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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저출산 한국의 문제

란코프 교수 러언론 기고문
글쓴이 : 란코프 날짜 : 2020-01-23 (목) 1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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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계청이 2019년 한국 출생률 수치 예비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 수치를 보면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는 근거가 하나도 안 보인다. 한국의 역사가들과 인구통계학자들이 알고 있던 대로 한국 국민의 출산 관련 행보는 국가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국가는 어느 정도까지 자연스런 저출산 경향을 가속화시킬 수는 있지만 반대로 일반적으로 출산율을 현저히 높일 수는 없다.

 

엄격히 말하면 누구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특별히 기대한 사람은 없다. 한국은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꾸준히 인구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2018년 한국은 총 출산율(간단히 말하면 가임여성 1명당 출산 수)이 1이하로 내려가서 0.98에 이른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2019년에는 대략적인 추산으로 총 출산율이 0.9에 가까울 것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슬프게도 세계 기록이다. 세계 어떤 주권 국가도 이와 같이 출산율이 낮은 나라가 없다.

 

한국 주변 국가들의 상황도 이보다 더 많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일본의 출산율은 1.4, 홍콩 1.2, 타이완은 1.1인 형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은 출산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재 총 출산율은 이보다 조금 나은 1.6에 불과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수치인 약 2.1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출산율의 급격한 저하를 일컫는 인구학적 천이(demographic transition)는 현대 세계의 일반적인 특징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천이가 매우 단시간에 일어났다. 1960년만 해도 한국 여성들은 평균 6명의 자녀를 출산했지만 1960-1970년대에 상황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당시 한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출산 감소 프로그램으로 생겨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 수십 년간 한국에 있었던 급속한 경제성장의 결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떻게 되었던 1960년 6.1이었던 출산율은 1980년대 초 2.1로 낮아져 단순히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정치가들과 인구통계학자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낮아졌다. 출산 감소 프로그램은 서둘러 폐기되었지만 이것이 상황을 개선하는 데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005년 한국의 출산율은 기록적으로 낮아져서 가임여성 1명당 1.08이 되었는데 당시 한국 언론들은 “1.08의 충격” 이라는 표현을 썼고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출산율 증가를 가져올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

 

2006년 한국 정부는 2020년까지 출산율을 1.5로 증가시키는 큰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적지 않은 재정을 투입했다. 최근 14년간 출산 장려 프로그램에만 1300억 달러가 지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비용 지출에도 불구하고 목표달성은커녕, 0.9까지 출산율이 격감(激減)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한국의 실상은 역사가들과 인구통계학자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 즉 사람들의 출산 행태는 국가의 통제나 조절에 별로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해 주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국가는 어느 정도까지 자연스런 저출산 경향을 가속화시킬 수는 있지만 반대로 일반적으로 출산율을 현저히 높일 수는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한국에 일어나는 출산율 저하라는 사회경제적 결과는 한국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한국인의 급격한 평균수명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1960년 한국 여성 1명이 평균 6명의 자녀를 낳았을 때 평균 수명은 53세였다. 현재 평균 수명은 83세이며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도 더 빠른 기록적인 속도로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이는 자랑할 만한 일이지만 실제 삶에서 기록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기록적으로 높은 평균 수명이 결합되었다는 것은 한국이 급속하게 노령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구 노령화는 한국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1세기 초 한국 경제는 연간 5-6%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현재는 연 2-3%만 성장해도 잘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인구통계학자들은 2030년대 말에는 한국 경제가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들고 이후 가까운 시일 내에는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경제 침체의 주요 요인 중의 하나는 한국의 이런 독특한 인구 동향이다.

 

한국이 이런 상황을 타개할 출구로 여겨지는 것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결정은 한국에서는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현재도 한국 내 이주 노동자들은 상당수 존재한다. 2019년 초 한국 내 거주 외국인은 210만명으로 현재 한국 인구의 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중국인이다. (중국인 중 절반이 중국 국적을 보유한 조선족).

 

그러나 한국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서방국가들이 이해하는 의미의 이민자들이 아니라 위험한 중노동이 필요한 산업현장과 서비스 분야의 무시받는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민 노동자들이다.

 

또한 한국에는 결혼 이주 외국인 여성이 있다(최대 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다수). 주로 베트남 여성이 많고 중국 여성이 일부인데 이들은 성별 불균형이 심한 한국 내 농촌 지역 거주 남성들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들이다. 따라서 이런 농촌 노총각들과 베트남 또는 중국 여성들과의 국제결혼을 주선하는 전문 중개업체가 따로 있다.

 

한국 내 이민자들에게는 한 가지 중요한 특성이 있는데 사실상 누구도 한국에 아주 장기간 동안 체류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유일한 예외는 결혼이주 여성들). 대부분 이민 노동자들은 수년간 한국에 입국하여 일정한 금액을 모은 다음 중국, 베트남, 네팔, 몽골 또는 우즈베키스탄 등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

 

이민 노동자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기간에도 한국인 사회 공동체와 접촉하지 않는다. 그들은 거의 사회 전반에서 보이지 않으며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단체들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공동체를 이루며, 거기에서 이루어진 인프라를 이용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는데 보낸다.

