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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선의 김재규복권소설
1941년 음력 9월 보름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도대리 문곡 글갱이에서 이봉헌 이은혜의 셋째로 태어났다. 현덕초등 안중중 동도공고를 거쳐 평택대 감신대에서 수학한후 나사렛대학을 졸업했다. 목사 부흥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목회를 하면서 독자투고를 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써본 “글갱이 사람들”이 단편소설로 당선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등단작가가 됐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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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무조건 살려내야 해!”

지옥과 천당을 오간 김계원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7-03-05 (일) 15:00:12

 

 

김재규일행이 궁정동 안가를 빠져 나가자 몸을 피했던 김계원이 조심스럽게 나타났다. 방치돼 있는 대통령의 시신을 찾아냈다. 안가 경비원 두명을 불러 지시한다.

 

“우리는 이제 각하를 모시고 경복궁 옆에 있는 수도통합병원으로 간다. 누가 이분이 누구냐고 물으면 절대로 밝히면 안 된다. 알았지?”

 

비상 라이트를 킨 궁정동소속 경비차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통합병원에 야간근무를 하고 있던 의사 간호사들이 달려왔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데리고 온 환자를 보고 물었다.

 

“비서실장님, 우선 환자를 등록하고 치료 해야죠”

 

그러자 김계원이 소릴 질렀다.

 

“급해, 야근하고 있는 군의관들을 모두 불러라. 우선 살려놓고 나서 등록해. 살려내. 이 분은 무조건 살려야 돼! 살려야만 해! 알아들어!"

 

군의관 정규형대위가 뛰어왔다. 그는 옷을 벗어던지고 20분 동안이나 응급소생을 시도해 봤다. 그러나 이미 환자는 죽어있었다. 맥을 짚어보던 군의관은 사망선고를 내렸다.

 

“늦었습니다. 이미 숨이 끊어져 있습니다”

 

의사들이 고개를 젓자 김계원은 망연자실한다.

김계원은 자신을 수행한 두명의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누구도 시신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잘 지키고 있어야 한다. 알았나?”

“예, 명대로 하겠습니다”

 

김계원은 국군수도통합병원을 떠나 청와대로 달려간다.

 

(최규하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국무위원 등을 소집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변고를 수습해야한다)

 

얼마후 야간당직의사들의 긴급보고를 받은 김병수준장이 병원에 도착했다. 김병수준장은 국군통합병원원장이었다. 원장이 환자를 확인하려 하자 경호원들이 이를 막았다.

 

“아무도 시신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대통령비서실장님의 명령입니다“

“걱정마라. 얼굴은 안보고 상처만 슬쩍 볼테다”

 

원장은 환자의 상처부위를 보기 위해 옷을 벗겼다. 눈에 익은 상처자국이 보였다.

 

(저런....)

 

그건 박대통령의 상처자국이었다. 김병수박사가 대통령주치의 시절 봤던 대통령의 흰색 상처자국이었다. 대통령의 몸 상태를 체크하다가 하도 묘하게 생긴 상처가 있어서 물어 본적이 있었다. 결례를 무릅쓰고.

 

"각하, 그 상처는 어떻게..."

 

"아, 이거? 내가 어렸을 적에 불에 데인 적이 있었어. 그게 지금까지도 남아있어. 하하하..."

 

대통령은 불에 덴 상처자국이 어린시절을 담은 소중한 추억이라도 되는 듯 웃어넘겼다. 그래서 똑똑하게 기억한다.

 

(대통령각하께서 돌아가셨구나. 총에 맞아 서거하셨구나!)

 

국군통합병원장 김병수준장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오한이 밀려왔다.

 

인간은 참 간사하다. 30분전만 해도 김계원은 김재규앞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염라대왕 앞으로 끌려온 얼간이처럼 얼이 빠져있었다. 대통령과 차지철을 쏴 죽인 김재규가 여차하면 자기도 죽일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죽였으니 이제는 김재규 세상 이라구나! 그래서 김재규에게 고분고분했다. 그런데 김재규가 정승화와 함께 육본으로 가버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대통령의 시신을 급히 국군통합병원으로 안치했다. 경호병에게 시신보안을 당부한 후 지금 청와대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휴우”

 

이제는 살아났구나.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훗훗훗”

 

이번에는 웃음이 나올 뻔 했다. 조조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적벽대전에서 제갈량과 주유의 연합군에 대패한 조조는 100만 대군을 잃어버린다. 겨우 수천기만 거느리고 필사의 탈출을 한다. 수십리를 달려 나오자 그제 사 자기 목을 어루만진다.

