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파리 : 서울 :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전문필진 l 사진필진 l 열린기자 l Kor-Eng    
 
미국필진
·권이주의 美대륙을 달린다 (117)
·김동석의 워싱턴워치 (79)
·김수복의 자력갱생 북녘경제 (11)
·김중산의 LA별곡 (40)
·김창옥의 빌라레비 훨훨 (6)
·김태환의 한국현대사비화 (73)
·김현철의 세상보기 (98)
·노정훈의 세상속으로 (31)
·로빈의 스포테인먼트 (98)
·세등스님의 세상과 등불 (5)
·신필영의 삶의 뜨락에서 (34)
·오인동의 통일 고리-Gori (40)
·장호준의 Awesome Club (101)
·피터 김의 동해탈환 이야기 (52)
·한동춘의 퍽 환한 세상 (15)
·한종우의 시사아메리카 (13)
실시간 댓글
장호준의 Awesome Club
민족지도자 장준하선생의 3남 장호준 목사는 1999년 다문화목회를 위해 UCC(그리스도연합교회)의 코네티컷 컨퍼런스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 유콘(코네티컷대학) 스토어스 교회는 UCC의 회중교회 정치제도에 따라 평신도 목회를 하고 다양성 수용과 정의평화 운동을 기초로 한다. 헌금을 강제하지 않고 예배때 성경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07년부터 주중엔 초중학교 스쿨버스를 운전하고 주말엔 목회를 하고 있다.

총 게시물 101건, 최근 0 건 안내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아버지의 칼자국

우리의 자부심은 어디에 있나
글쓴이 : 장호준 날짜 : 2018-12-25 (화) 04:33:00

아버지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에는 다섯 개의 선명한 칼자국이 있다. 학도병(學徒兵)으로 끌려가 훈련을 받던 중 동상에 걸리셨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 군의관은 곪은 것으로 알았다. 전쟁 말기 후방인 평양 제42부대에 마취제가 남아 있을 리가 없었던 일본군은 아버지의 생손을 메스로 쨌던 것이다.


장준하.jpg


 

그 일을 아버지께서는 돌베개에 이렇게 적어 놓으셨다.

 

<그의 눈앞에 바짝 들이댄 나의 엄지손가락에 의무관은 알코올만을 한 두어 번 문지르고 그대로 메스를 갖다 대었다. 싸악, 이렇게 분명히 나의 머릿속에는 내 살이 쪼개지는 소리가 나의 조국이 베어지는 소리로 들렸다.

 

그러나 웬일일까? 엄지손가락에서는 고름이 나오기는커녕 하얀 살 속을 스며 나타나는 새빨간 피만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의무관을 처다 보며 내 일그러진 표정을 폈다.

똑바로 나의 시선이 그의 시선을 타고 그의 동자 안으로 해서 그의 심중을 꿰뚫고 있었다. 일본 의무관의 한쪽 눈썹 끝이 약간의 경련 속에 치켜졌다. 싯누런 고름이 삐죽 쏟아져 나왔어야 했을 것을, 의무관은 시선을 피하면서 약간의 신경질을 그의 안면근육에서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눈치였다. (중략)

 

엄지손가락을 뺑뺑 돌면서 다섯 번의 메스질이 나의 살가죽을 난자질했다. 머리로 모여 있는 나의 긴장과 신경이 겨우 나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내 손은 이미 내 손이 아니고 일본 군의관을 당황하게 한 한국 민족의 한 부분이다. (중략)

 

머큐로크롬을 병째로 뒤집어씌워 놓고 지혈을 시키기 위해 꽁꽁 동여매었을 뿐, 그러나 나는 일군 육군 중위와의 대결에서 판정승을 얻었다는 자부심으로 그의 앞을 물러서려고 하였다.

 

“... , 내 외과의사 생활 10여 년에, 너 같은 지독한 놈은 처음 본다. 장하긴 장하다. 독종이구나.”

 

나의 아픔은 이 한마디로 보람을 찾은 듯이 잠시 내게서 잊혀졌다. 그러나 너 같은 일본 놈에게 아프다는 소리는 차마 하기 싫어서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올 뻔했다....> -돌베개 중에서-

 

아버지는 평생 오른 엄지손가락에 훈장 같은 다섯 군데 칼자국을 지니고 사셨고, 아버지의 이야기는 오늘, 태극기를 온 몸에 휘둘러감고 거리로 나선 자들과 갈갈히 찢겨가고 있는 어제의 동지들이 웅크리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무엇을 위한 어떠한 자부심으로 살고있는지 또한 살아가야 할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돌아보는 내가 아프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jhjac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발행인 : 洪性仁 l편집인 : 盧昌賢 l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2010.08.31.) l창간일 : 2010.06.05. l한국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0 / 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USA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