 

이들의 한국 사회 통합 수준은 매우 낮고 (아주 훌륭한 의료보험제도는 제외하고는) 특별한 복지 혜택도 제공되지 않는다. 이민 노동자사 직장에서 해고된 경우 곧 바로 법률이 정한 단 기간 내에 출국해야 한다. 물론 불법체류자가 될 수 있지만 이들에 대한 경찰의 단속은 매우 심하고 단속에 걸려 발각될 경우 바로 추방된다.

 

대량 이민을 허용하면 인구 노령화로 인한 경제 위기를 예방 내지 연기할 수 있겠지만 현재 이에 대해 거론할 수는 없다. 수천 년간 단일 민족으로 살아온 한국인은 유럽 국가들이나 남미, 북미 국가 국민들과 달라서 이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17세기부터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국가인 중국인들이 한국 국내에 영구 거주하는 것을 불허했을 뿐 아니라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히 통제하여 부산에 지정된 특별 구역 내에서만 임시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했다. 우연히 한국에 표류했던 네덜란드 선원인 하멜은 한국을 떠날 수도 없었고 친척들에게 자신의 소식을 전할 수도 없었다.

 

이런 정책은 19세기 말에 완화되어 일제 강점기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외국인이 한국 국내에 거주했는데 그들 중 대부분은 일본인으로 1944년 80만에 달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거의 모든 일본인들은 추방되고 국내에 거주하던 중국인들도 자국으로 귀환(歸還)시켰다.

 

1990년대 초반에 와서 이민 노동자들이 처음 출현하기 시작한 이후 한국 사회의 단일민족적인 성격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했지만 지금도 한국인들이 외국인에게 물어보는 가장 첫 번째 질문은 언제 한국을 떠나느냐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모든 외국인들을 임시 거주자로 여기고 있다.

 

한국의 역사 교과서와 한국인들의 자기 나라, 자기 국민에 대한 소개는 한국 사회의 단일민족적 성격을 강조한다. 또한 이러한 ‘순혈’ 전통을 한국 국민성의 독자적인 강인함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현재는 주로 북한이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선전 선동에서 강조하고 한국 언론에서는 일부 극단적 민족주의자들만이 거론하고 있기는 하다.

 

이런 단일민족 전통으로 한국인들은 외국인과 접촉 경험이 적고 외국인을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로 인식한다. 점차적으로 조금씩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자기 옆집에 외국인이 사는 것을 꺼린다. 이뿐 아니라 외모도 한국인과 다르지 않고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조선족들도 심한 차별을 겪고 있다는 것은 패러독스이기도 하다.

 

그런데 설문 조사 결과는 고급 외국인 백인 인력이 다수 서방국가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 연구 기관, 대학교, 정부 기관들은 종종 외국인 연구자를 고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따라 서구의 청년 엘리트들이 한국에 와서 근무하기도 하지만 수년간 한국에서 거주한 후 돌아간다. 이는 주로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 내로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어장벽과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엘리트 인력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의 엄격한 계층 구조, 독특한 문화 등이 외국인의 한국 사회 진입을 방해하는 구체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녀 교육도 한 몫 하는데 영어로 수업하는 외국인 학교는 매우 비싸고 한국어로 수업하는 현지 학교에서는 자녀가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하버드대나 예일대 졸업생이 한국에 오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에 문제될 것은 없다. 한국 내에도 한국인 엔지니어, 물리학자, 기업가들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인구 균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한국 내에 그리 까다롭지 않고 요구 사항도 많지 않은 외국인 이민 노동자들이 영구 이민을 오는 길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매우 바람직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내 어떤 정치가도 아직까지 대량 이민을 장려하자고 심각하게 말할 용기가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런 정책 노선을 주장하게 될 때 한국 국민 대부분이 호응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한국인들은 스탠퍼드대 출신 물리학자를 자기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기꺼이 환영한다. 그러나 베트남 노동자에 대해서는 그렇게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민 정책을 펼친 후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정치인들은 대부분 한국에 매우 느리지만 계속적인 인구 재앙이 일어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일단 재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목을 매는 나머지, 그들 중 누구도 선거권자들에게 사실을 솔직하게 알려줄 수 없다. 아무리 무료 유치원을 운영하고, 산모들에게 유료 육아휴직을 허용해도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줄 수 없는 것이다. 수십만의 베트남 가족에게 이민을 허가하면 이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이지만, 이런 방안은 일반 대중의 인기와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 다음 총선에서 재선되는 여부에 따라 장래가 달려있는 정치인들 중 그 어느 누구도 이런 계획을 추진하려 하지 않을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글 안드레이 란코프 | 국민대교수 | 발다이클럽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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