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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이 ‘미국에 필요한 나라’가 돼야 하는가


글쓴이 : 김중산 날짜 : 2020-07-13 (월) 06:58: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13일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먼 나라의 분쟁 해결은 미국의 책무가 아니다.”라면서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재확인한 것으로 원론적인 언급이지만 얼핏 듣기에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닌가 싶다. 그의 요구대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하지 않을 경우 주독미군 감축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강력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부자 나라인 한국이 돈도 안 내고 공짜 안보를 즐기고 있다면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많이 부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아예 철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짱을 놓기라도 하면 당장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한심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공로명 전 외무부 장관 같이 한국 사회에서 제법 이름깨나 알려진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있다.

 

장삼이사(張三李四)인 내가 보기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 데 지체 높은 분들이 대체 무엇이 두려워 그토록 좌불안석(坐不安席)인지 모르겠다.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감축하면 감축한 만큼 분담금을 삭감해 돈 덜 주고, 그게 불만이라서 철군하겠다면 그리하게 내버려 두면 될 일이다. 아니면 제풀에 꺾여 주둔비 내고 머물든가.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고 하지 않는가. “주한미군은 한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있는 것이라고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말한 것처럼 주한미군이 우리가 아닌 자국의 안보이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으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터무니 없이 더 많이 내라고 강요하는 건 언어도단이다. 그런데 이 말도 안 되는 X소리에 미국 편을 드는 을사오적의 후예같은 자들이 있다.

 

주일 대사를 지낸 공 전 장관은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두 배더 내라면 못 낼 이유가 없다. 안보 구두쇠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안보 문제에서 구두쇠가 되면 되겠느냐. 일본은 주일미군 분담금을 배려 예산이라고 부르며 넉넉히 책정한다. 한국도 현재의 경제규모라면 분담금을 더 못 낼 것 없다는 실리적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 전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을 단순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세계 2차 대전 후 미국은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을 독일처럼 분할 점령하는 대신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반도를 분할해 우리 민족은 지난 75년 동안 분단의 아픔과 고통속에 살아오고 있다. 2차 대전 패전국이자 전범국인 일본이 받았어야 할 응징을 엉뚱하게도 한국이 대신 받은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우리가 분단이 낳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죽어갈 때 일본은 미국의 보호 아래 전쟁 특수를 즐기며 오늘의 경제 대국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그런 일본이 주일미군 분담금을 넉넉히내든 말든 우리가 상관할 바 아니다. 다만 지난 역사를 도외시 한 채 우리도 일본처럼 미국에 조건 없이 퍼줘야 된다는 식의 공 전 장관의 무분별한 주장은 국익을 해치는 궤변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아낌없이 퍼주는 대신, 분단은 말할 것도 없고 자기네 안보국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으면서도 툭하면 주한미군을 미끼 삼아 안하무인(眼下無人)의 행패를 부리는 미국이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놓아야 한다. 그게 주권국가가 할 일이다.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칼럼에서 미국과 트럼프의 마음을 얻고,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을 지키려면 우리는 미국에 필요한 나라가 돼야 한다.”며 그리 하는 것이 우리의 안보와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왜 지부티(Djibouti)처럼 한반도의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를 지렛대 삼아 미국이 우리의 마음을 얻고 한국에 필요한 나라가 되게 할 생각은 못 하고, 왜 해마다 막대한 돈을 줘가며 우리의 안보와 생존을 외세에 구걸하는 비굴한 생각만 할까. 비잔티움 제국 등 안보를 외세에 맡긴 나라 치고 멸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그런 비극의 역사를 모를 리 없는 주요 일간지 주필쯤이나 되는 지식인이 어찌 그런 반민족적인 주장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끝도 없이 외세에 의존하는 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우리의 꿈은 영원히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 그만 치욕스러운 외세의 그늘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의 힘으로 영토를 지키고 국민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자주독립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고 천명했다. 우리가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할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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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중산의 LA 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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