새와 어보를 직접 반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반환문화재는 황제지보 외에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유서지보(諭書之寶), 준명지보(濬明之寶), 향천심정서화지기(香泉審定書畵之記), 우천하사(友天下士), 쌍리(
雙螭), 춘화(春華), 연향(硯香) 등이다.
LA카운티박물관(LACMA)이 반환의사를 밝힌 문정왕후 어보 등 두점은 행정적인 이유로 6월경 환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전격적인 반환은 그간 문화재제자리찾기를 비롯한 시민들과 미국의 유력정치인을 움직인 미주동포들의 노력은 물론, 청와대와 외교부, 검찰청의 물밑지원에 힘입은 것이다.
현재 국새들을 보관중인 미국의 국토안보부는 카운터파트 격인 검찰청에 구체적인 반환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이날 행사는 국새의 환수를 축하하는 축제 한마당처럼 진행됐다.
타종식에는 혜문스님과 민주당 안민석의원, 언론인 정운현 씨 등 관계자들과 문화재제자리찾기 블로그기자단 어린이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또 문정왕후 어보 등의 환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김정광 미주한국불교문화원장 등 미주인사들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국새환수운동은 지난 2월부터 국내에서 범국민적 환수운동 ‘응답하라 오바마-왕의 귀환편’이, 미주에선 ‘백악관 온라인 청원운동’이 동시에 펼쳐지며 오바마 대통령의 직접 반환을 압박했다.
타종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플래카드를 앞에 한 채 “오바마는 응답하라!” “오바마가 응답했다!”는 두 개의 구호를 연이어 외치며 국새들의 뜻깊은 귀환을 축하했다. 당초 덕수궁에 보관됐던 국새와 어보들은 한국전쟁 와중인 1953년 미군사병의 약탈로 47과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이후 한국정부의 요청으로 일부가 반환됐으나 구체적인 행방을 찾지 못하다가 혜문스님 등의 노력으로 61년간의 타향살이를 끝내고 고국에 돌아오게 됐다. 미국에 있던 국새들은 혜문스님이 미국의 국가기록보관소에 있는 ‘아델리아 홀’ 레코드 등 도난사실을 명기한 정부자료들을 발견하면서 환수의 극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LACMA에 있는 문정왕후 어보가 지난해 9월 반환키로 합의됐고, 국새에 대한 미국측 관심이 높아지면서 같은해 11월 황제지보 등 10점의 유물이 경매시장에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국토안보부가 적발 압수하게 됐다.
혜문스님은 “미국 사병이 훔쳐간 국새들을 미국의 대통령이 직접 반환하는 것은 역사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면서 “환수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국권을 상징하는 국새들이 역사적인 귀환을 하게 됐다”며 감격스런 소회를 피력했다.
뉴욕에서 온 김정광 회장도 “미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메넨데스 의원이 미 국무성과 국토안보부에 반환촉구 서한을 보낸 것도 조기 반환의 촉매제가 된 것 같다. 미주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결과를 맞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타종식이 열린 종로 보신각의 종은 조석(朝夕)을 알리던 동종(銅鍾)으로, 보물 제2호로 지정돼 있다. 조선 태조 5년인 1395년에 설치되었다가 다시 세조 13년인 1468년 대종을 주성해 달았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종루와 함께 불타버렸고, 이에 임진왜란 직후인 1594년에 종루가 재건되면서 원각사에 있던 종이 불타버린 종을 대신해 내걸렸다. 파루(오전4시)에 33번, 인정(오후10시)에 28번 울려 도성의 문을 여닫고 하루의 시각을 알렸는데, 타종 횟수는 불교의 우주관인 '28계 33천' 신앙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현재의 보신각은 1980년 2층 종루로 새로 재건되었다. 1985년까지 새해 타종까지 '제야의 종' 역할을 한 보신각종은 현재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이관, 보존되어 있다. 현재의 보신각종은 1986년 에밀레종을 본따 새로 제작돼 지금까지 제야의 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시사상식사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