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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선의 김재규복권소설
1941년 음력 9월 보름 경기도 평택군 현덕면 도대리 문곡 글갱이에서 이봉헌 이은혜의 셋째로 태어났다. 현덕초등 안중중 동도공고를 거쳐 평택대 감신대에서 수학한후 나사렛대학을 졸업했다. 목사 부흥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목회를 하면서 독자투고를 쓰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써본 “글갱이 사람들”이 단편소설로 당선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등단작가가 됐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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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남한산성의 김재규

글쓴이 : 이계선 날짜 : 2017-05-12 (금) 08:09:22

보안사 서빙고분실로 끌려가 한달 넘게 고문취조를 받던 김재규가 남한산성 육군교도소로 이감됐다. 6명의 부하들도 함께했다. 대통령비서실장 김계원도 공범으로 몰려 끌려왔다. 재판날이 가까워왔다. 김재규가족에게 법원으로부터 편지가 전달됐다.

공판이 124일로 잡혀졌으니 변호사를 선임하시오

 



MBC자료 김재규 박선호 - Copy.jpg
MBC 자료

 

가족들은 남한산성으로 면회를 갔다. 서빙고분실에서는 면회를 못하게 했던 것이다. 김재규는 장남에다 여자들도 모두 아래였다. 동생들이 면회실로 들어서자 김재규가 기다리고 있었다. 10.26이후 처음 만나보는 김재규의 모습이었다. 불과 한달만인데 몰라보게 변해있었다. 몰골이 참혹했다. 몸은 걸레처럼 갈기갈기 찢겨있었다. 시체보다도 더 처참해 보였다. 차라리 시체는 죽은 몸 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아니었다. 한달동안 매일매일 초죽음으로 살아왔으니 그럴 만도 했다.

(산송장이라 더니 송장만도 못한 모습이라구나)

면회 온 가족들은 말을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그래도 김재규는 반가웠다. 눈을 들어 한사람 한사람 쳐다봤다. 아내 김영희 누이동생 김재순 김단희 그리고 매제 오희춘. 아내와 동생들을 바라보는 김재규의 눈이 빛났다.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고 다정해 보였다.

어째 항규가 안 보이지?”

오빠는 보안사서빙고분실에 갇혀있어요

그렇군

김재규는 자신의 10.26거사를 말리던 동생 항규를 생각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난 어차피 간경화로 죽을 몸이야. 수사권을 쥐고 있는 합동수사본부장 전두환이 나를 살려둘리 없어. 유신을 철폐하고 민주헌법으로 개정 복귀하겠다는 최규하대통령의 담화가 있었다니? 난 죽어도 행복하네. 안중근의사는 이등박문을 죽이고도 해방조국을 못 보고 죽었지만 난 독재를 제거하고 조국민주화를 보면서 가게 되니 얼마나 행복한 죽음인가? 그런데 나 때문에 우리 남매들의 재산은 물론 선산까지 모두 빼앗겼다니 동생들은 어떻게 살지?”

부인 김영희가 울면서 말했다.

산 사람들은 어떡하든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제가 어떻게든지 해서 당신을 따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 박선호대령 박흥주대령의 자녀들을 대학 졸업 때까지 돌봐주겠어요"

매제 오희춘이 입을 열었다. 육사를 나온 오희춘은 대령진급을 앞둔 유망주다. 10.26이후 예편당하여 장군의 꿈을 접어야 했다.

형님, 포기하지 마십시오. 형님은 비록 갇혀있지만 밖에는 형님을 도우려는 원군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습니다. 김수환추기경님과 함세웅신부님의 지도를 받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뛰고 있어요. 문익환목사님 박형규목사님을 필두로 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와 엠네스티도 움직였습니다. 윤보선전대통령 김대중대통령후보 함석헌옹은 재야민주인사들을 이끌고 구명운동을 벌리고 있습니다. 더 소망스러운건 장군들입니다. 계엄사령관인 정승화참모총장 3군사령관 이건영중장 특전사령관 정병주소장 수경사령관 장태완소장이 형님을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저희들은 인권변호사를 대거 투입하여 재판에 임할것입니다. 형님. 절대로 용기를 잃지 마십시요".

 

면회를 끝내고 돌아온 가족들은 변호사선임에 들어갔다. 부인 김영희는 김녕김씨 종친회에서 가까이 지내던 김모판사를 찾아갔다.

제남편 김재규장군을 변호해줄 유능한 변호사를 소개해 주십시오.”

대통령을 쏜 사람을 변호해줄 변호사가 있겠습니까?”

종친판사는 꺼림직 하다는 듯 난색을 표했다. 예견된 일이지만 너무했다. 돌아 나가는데 뒤에서 붙잡는 소리가 들렸다.

생각나는 변호사가 있습니다. 유택형변호사라고 평택출신인데 서울대를 나온 민주변호사입니다. 대법관을 지낸 거물인데도 약자와 가난한 자를 위해 무료변호를 자청하는 인권변호사이지요. 그분이라면 기꺼이 나서줄 겁니다

유택형변호사를 찾아갔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반긴다.

김재규장군의 변호를 맡는 건 영광이지요. 기꺼이 나서겠습니다. 뜻을 같이 하는 인권변호사들에게 연락하여 사상최강의 변호사군단을 짜도록 하겠습니다

유택형은 라이온일병 구하기 비슷한 사발통문을 법조계에 돌렸다. 황건적을 토벌하자는 조조의 격문을 받고 천하의 영웅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그들이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서황 하후돈, 손권 서성 정봉이다.

유택형의 연락을 받은 변호사들이 앞을 다투어 달려왔다. 인권변호사들이었다. 이참에 인권변호사의 실상을 알아본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는 돈방석으로 통한다. 그래서 떵떵거리는 판검사복을 벗어버리고 변호사를 개업한다.

미국 동부에 유변호사 부부가 살고 있다. 하버드법대동기 유태인청년과 결혼한 부부변호사다. 큰딸이 겨우 9살인 40대 초반인데 부부변호사를 은퇴했다.

평생 먹고 살것이 마련 됐는데 뭣 하러 일합니까? 여행이나 다니면서 글쓰기와 독서를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행복을 누리려고 합니다. 그래야 후배들에게 길을 양보하는 일도 되니까요"

큰 사건을 맡아 승소하면 한꺼번에 수백만 달러의 수수료를 챙긴다. 부부변호사는 몇 년 사이에 수천만달러(수백억)를 벌어들였다.

 

 

 

<계속>

 

* '김재규 복권소설'의 소설같은 사연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lks&wr_id=3

 

* 등촌이계선목사는 광야신인문학상 단편소설로 등단했다. 독자들은 등촌을 영혼의 샘물을 퍼 올리는 향토문학가라고 부른다. 저서로 멀고먼 알라바마’ ‘대형교회가 망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예수쟁이 김삿갓이 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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