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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선의 김재규복권소설
1941년 음력 9월 보름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도대리 문곡 글갱이에서 이봉헌 이은혜의 셋째로 태어났다. 현덕초등 안중중 동도공고를 거쳐 평택대 감신대에서 수학한후 나사렛대학을 졸업했다. 목사 부흥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목회를 하면서 독자투고를 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써본 “글갱이 사람들”이 단편소설로 당선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등단작가가 됐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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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궁정동의 총소리

'김재규 소설' 뉴스로 단독연재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7-02-28 (화) 14:10:31

 

연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김재규는 박흥주 박선호를 불러낸다. 퇴역대령 박선호는 김재규가 대구 대륜고교 교사시절 제자였다. 현역해병대령 박흥주는 김재규의 수행비서관이다. 김재규는 박선호와 박흥주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오늘 죽인다"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그러자 김재규가 더 강하게 나왔다.

 

“자네들 어떻게 생각하나? 나라가 잘못되면 다 죽는다. 각오는 돼 있나?”

“예. 각오가 돼 있습니다”

 

박선호는 죽음을 각오 한듯 선뜻 나섰다. 박흥주는 머뭇거렸다.

 

(......)

 

그러자 김재규는 권총을 보여주며 결의를 다졌다.

 

“안심해도 좋다. 총장(정승화)과 제2차장보(김정섭)도 와 있다. 오늘 결행한다”

 

참모총장의 이름까지 나오자 박선호가 물었다.

 

“각하도 포함됩니까?”

 

김재규가 재빨리 답했다.

 

“그래”

“그게 정말입니까?”

 

깜짝 놀란 박선호가 암살을 미룰 것을 제안했다.

 

“오늘은 경비원이 너무 많습니다. 다음으로 미루는 게 어떻겠습니까?”

“안돼. 보안이 샌다. 똑똑한 놈으로 두세 명만 준비시켜”

“그럼 30분만 주십시오”

 

피할수 없는 운명인걸 알자 박흥주도 따르기로 한다. 박흥주는 궁정동 안가 운전기사 유성옥과 궁정동 안가 경비원 이기주를 불러 거사계획을 알렸다. 모두 중앙정보부소속이다. 세 사람은 궁정동 안가 요리실 주변에 대기하기로 했다.

김재규가 빠르게 세부사항을 지시했다.

 

“총소리가 들리면 박흥주는 유성옥 이기주와 함께 요리실로 뛰어들어 경호원들을 사살하라”

“박선호 의전과장은 총소리가 나면 연회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경호실 소속 경호원 두명을 사살하라. 이들은 명사수들이니 재빨리 선수를 쳐야한다”

“예 알겠습니다”

 

부하들에게 행동지침을 시달한 김재규는 가동을 나와 마당을 걷고 있었다. 그때 청와대 주변에 이상한 징후가 나타났다. 본관 청기와 위에 괴상한 물체가 웅크리고 있는게 보였다.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복면한 자객이 지붕위에 숨어있는 형상이었다. 청와대 경호원이 총을 들고 다가가자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부엉 부어엉”

 

지옥에서 죽음을 부르는 새소리처럼 소름끼치도록 흉측스러웠다.

 

“각하께서 대행사 잔치를 즐기는 밤인데 기분 나쁘게 부엉이가 울고 있네. 이놈 부엉아 꺼져버려!”

 

경호원이 악을 쓰자 부엉이는 훌쩍 날라 오르더니 청와대지붕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는 무엇이 더 슬프던지 부엉부엉 또 한번 슬피 울고는 어둠속으로 날라 가 버렸다.

 

“불길하게 웬 부엉이 울음소리야”

 

경호원들은 기분이 좀 찜찜했다. 날짐승도 사람 죽을 걸 알고 슬피 울어 주는가? 그런데 눈먼 독재자는 저 죽는 것도 모르고 황음무도를 즐기고 있다.

 

부하들에게 임무를 하달한 김재규는 연회장으로 들어와 제자리에 앉았다. 그때가 7시 38분.

 

잠시 후 머뭇거리던 김재규는 갑자기 옆에 있는 김계원에게 퉁명을 부렸다.

 

"형님, 각하를 좀 똑바로 모시십시오!"

 

순간 연회장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분위기를 타고 이번에는 박 대통령에게 대들었다.

 

"각하, 이 따위 버러지 같은 놈(차지철)을 데리고 정치를 하니 정치가 똑바로 되겠습니까!"

 

대통령이 입을 열려는 순간 김재규는 재빨리 권총을 뽑았다. 그리고는 차지철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각하 앞에서 뭣들 하는 거야”

 

놀란 김계원이 만류했으나 이미 총알이 날라 간 뒤였다.

 

“탕!”

 

차지철은 왼쪽 팔을 맞은 채 옆으로 쓰러졌다. 차지철은 경호실장이라는 사람이 총 한 자루 갖고 있지 않았다. 원래는 총을 차고 다녔다. 오늘도 연회장에 들어오기 전 부관이 권총을 건네주는 걸 웬일인지 거절했다. 죽으려고 깜빡했던 모양이다. 권총만 갖고 있었어도 상황은 달라지는 것이다. 그는 일어나더니 팔을 붙들고 화장실로 도망쳤다. 김계원도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갔다. 박 대통령의 옆에는 심수봉과 신재순만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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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들 하는거야”

 

대통령은 벽력같이 소릴 질렀다. 그러나 대통령 곁에는 대통령을 지켜줄만한 사람이 없었다. 가녀린 여인 둘만이 공포에 떨고 있을 뿐이었다. 대통령의 포효는 허공을 맴돌다 사라져 버렸다. 무방비상태로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그걸 알았는지 대통령은 죽음을 짐작한 듯한 모습이었다. 눈을 크게 떠서 천정을 응시하더니 죽음을 맞이하려는 듯 자세를 고쳐 앉았다.

 

조금 고개를 숙이면서 무언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불과 몇초 사이에 번개처럼 스쳐가고 있는 지난 일들을 생각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살려달라고 구걸해야 될 일도 아니지만 모든 걸 받아드리는 의연한 자세였다. 그때 김재규가 대통령의 가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야수의 심장으로 유신의 심장을 쏜 마탄의 사수 김재규! 총을 맞고 쓰러지는 대통령에게 그는 재차 방아쇠를 당겼다. “찰깍”하면서 권총이 고장나버렸다.

 

깜짝 놀란 김재규는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얼른 새로운 총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화장실에 숨어서 빼꼼이 밖의 동정을 살피던 차지철이 문을 열고 기어 나왔다. 그리고 대통령을 경호한다는 소리가 겨우.

 

"각하, 괜찮으십니까?"

 

대통령은 가슴에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내리고 있는데도 의연했다.

 

"나는 괜찮아..."

 

심수봉도 박 대통령에게 달려갔다.

 

"각하, 정말 괜찮으세요?"

 

똑같은 대통령의 목소리.

 

"나는 괜찮아...

 

그런데 심수봉과 신재순에게는 그 말이 다르게 들렸다.

 

‘나는 죽어도 괜찮으니 너희들은 빨리 도망쳐서 살아나라’는 말을 하려는듯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 말을 남기고 쓰러졌다.

 

<계속>

 

 

* 등촌의 김재규소설을 도와줍시다 

'김재규 복권소설'의 소설같은 사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lks&wr_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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