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도하지 않은 채 앰블런스에 실려지고 나니 곧바로 응급실(應急室)에 내려 졌습니다.
미국 뿐 아니겠지만 어디든 응급실 emergency room은 그리 가 볼만한 곳은 아닙니다.
한쪽 팔에는 정맥주사를 꽂아놓고 다른 쪽 팔에서는 피를 뽑더니, 몸 여기저기에 스티커를 붙여 놓고 이런저런 요상한 기계들을 들이대며 검사를 하고, CT, MRI를 찍고 나더니 의사가 ‘경과를 지켜봐야 하니 오늘은 병원에 머물러있어야 하는데 병실이 없으니 응급실에서 대기하세요.’라고 하고는 가 버립니다.
응급실 복도에 놓인 이동용 침대에 처량한 꼬라지로 누워 있는데 응급실 간호사가 다가오더니 빙긋 웃으면서 ‘나 당신 알아요. 내 아들이 유치원 때 당신 스쿨버스를 타고 다녔어요.’라고 말 합니다. 그리고는 ‘오늘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병실이 있는지 알아볼게요.’라고 하며 가더니 금새 돌아와서 ‘이제 곧 병실로 올라 갈 수 있을 거예요’라는 말을 하고는 ‘Good night'이라고 인사를 하고 갑니다.
응급실 복도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흔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간호사 덕에 곧장 병실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병실에 들어가니 담당간호사가 와서는 씩 웃으면서 ‘내 아이가 챙 스쿨버스를 타고 다녀요’라고 합니다. 어두운 병실이지만 얼굴을 찬찬히 보니 아이 얼굴이 보입니다.
“화리드요?”
“예, 맞아요”
화리드 엄마는 아무런 준비 없이 입원하게 된 나에게 이것저것 병실에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더니 침대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은 물론, ‘한동안 누워 있으면 다리가 부울 수 있으니 이걸 착용하고 있으면 편해 질 거예요’라며 다리 마사지 하는 기구까지 어디선가 구해다주고는 ‘통증이 있거나, 무엇이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참지 말고 꼭 부르세요.’라고 신산당부(申申當付) 하며 나갑니다.
퇴원하는 날, 담당 간호사가 와서 자기소개를 하는데 성(last name)이 익숙합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그 last name 가진 사람이 있는 데요.”
“누구예요?”
“학교선생님..”
“아, 당신이 챙이군요.”
담당간호사가 퇴원과 향후 치료 과정에 대한 모든 서류를 영문과 한글로 별도로 찾아 번역된 문서로 가져다주고는, 자기가 직접 병원 현관까지 나를 에스코트해서 퇴원 시켜 주었습니다.
‘아빠 찬스’, ‘엄마 찬스’ 라는 말들이 있던데 나는 ‘간호사 찬스’로 응급실을 거친 사흘간 병원 생활을 여러 도움을 받아가며 나름 편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혼자 중얼거려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착하게 살지 않았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그리 나쁜 짓을 하며 살지도 않았는가 보네...’
동지여러분,
착하게 삽시다. 아니 최소한 그저 나쁜 짓을 하며 살지는 맙시다.
살아 있다면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삯꾼 장호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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