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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지도자 장준하선생의 3남 장호준 목사는 1999년 다문화목회를 위해 UCC(그리스도연합교회)의 코네티컷 컨퍼런스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 유콘(코네티컷대학) 스토어스 교회는 UCC의 회중교회 정치제도에 따라 평신도 목회를 하고 다양성 수용과 정의평화 운동을 기초로 한다. 헌금을 강제하지 않고 예배때 성경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07년부터 주중엔 초중학교 스쿨버스를 운전하고 주말엔 목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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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버스 사고나던 날

글쓴이 : 장호준 날짜 : 2022-12-10 (토) 14:56:54


어제 11월의 마지막 날, 사고가 났습니다.

 

폭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맞춰 비가 쏟아지면서 강한 바람이 몰아 치더니 저녁에 초등학교 꼬맹이들을 태우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만 나무가 부러져 스쿨 버스를 덮쳐버린 것입니다.

 

갑자기 무언가 부서지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나더니 부러진 나무가 스쿨 버스 지붕에 떨어지면서 동시에 나무가 창문을 때려 깨뜨려 버린 것이었습니다.

 

급히 스쿨 버스를 한 쪽으로 세우고 유리창이 깨진 곳으로 가보니 정말 다행히도 부러진 나무가 유리창을 뜷고 스쿨 버스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유리창이 깨진 곳에 근처에 앉아 있던 꼬맹이들도 잘게 부서져 버린 유리 조각을 뒤집어 쓰기는 했지만 다치지는 않은 것을 확인하고 자리를 옮겨 앉게 한 후 곧 바로 무전(無電)으로 사고신고를 했습니다.

 

이곳의 응급상황 대처 방식이 가히 놀랍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신고를 하고나서 불과 채 5분도 안되어 어디서 나타났는지 경찰, 앰블런스, 소방, 통제, 교육감까지 번개처럼 달려 왔습니다.

 

사방은 깜깜한데 비는 쏟아지고 ....

 

사고 처리가 끝나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다른 스쿨 버스로 꼬맹이들을 옮겨 태우는데 폭우가 그치지를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퍼붓는 비속에서 꼬맹이들이 젖지 않도록 한명씩 한명씩 안아 옮겨 태우고, 각자의 집에 도착해서는 꼬맹이들을 일일이 데리고 부모에게 인계 해 주면서 사고 설명과 함께 아이들이 앉아 있었던 자리를 알려주고 혹시라도 이상 징후가 있으면 즉시 연락을 하라는 말을 전해 주다 보니 내 옷은 흠뻑 젖었고 머리에서는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꼴이 되었지만 한 시간 정도 지체된 시간에도 부모들이 모두들 나와 기다려 주었던 것에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베이스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12월 첫째 날,

 

아침에 꼬맹이들을 태우는데 엄마들이 모두 나와서는 내게 괜찮냐?, 다친 곳은 없냐?’라고 물어 보더니 아이들을 잘 돌봐주고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 주어서 정말 정말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들의 고맙다는 말을 듣고서 내가 대답해 주었습니다.

 

“I have forty-six angels on board. There's nothing to hurt them. I won't let that happen.” (내 버스에는 마흔 여섯 천사가 타고 있거든요. 천사들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내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할테니까요.)

 

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애디 엄마가 두 손을 가지런히 가슴에 모으더니 소리 나지 않게 ‘Thank you'라고 입모양으로 말해 줍니다.

 

애디 엄마의 모습을 보는데 갑자기 이태원 참사로 떠나버린 백 쉬흔 여덟 천사들의 모습이 떠올라 내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더니 무언가 눈가로 흐르게 합니다.

 

그날 그 자리에서 백쉰여덟 천사들을 다치지 않게 지켜줘야 할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 어디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반드시 처벌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지 않을 때 참사는 또 다른 참사를 불러 오게 될 것이며 그 참사의 희생자는 바로 우리들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삯꾼 장호준

 


*********************

 

고개 숙이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잘못 한 것이 없습니다.

아니 고개 숙이는 것은 오늘만 하십시오.

내게도 딸이 있습니다.

딸을 참사로 잃은 아버지 편지가 나를 미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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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은이를 보낸 후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아가 우리 딸에게 썼던 편지입니다. 태워서 딸에게 부치려고 했는데... 태우지를 못하게 해, 오늘 이렇게 여기서 편지를 부쳐봅니다.

상은아, 잘 가라.

이 세상에 네가 없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이제 별이 된 사랑하는 우리 딸 먼저 보낸 미안함에,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억장이 무너지는 원통함에 가슴을 치며 통곡해 보지만 눈물로 채운 가슴에 갈수록 그리움과 아련함이 가득하구나.

꽃다운 청춘 펼쳐보지도 못하고 꽃이 져서 별이 됐네. 사진 속에선 환하게 웃고 있는데 너희 방에 꽃내음과 향 내음만 가득하구나.

보고 싶구나... 매일 아침 '밥 먹자' 하면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 걱정할까 봐 투정 한번 없이 함께해 준 우리 딸. 부르면 금방이라도 걸어 나올 것만 같은데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이 없구나.

대학 졸업과 함께 열심히 준비해서 미국 공인회계사 합격하고 '아빠 나 합격했어' 하고 울먹이던 너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너를 보내고 이튿날, 너희 핸드폰으로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회사에서 좋은 소식의 문자가 날아왔는데 너는 갈 수가 없구나. 너무 원통하고 안타까워 또 통곡을 했다.

네가 태어나서 아빠 가슴에 처음 안겼었을 때의 따스함처럼, 재가 되어 아직도 식지 않은 따뜻한 너를 가슴에 안고 너를 보내러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살아 있을 때 사랑한다고 자주 안아주지 못한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었는지...

이제는 보내줘야 한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너를 보내줘야만 네가 마음 편히 좋은 곳에 갈 수 있다고 하니 보내주려고 한다. 딸아, 잘 가라. 이모부 꿈에 나타나 '엄마 아빠가 다시 태어난 너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네가 엄마 아빠 알아보고 찾아온다고 했다'고 하니, 다시 태어나서 우리 다시 꼭 만나자.

엄마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말고, 뒤돌아보지 말고 이승에서의 모든 고통, 아픔, 슬픔 모두 버리고 힘내서 잘 가거라. 엄마 아빠도 우리 딸이어서 너무 고마웠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한다.

- 254개월을 함께 해 준 사랑하는 딸, 상은이를 보내며 엄마 아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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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퍼 할 때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분노해야 할 때인 것입니다.

삯꾼 장호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hj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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