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야유’로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은 도쿄 도의회 의원이 이번에는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리콜(국민소환)을 당하게 생겼다. 지난 6월18일 민나노 당시 오무라 아야카(38) 의원에게 성희롱 야유(揶揄)를 던진 자민당 스즈키 아키히로(51) 의원의 지역구인 오타구 주민들은 지난 19일 모임을 가지고 리콜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도의회의원 개인을 대상으로 리콜이 청구되기는 일본에서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역주민들이 스즈키 의원에 대한 리콜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로 한 것은 도쿄도의회가 철저한 진상규명보다는 재발방지를 결의하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서둘러 덮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현재 도쿄도의회의 의석비율은 정원 127석 중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수(過半數)를 넘는 81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쿄도의회는 스즈키 의원에 대한 징계는 물론이고 야유를 던진 또 다른 의원 을 찾아내는데도 소극적이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제식구 봐주기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도의회가 의원의 성차별발언이나 인권침해에 대한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성희롱 야유가 자민당 의석쪽에서 나왔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사건 발생 4일까지도 당사자를 지목하고 있지 못하다가 영국이나 미국 미디어가 이 문제를 크게 보도되자 다음날인 23일에 그동안 야유를 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스즈키 의원이 돌연 발언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모양새가 됐다. 게다가 NHK가 전문 음성분석 업체의 음성분석 결과를 인용해서 스즈키 의원 이외에도 야유를 던진 의원이 복수 존재한다고 보도했는데도 불구하고 도쿄도 의회는 추가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 한 도교 주민이 리콜 찬성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TBS TV 캡처>
리콜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도 만만치 않다. 리콜 투표 청구에는 16만명 이상의 서명이 제출돼야한다. 일본의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선거구 유권자의 3분의 1이상의 서명해야 청구가 가능한데 현재 오타구의 유권자수는 56만명에 이른다. 주민투표가 실시되더라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리콜이 성립된다.
이번 ‘성희롱 야유’ 사태는 일본 사회에서 여성이 가지는 사회적 지위가 어떠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도쿄도의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19.7%(25명)로 국회의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중의원 7.9%, 참의원 16.1%) 보다는 높지만 전세계 평균 22%에는 미치지 못한다.
국제의원연맹이 매년 발표하는 여성 국회의원 비율에서 일본은 2013년 122위에서 올해는 127 위로 떨어졌다. 2014년 순위를 보면 주요국가 중에서는 독일이 22위, 미국이 83위, 한국이 9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