 

“얘들아. 이게 분명이 조조 내목이냐?”

“예 그러하옵니다. 대왕의 목이 분명 하옵니다“

“그렇다면 내가 살아있는 게 분명하구나. 천하의 제갈량도 허술한 데가 있지. 제가 내가 겨우 도망쳐 온 이곳에 군사를 매복하여 뒀다면 난 꼼짝없이 잡혀죽고 말건데, 제갈량이 여길 몰랐지? 하하하하”

 

그런데 조조의 웃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성포향이 울리는 속에 일지군마가 달려들었다. 제갈량의 명을 받들어 매복하고 있던 장비였다.

 

“조조야, 연인 장비가 여기 있다. 제갈승상의 명을 받들어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었다. 네 목을 다오”

 

장비가 장팔사모를 휘두르자 조비는 혼비백산이다. 죽을뚱 살뚱 삼십육계로 도망친다. 장비에게 죽다 겨우 살아났다. 겨우 수십기로 줄어든 패잔병을 놓고 조조는 또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그래도 내가 죽지 않고 살아남았구나”

 

지옥과 천당을 경험한 김계원에게 조조의 웃음이 생각난 것이다. 그리고 씁쓸하게 웃었다.

 

(앞으로는 진짜 호쾌하게 웃을 때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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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증 당시의 김계원(왼쪽)과 김재규

 


살아나고 나면 호기가 생기는 게 인간심리다. 신속하고 민첩하게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청와대에 도착한 김계원은 대통령비서실직통전화로 국무위원들을 불러냈다.

 

“나 비서실장 김계원입니다. 급히 청와대로 오시오. 각하가 변을 당했습니다”

“뭐라구요?”

 

놀란 장관들은 전화를 받다말고 허둥대며 달려왔다. 제일먼저 전화를 받은 국무총리 최규하가 제일먼저 도착했다. 거구의 최규하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숨이 넘어가는 소리로 물었다.

 

"김 실장, 각하가 변을 당했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큰일 났습니다. 각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뭐라 구요? 심장마비라도 당하셨나요?”

 

국무총리는 아찔했다.

 

“각하께서 시해당하셨습니다. 김재규에게 저격 당하셨습니다”

 

최규하는 깜짝 놀랐다. 그때 신현확부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속속 도착했다. 국무위원들이 최규하와 똑 같은 질문을 할 때였다. 따르릉 하고 비상전화벨이 울렸다. 국무위원들은 빨리 육군본부로 오라는 김재규의 전화였다. 망설이는 최규하에게 김계원이 귀 속말을 전했다

 

“총리각하! 김재규가 오라고 덥석 갈게 아닙니다. 김재규는 지금 대통령을 쏴 죽인 총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그 총으로 우리를 쏠지도 모릅니다. 모든 군사혁명가들이 그랬으니까요”

 

대통령을 죽인자는 김재규다. 칼자루는 지금 김재규손에 쥐어져 있다. 그리고 김재규 옆에는 정승화가 있다. 정승화와 김재규가 손을 잡는다면 상황 끝이다.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50만 대군과 김재규중앙정보부장의 막강한 정보망이 힘을 합친다면 무소불위의 힘이 된다. 장관들 수가 제아무리 많다 해도 두 사람을 못 당한다. 총과 군대가 없는 장관들은 핫바지에 불과하다. 이걸 어쩌지? 최규하는 더럭 겁이 났다. 허둥대면서 국방장관을 찾았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국방장관이 안 보이는군요. 노재현국방부장관은 어디갔소?”

 

아는 사람이 말했다.

 

“국방부장관은 김재규의 호출을 받고 벌써 육본에 가 있습니다”

“그래요?“

 

최규하는 감짝 놀랐다. 군의 최고책임자 국방장관이 김재규에게 투항했단 말인가? 인질로 사로잡혀 있단 말인가?

 

<계속>

 

* '김재규 복권소설'의 소설같은 사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lks&wr_i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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