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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지도자 장준하선생의 3남 장호준 목사는 1999년 다문화목회를 위해 UCC(그리스도연합교회)의 코네티컷 컨퍼런스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 유콘(코네티컷대학) 스토어스 교회는 UCC의 회중교회 정치제도에 따라 평신도 목회를 하고 다양성 수용과 정의평화 운동을 기초로 한다. 헌금을 강제하지 않고 예배때 성경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07년부터 주중엔 초중학교 스쿨버스를 운전하고 주말엔 목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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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온 이야기

글쓴이 : 장호준 날짜 : 2025-11-29 (토) 17:48:02

 

‘Geriatric Medicine’ 이라는 의학 분야가 있는데 ‘노인의학(老人醫學)’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살면서 내가 ‘노인의학’ 전문의를 만날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 해 본적이 없었는데 현실이 되었습니다.

 

미국 의료보험 행정상 65세 이상의 환자가 별도의 지정된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인의학’ 담당 전문의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내가 그 나이를 넘겼기에 반드시 ‘노인의학’ 전문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고 수술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수술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疑懼心)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 나름 비록 구차 하다 하더라도 반드시 생명연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기에 결국 ‘노인의학’ 전문의와 상담 검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약간 나이가 든 차분하게 생긴 의사였는데 내게 신체적, 물리적으로 수술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하고는 다만 정신, 감정적으로 수술과 회복과정을 견뎌낼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면서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

 

‘노인의학’ 전문의와 마주 앉아 마치 정신과 상담을 받듯이 지나온 내 삶의 이야기들, 아버지, 군대, 반독재 투쟁, 신학교, 목사안수, 선교지 활동, 꿔민땅 피난민, 교회목회, 마약상담, 북조선, 민주화운동, 미국이주, 교회설립, 자비량목회, 스쿨버스 운전사 그리고 지금의 나...

 

누군가 내 삶의 여정을 보고서는 ‘참 투쟁적으로 사셨군요.’라고 하던데, 한참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Dr. Dicks는 “Mr. Chang, 당신 삶을 책으로 써내면 좋겠군요. 당신과 같은 삶이 있다는 것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수술 담당하는 Dr. Curtis에게 ‘Mr. Chang이 수술을 받는 데는 아무런 문제(Red flag)가 없다'고 허락통보 하겠습니다" 라고 하고는 ”수술 끝나고 나면 내가 friendly visit을 할 테니 그때 다시 만납시다“ 라며 빙긋 웃습니다.

 

진찰실을 떠나는 Dr. Dicks의 뒷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혼자 슬그머니 웃어 보았습니다. 어느 유행가는 ‘네가 보고파서 나는 어쩌나, 그리움만 쌓이네’라고 하던데 ‘노인의학’ 전문의를 떠나보내며 '살아온 날들이 부끄러워 나는 어쩌나, 병원 tag들만 쌓이네.'라고 혼자 웅얼거려 봅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더 많은 저런 tag들이 쌓여 갈지....

 


 

삯꾼 장호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hj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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