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기는 했지만, 모든 목사들이 다 잘하는 것을 나는 영 잘하지 못합니다. 그중에서도 기도(祈禱)를 제일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누가 기도 해 달라고 하면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그것도 공개된 장소에서 그런 요청을 받으면 못 한다고 할 수도 없고, 싫다고 하기도 어려워 난처한 상황을 맞게 됩니다.
이런 내 처지를 잘 아는 지라 교회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내게 기도 해달라고 하지 않는 것이 참 고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도를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도 하는 방식이 달라서 내 경우는 십자가를 만드는 것이 어쩌면 기도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부가 함께 이곳에서 공부를 했고 학위를 마치고 교수직을 얻어 떠나는 가정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학생으로 있는 동안 덜덜대는 자동차를 고쳐가며 참 열심히 그리고 힘들게 살았었는데, 지난 일요일 드디어 새 차를 샀습니다. 한국에서 목회를 할 때 새 차를 샀다고 기도 해 달라는 사람들이 올 때 마다 무슨 무당 짓을 하는 것 같아 께름칙 했었지만 이들을 위해서는 내 나름의 기도를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차 안에 걸어 놓을 수 있도록 조그만 십자가를 만들었습니다.

“이 십자가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경찰에게 잡히지 않게 해주고... Red Light Camera에도 찍히지 않게 해주며... 사고도 나지 않게 보호 해 주고...”
이런 것이 아님은 나도 내 십자가를 받는 사람도 너무도 잘 압니다. 다만 누군가가 함께 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늘 느끼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내 기도인 것입니다.
십자가를 차에 걸고 새로운 삶의 자리로 떠나는 가정...
“과속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