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약속국 동맹회 개최지
맥알핀 호텔, 지금은 아파트 변신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일본제국주의 강점기에 뉴욕은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근대 지식인의 양성기지이자 해외독립운동의 요람이었다. 맨하탄엔 이들 애국지사들이 가열찬 항일 독립운동을 펼친 유적지들이 존재한다. ‘글로벌웹진’ 뉴스로는 항일운동 초기 미주 한인유학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한 사적지를 조명함으로써 한민족의 자긍심(自矜心)을 고취하고 2세 3세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고양하고자 2020 ‘뉴욕항일 사적지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뉴욕 맨하탄 한복판에 2.8독립선언과 3.1독립운동의 결정적 불씨를 지핀 사적지(史跡地)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모국은 물론이고 뉴욕에 사는 한인들도 이를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맨하탄 34가와 6애버뉴에 있는 주상복합 건물(헤럴드 타워)가 바로 역사의 현장이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인근에 위치한 헤럴드 타워는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 이곳은 맥알핀(McAlpin Hotel)이라는 호텔이었다.
1912년에 문을 연 맥알핀 호텔은 23층 1,200여 개의 객실을 갖춰 당시 세계 최대 호텔의 명성을 자랑했다. 1917년 10월 29일부터 31일 이곳에서 제국주의 국가들의 억압과 식민지배를 받는 민족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소약속국동맹회(The League of Small and Subject Nationalities)‘가 개최됐다.
1917년 첫 번째 소약속국동맹회는 대한인국민회 하와이지방총회에서 박용만을 대표로 파견했고 이듬해 12월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번째 소약속국동맹회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에서 민찬호와 정한경을, 뉴욕에서 결성된 ‘신한회(新韓會)’에서 김헌식을 각각 한인 대표로 파견했다.
대체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국제회의가 열렸고 또 우리 민족은 어떻게 2년 연속 대표를 파견할 수 있었을까. 당시는 독일 오스트리아를 축으로 한 동맹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주축이 된 연합국이 싸운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다.
전쟁으로 인한 판도변화가 일어나면서 약소민족들은 독립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불태웠고 당시만 해도 연합국 소속이 아닌 미국은 이들 약소민족이 활동하기 좋고 호의적인 나라로 인식되었다.
세계의 약소국과 속국, 억압받는 민족들은 ‘영원한 의회(a permanent congress)’를 구성하기로 하고, 1차 대전이 끝난 후 개최될 평화회의에 각각의 대표가 첨석하여 의견을 제시할 권한을 획득하고자 했다. 1차 소약속국동맹회가 미국에서 열리게 된 배경이다.
<뉴욕 소약속국 동맹회의와 재미한인의 독립운동>(홍선표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에 따르면 1차 동맹회에서 박용만은 참석한 25개국 대표들에게 한국 독립문제를 지지하도록 감동적인 연설을 남겼다.
또한 1918년 열린 2차 동맹회에는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가 민찬호와 정한경을 대표로 파견했고 뉴욕에서도 신한회가 김헌식을 한인대표로 참석케 하는 등 적극적인 독립청원 활동을 벌였다. 특히 김헌식은 “일본의 조선합병은 위법‘ 등 12개항 결의안이 채택되도록 하는 성과를 얻었다.
1918년 1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미하원에서 자유와 평등을 기반으로 한 민족자결주의(民族自決主義)의 연설을 하였고 이는 전 세계 약소 민족과 피압박 민족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2차 동맹회 소식이 1919년 1월 도쿄의 한인유학생들에게 전해지면서 2.8 독립선언의 단초가 되었고, 나아가 3.1 독립운동의 민족적 거사를 추진케 한 원동력이 되었다. 한국 독립운동의 지평을 범세계적으로 확장시킨 역사적 국제회의가 된 것이다.
그러나 소약속국동맹회는 미국이 연합국의 일원으로 1차 대전에 참전하면서 더 이상의 동력을 갖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미국이 영국과 일본 등 기존 제국주의 국가들과 같은 배를 타면서 이들의 지배를 받는 민족의 문제를 방관할 수 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100여년전 엄청난 역사의 풍파속에서 수많은 약속국 국민들의 아픔과 시련, 꿈과 희망이 교차했던 맥알핀 호텔은 1976년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팔려 임대아파트로 개조되었으나 외형은 다행히 잘 보존되고 있다.
헤럴드 광장(Herald Square)에 위치해 헤럴드타워(Herald Tower)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건물 1층은 갭(GAP) 매장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은행(BoA)이 들어와 있다.
미주 동포들이 두차례나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경험은 국제정세 변화속에서 한국 독립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비전과 식견, 자신감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다. 한세기 전 미주 동포들이 뜨거운 독립열기를 떨친 사적지가 뉴욕 한 복판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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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2020기획취재 ‘뉴욕 항일 사적지 순례’ <上> (2020.9.17.)
항일유학생의 요람‘인터내셔널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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