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멍 터에서 해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오늘 아침 해가 오르던 그 산 위로 한가위 보름달이 올라오고 있었다. 하루 하루 사는 게 해나 달이나 나나 뭣이 다를까? 오늘은 달 크기가 좀 다르다. 수퍼문, 왕보름달이다. 지금 나가 달 보시라~~.

아내의 추석
결혼 전에는 추석(秋夕)이 우울했다고 한다.
결혼 후에는 명절(名節)이 힘들었다고 한다.
코로나 확진자로 맞는 이번 추석엔 가야 할 곳 가지 못하고, 와야 할 아이들도 오지 못하고,
둘이 고즈넉한 추석을 보내며 달빛 아래서 아내의 얘기를 듣는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지금은 가고 없는 아버지, 휴전 후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혈혈단신 남한에 남아 목련꽃 같았다는 엄마를 만나 일가를 이루고, 금쪽같다던 우리들 4남매가 이 세상 전부셨다.
추석이 되면 남들은 멀리 있는 큰집에 명절 쇠러 다녀 오는 걸 힘들다는 듯 말했지만, 난 여행처럼 보였고 부러웠다. 친척이 없는 우린 특별히 갈 곳도 없었고, 아버지는 실향과 그리운 부모님 생각을 술로 달래시려 했겠으나 그 땐 그 외롭고 쓸쓸하던 아버지의 어깨가 취한 모습 만큼이나 싫었다.
결혼 후 첫 추석에 시어머니 따라 차례 음식 준비하면서도 생경함에 힘든 줄도 몰랐으나 세월이 지나 명절이 거듭 될수록 모두가 아닌 일부만 즐거운 명절이 더 이상 기대되지 않았고, 어릴 적 그 쓸쓸하고 단촐하던 명절이 그립기도 했다.
이젠 제사도 차례도 지내지 않고 크게 변화 했지만, 어쩌면 앞으로 아이들 세대에는 명절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 싶다. 어떻든, 명절은 어떤 형식을 취하든 가족 모두가 고루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는......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