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홍성옥 남양홍씨 여성회장 추향제 봉행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한국의 500년 서원(書院) 역사상 최고령 여성 아헌관(亞獻官)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양홍씨 대중앙종회는 지난 10월 27일 충북 청원군 미원면 수산리에 위치한 남양사(南陽祠)에서 추향제(秋享祭)를 봉행하였다. 지금까지 서원의 추향제에서 조상께 잔을 올리는 것은 사모관대(紗帽冠帶)를 한 남성들이 하는 것이 사실상의 불문율(不文律)이다.

그러나 이번 추향제에선 남양홍씨대중앙종회의 홍성옥 여성회장이 그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 서원의 춘추계 향사(享祀)에서 여성이 공식 등장한 것은 2020년 안동 병산서원에서 이배용(77) 국가교육위원장이 최초다. 이배용 위원장은 2023년 장성 필암서원과 병산서원에서 열린 향사에서도 초헌관으로 참여한 바 있다.
남양사 향사에서 아헌관(두번째 술잔 올리는 직)으로 등장한 홍성옥 회장은 만 86세(1938년생)로 이배용 위원장보다 9살 연상이다. 여성 2호이자 최고령 여성 아헌관의 기록을 쓴 셈이다.

홍 회장이 단지 여성 최고령이라는 이유로 희귀한 기회를 잡은 것은 아니다. 지난 30년간 남양홍씨 문중의 대소사에 여성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참여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이고 활력이 넘친다. 하루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운전도 젊은 사람들이 탄복할 정도로 능수능란(能手能爛) 해 놀라움을 안겨준다.

대전여고와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한 홍 회장은 꽃꽂이 발전에 일조한 1세대 플라워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1979년 수지회(樹知會)를 창립하고 중국 일본과 차별화된 우리나라 전통 꽃꽂이에 현대적 미학을 가미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국내 활동은 물론, 1982년엔 미국 뉴욕과 시카고에서 꽃꽂이 전시회를 열고 1995년 광복 5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남양사는 남양 홍씨 가문의 시조이자 고려의 개국공신 홍은열 태사공(太師公)의 유택(幽宅)이 황해도 토산에 위치해 남한의 자손들이 국토분단으로 성묘(省墓)를 할 수 없게 되면서 1964년 청주 청원 등 충청권의 뜻있는 종손들이 건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시조 태사공을 주벽으로 6세손 충평공 등 4위를 모시고 해마다 음력 9월 마지막 일요일에 청주종친회 주관으로 추향제를 봉행하고 있다.

홍성옥 회장은 남양사 향사에 정식 참여한 감회에 대해 “여성 아헌관으로 태사공 시조님을 위시하여 선조들께 술잔을 올리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선조들이 남긴 고귀한 정신이 이어져, 오늘의 후손들이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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