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일요일 아침, 나는 큰 가방을 하나 들고 뉴욕JFK 공항에서 JET BLUE에 몸을 싣고 플로리다의 웨스트 팜 비치로 날아갔다.
며칠 전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지난 2년간 준비한 PGA Level One 시험을 보러 간다는 긴장감이 더욱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세 시간 후 플로리다 땅을 밟는 순간 "와! 진짜 따뜻하다"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5박6일의 일정은 새삼 미국이 넓은 나라라는 것을 실감하며 시작됐다.
2008년 봄 PGA 프로가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PGA 홈페이지를 뒤지며 정보를 얻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함 가운데 시작한 PGA 프로되기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아직 많은 과정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골프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PGA 프로에 대한 궁금한 내용들을 알려드리고 싶다.
PGA(Professional Golfers’ Association of America)는 약 2만8천명의 정회원이 소속되고 거의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프로골프협회이다.
한국 사람수는 정확하지 않지만 약 30명 내외의 PGA Class A Member가 있고 작년에는 한국인 최초의 PGA Master Professional도 탄생하기도 했다.
미국에 15,000여 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약 75% 골프장의 Head Professional은 PGA Member라고 한다.
PGA멤버가 되려면 골프실력과 더불어 3단계의 공부과정을 마쳐야 하는데 각 단계별 기간은 2년씩이다. 약 6년이라는 긴 여정(旅程)이 필요한 것이다.
마중 나온 여행사 직원은 스티브라는 이름의 백발 할아버지였다. 수험생 몇 명을 더 태우더니 PGA Village가 있는 Fort. St Lucie의 햄튼 인 가든에 데려다 주었다.
그날 저녁 룸메이트인 스캇의 주도로 호텔 로비에서 7-8명과 함께 서로의 시험정보를 나누고 공부에 돌입했다. 미국 각지에서 와서 처음 보는 사이지만 목표가 같기에 무척 친절하고 진지했다. 나만 긴장하고 온 줄 알았는데 미국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월요일 아침 8시, 시험이 시작되어 오전에 6과목의 필기시험을 치렀다. Rules of Golf, PGA Constitution, Golf Car Fleet Management, Introduction to Teaching and Player Development Programs, Career Enhancement, 그리고 Tournament Operations. 객관식 25문제씩인데 70%를 맞추면 합격이고 그 점수 밑이면 다음 날 한 번 더 볼 수 있다. 여기서도 떨어지면 돌아가야 한다.
시험과 함께 세미나에 참가하는 일정도 있었다. 그런데 23명의 수험생 중 시험만 보고 미리 떠나는 몇 명이 있었다. 알고보니 몇 주전 두 차례 불합격하고 다시 온 재수생들이었다.
그들을 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한 번에 끝내고 기분 좋게 뉴욕으로 가자’ 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25문제 중 15문제는 사지선다형이고 10문제는 O, X형인데 이해하기 힘든 표현들이 많아서 약간 당황스러웠다.
오후에 보는 3과목의 실기시험은 Golf Club Design and Repair, Rules of Golf, Tournament Operations이다. 직접 클럽을 수리하고 클럽에 대한 전문지식을 묻는 다양한 질문과 비디오에 나오는 룰을 어긴 상황을 보고 어떤 조항에 저촉(抵觸)되며 어떤 페널티를 적용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줄줄이 나온다.
또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PGA Tour와 같이 선수등록, 코스 셋팅, 스코어카드입력과 출력, 상금 배분, 다양한 수치 출력 등 실제 경험을 통해 능숙한 상태가 아니면 풀 수 없는 문제들이었다.
하루 종일 시험을 보고 난 후 왠지 홀가분한게 그리 나쁜 느낌은 들지 않았다. 곧이어 시험결과가 담긴 큰 봉투가 내 자리에 도착했다. 봉투를 뜯는데 종이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여러 과목을 재시험 봐야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펼쳐보니 다행히 한 과목만 합격점수를 받지 못해 다음 날 재시험을 보게 됐다. 전 과목 합격자는 23명중 오직 4명이었고 그 중 룸메이트 스캇이 들어 있었다.
미네소타주 출신인 스캇은 대학 골프팀 멤버로 현재 아칸사주의 프라이빗 골프클럽에서 어시스턴트 프로로 일하는 27살 된 백인이다.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며 얼마나 좋았던지 가족 친지 등 많은 사람들에게 전화로 합격소식을 전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럽기도 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엷은 미소로 나타났다. 저녁식사 후에 많은 수의 재시험 자들이 로비에 모여 미진한 것을 보충하느라 열을 올리는 모습이 마치 학창시절 시험 전날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 풍경 같다.
화요일 아침 7시의 재시험은 무난히 패스하고, 기분 좋게 3일 동안 하루 한 과목씩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었다. Golf 프로가 갖춰야 될 전문성에 대해 영양가 있는 교육이 진행되었다.
화요일은 골프 비즈니스 과목, 수요일은 골프티칭에 관한 방법, 그리고 목요일은 커리어 증진이었다. 세미나는 팀 별 과제를 해결해야 하기에 다양한 견해와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팀 별 주제발표를 통해 수행과제의 이해도를 높이고 실제 상황과 같은 설정으로 피부에 와 닿는 교육이었다.
오후 5시에 세미나가 끝나면 삼삼오오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가까운 몰로 가서 저녁식사와 맥주를 마시며 진한 동기애(同期愛)를 나누었다. 그 동안의 긴장감이 한 순간 사라지고 이제는 다음 단계를 기약하며 5박6일이 지나갔다.
마지막 날 23명의 참가자 명단을 받았다. 룸메이트 스캇의 주도로 성명, 이메일, 전화번호, 골프 클럽, 출신지, 그리고 기억에 남을 닉네임이 적혀 있었다. 나의 닉네임에는 지난해 PGA챔피언에 오른 양용은의 영어 이니셜 Y.E YANG이 써 있었다. 그들에겐 베테랑 K.J CHOI(최경주)보다 메이저 챔피언의 후광(後光)이 더 강력한 듯 했다.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첫 단추를 무사히 꿰었다는 기쁨과 앞으로의 남은 과정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교차했다. 늦게 시작했지만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과 꿈을 가지고 앞을 보고 간다는 것에 오직 감사할 따름이다.
겨울골프 즐기기골프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눈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필드에 나가서 힘 찬 스윙을 하셔야겠지요.요즘 화씨 40-50(섭씨 4~9)도 정도의 낮은 기온이라 골프장에 가봐도 용감한 한국인 골퍼 말고는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추운 날씨에 골프를 칠 때 필요한 팁을 드립니다.
1. 주머니에 여분의 공 두 세 개 넣고 플레이 하세요. 매 홀마다 따뜻한 공으로 바꿔서 플레이 하면 거리도 늘고 부상의 위험도 줄어듭니다.2. 충분히 웜업(warm-up)하시고 따뜻한 옷, 귀 덮는 모자, 양손 장갑, 핫 팩 등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장비를 잘 갖춰야 즐거운 라운딩이 되겠지요.3. 딱딱한 바닥을 힘껏 치고 들어가는 타법보다는 한 클럽 더 잡고 가볍게 쓸어친다는 타법으로 스윙을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 한인수 ishan309@yah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