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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의 재미있는인류학
서강대학 영어영문학과 졸 1988년 도미 뉴욕정착. 뉴욕시립대 석사, 인류학박사 수료. 1998년부터 라과디아 대학에서 인류학, 사회학, 도시학을 강의하고 있다. 인류학이라는 학문은 꿈을 쫒는 사람의 집합처이다. 전세계 인종과 문화가 혼재된 뉴욕에서 신명난 인류학 연구의 기쁨을 독자들과 나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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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하누카

글쓴이 : 서영민 날짜 : 2011-12-23 (금) 06:39:12


성탄절이 코앞이다. 하지만 유태인들은 성탄절 대신 그들 고유의 축제를 즐긴다. 유태인 축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하누카 (Hanukkah) 축제가 지난 20일 화요일 시작되었다.

유태인이 많이 거주하고 유태교 탬플이 몰려있는 뉴욕시 브룩클린 크라운 하이츠 지역에서는 하누카 촛불이 연일 불을 밝히고 있다.

 

▲ 이하 사진 www.en.wikipedia.org

하누카라는 축제는 무엇일까. 하누카 혹은 카누카(Chanukah)라고도 하는데 실제 유태인 언어 식 발음은 새뉴카아(Xanukah)라고 한다. 일전에 설명한 인도의 빛의 축제 디왈리와 기원(起源)이 같다고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안정된 영토와 왕조로 수 천 년을 영위한 인도와는 달리 끊임없이 열강 제국에 시달렸던 유태인들의 역사 때문에 빛의 축제를 보는 시각은 다르다. 그래서 많은 이들, 심지어는 유태인들까지도 하누카의 기원이 일 만 년 전 유목민족들이 기리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의 자연 변화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고 기원 전 2세기 유태인 반란군이 당시 점령군을 무찌르고 유태 신전을 회복한 맥카비 반란(Maccabean Revolt)을 기념하기 위해 생긴 전통이라고 말한다.

   

무엇이 원조이던 간에 이 하누카 전통이 사실 유태교 신앙 중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동료 교수 설명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누카 예식과 전통은 미국에서 크리스마스가 상업화 되기 시작한 1930년 대 이후 유태인 교회에서 기독교 식 문화에 어린이들이 물들지 않고 유태인 고유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1950년 대 이후 활성화 되었다는 것이다.

즉 기독교의 크리스머스, 유태교의 하누카, 그리고 미국 흑인 사회의 콴자가 모두 연말연시를 맞아 각 커뮤니티 의식 활성화를 위해 극히 최근에 (인류 역사를 통틀어 살펴볼때) 생긴 전통들이다.

  

하누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대형 촛대에 불을 밝히는 의식일 것이다. 하누카 메노라(Hanukkah Menorah)라고 불리는 촛대는 9개의 가지가 있다. 좌 우 4개와 중앙에 하나이 가지에 8일 동안 매일 촛불을 밝힌다.

 

올해는 유태인 음력에 따라 지난 화요일인 12월 20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인 28일까지 하루에 하나씩 붉을 밝히게 된다. 한가지 우리가 잘 모르는 유태인 풍습을 소개하면 이 기간 동안 옛날 한국 동지섣달에 한국에서 즐겼음직한 통나무 팽이를 돌리는 놀이를 한다는 것이다.

 

드라이델이라고 불리는 팽이는 정말 한국 팽이와 모양이 흡사하다. 한가지 다른점은 한국 팽이가 둥글다면 이 드라이델은 사각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랔키스 (Latkes)라는 감자 고로케 요리를 해서 염소 치즈에 찍어 먹는 요리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동료 역사 교수가 반드시 설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새로 생긴 전통이 있는데 아이들에게 겔트(Gelt)라는 유태인 동전을 나눠주는 풍습이다. 사실 동구 유럽 유태인 언어 이디쉬에서 유래한 이 겔트는 돈이라는 뜻이다.

 

아이들에게 한국에서 세뱃돈 주듯 재미있으라고 시작된 전통인데 이 전통이 미국식으로 변질되면서 우리 한인 커뮤니티에도 익숙한 금박 쵸컬릿 동전으로 1920년대에 둔갑을 하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뉴욕 외곽지역 뉴저지 뉴왁시에 자리를 잡은 로프트(Lofts)라는 쵸컬릿 회사가 아이디어를 고안해 처음 생산한 히트를 쳤다는 재미있는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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